• 고금소총 제139화 - 노가자나무의 냄새 (老柯子臭)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58654
한 시골에서 어느 날
부인들이 모여 잔치를 열었다.
나이가 많은 부인들이
상석(上席)에 죽 늘어앉고,
젊은 부인들은 한 사람씩 나와
노부인들 앞에서
차례로 술을 올렸다.
이때 남편의 성씨(姓氏)가
노씨(盧氏)인 한 젊은 부인이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왔다.
이 부인은 노가자(老柯子)나무
장롱 속에
오랫동안 넣어 두었던
옷을 꺼내 입고
얼굴에 화장을 진하게 하여,
화장품 향기와 함께
노가자 장롱나무 냄새가 섞여
몸에서 짙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에 한 늙은 부인이
술잔을 받으며 말했다.
"이 젊은 사람은
'노가자 냄새'를
심하게 풍기네 그려."
옛날 시골에서는 향기가 나는
노가자나무(우리말로 노간주나무)로
장롱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장롱 속에
옷을 오래 넣어 두었다가
꺼내 입으면
옷에 장롱의 향기가 스며들어
그 냄새가 났다.
이 냄새를 보통
'노가자 냄새'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늙은 부인도
화장품 냄새와 어울려
더욱 진하게 풍기는
그 향나무 옷장 냄새에 대해
별다른 뜻없이
'노가자 냄새'가 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젊은 부인은 그 말을
'노가(盧-) 냄새'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즉 자기 남편 성씨가 노씨니까,
'노가(盧哥)의
노가(老柯)냄새'가 난다고
알아들은 것이었다.
젊은 부인은 노부인이
농담을 하느라고
남편의 양물(陽物)을 만진
자신의 손에서
그 냄새가 난다면서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젊은 부인은 실제로 새벽에
남편의 연장을 만지면서
남편과 짙은 농담을
주고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노부인도 역시 그렇게 짙은
농담을 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젊은 부인은 수줍어하면서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예, 노마님,
아침에 몸치장을 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그 꼿꼿한
연장을 꺼내 보이기에,
잠깐 잡아 만져 주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 냄새가
손에 배어 있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서로 돌아보면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소리를 하는
버릇없는 여자라고 꾸짖으며
밖으로 쫓아내려 하는 것이었다.
젊은 부인이 당황해 하면서
일어서서 나오려는데,
이때 젊은 부인을 따라온 몸종이
썩 나서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씨 마님,
나가지 마시고 잠시만 앉으십시오.
여기에 계신 노부인들게
제가 한 말씀만 여쭙겠습니다.
저는 손금을 매우 잘 봅니다.
특히 남편의 양물을 만져본
부인들의 경우에는,
손금을 보고서
몇 번이나 만지셨는지 까지
모두 다 알아냅니다.
지금 저희 아씨를
남편의 양물을
좀 만졌다고 해서
나가라고 하시니,
정말 노부인들께서는
남편의 그 물건을
한 번도 만져보지 않은
깨끗한 손인지
제가 손금을 좀 보겠습니다.
노부인들께서는 모두 손을
제 앞으로 내보여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모두 손을 소매 속에 깊이 감추고
보여주려 하지 않으며
돌아앉아 웃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은
자기 아씨를 본래의 자리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여러 노마님들께서는 이제
우리 아씨를 쫓아내지 않으시겠지요?
고맙습니다. 아씨 마님!
여기 모이신 부인 마님들 모두
노소를 가릴 것 없이
같은 손을 가지셨으니
나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러자 노부인들도 모두 웃으면서
젊은 부인더러
자리에 가 앉으라고 권했다고 한다.
'고전문학 > 국역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41화 - 처녀, 정력이 센 총각을 선택하다 (0) | 2015.03.19 |
---|---|
제140화 - 천하무적 (0) | 2015.03.18 |
제138화 - 처녀 미리 연습하고 시집을 가다 (0) | 2015.03.18 |
제137화 - 신관사또의 망신 (0) | 2015.03.18 |
제136화 - 세 처녀가 벙어리를 검사하다 (0) | 2015.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