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41화 - 처녀 정력이 센 총각을 선택하다 (處女擇强精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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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처녀가

신랑감을 지나치게 가리다가

그만 혼기를 놓쳐 노처녀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중매가 들어오기만 하면

시집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루는 중매쟁이가 찾아왔는데

처녀가 신랑감을

워낙 가린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아예 네 사람의 단자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낭자! 들어 보구려.

한 총각은

공부를 많이 해서

문장가로 널리 알려진 선비라오.

 

그리고 다음은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해서

소문이 난

씩씩한 무인이랍니다"

 

중매쟁이가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처녀의 표정을 살피니

처녀의 눈치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다음은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저수지 아래에

비옥한 농토를 가진

부잣집 아들이랍니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그집 논에서는

수확을 많이 올리지요.

 

그리고 그 다음은,

낭자가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는데

맨 나중의 총각은

정력이 매우 강한 청년이랍니다.

뻗어나온 그것에다

돌을 가득 담은

주머니 끈을 걸고

허리를 움직여 빙빙 돌리면,

그 돌주머니가

머리 위까지 넘어서

휙휙 돌아가는

그런 청년이지요.

 

낭자 어떻수?

이 넷 중에서

낭자의 배필감을

한 명 골라 보구려."

중매쟁이는 이렇게 소개하면서

처녀에게 신랑감을

고르라고 재촉했다.

 

설명을 다 들은 처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어

대답하였다 한다.

 

공부를 많이 해서

문장을 잘 짓는 선비는

뜻이 넓어서

아내 고생만 시키고,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는 무인은

전쟁터에 나가

죽는 일이 있지요.

 

저수지 아래 좋은

농토를 가졌다 해도

물 마르는 흉년에는

어쩔 도리가 없을 테고,

 

돌을 담은 주머니를 걸어

머리 위까지 돌리는

그 억센 청년이 맘에 꼭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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