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https://kydong77.tistory.com/21510
새
ㅡ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출처- [새] 조광출판사(1971)
그날은
ㅡ 천상병
이젠 몇 년이었는가
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
당한 그날은......
이젠 몇 년이었는가
무서운 집 뒷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
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
내 살과 뼈는 알고 있다
진실과 고통
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내 마음 하늘
한편 가에서
새는 소스라치게 날개 편다.
주제 |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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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1) 시인은 유신체제가 만들어낸 '동백림간첩단사건'에 연루되면서 시대에 의해 기인 아닌 기인이 되어버렸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었던 시인은 엄청난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일반인도 견디기 힘들 고문을 순수한 영혼을 가진 시인이 감당해내기에는 너무나 버거웠을 것이다. 그가 거리에서 행방불명이 되자 지인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새』라는 유고시집을 내었는데 이것이 그의 첫 시집이 되었다. 그 후 막걸리와 시를 벗 삼아 짧지만 긴 생애를 살았다. 그의 시 '귀천'처럼 그는 지금 힘든 이생의 소풍을 끝내고 하늘에서 자유롭게 노닐고 있지 않을까.
각주1)
천상병(千祥炳, 1930~1993)
시인 겸 평론가. 1949년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 문단의 마지막 순수 시인이자 기인으로 불린다. 일명 '동백림간첩단사건'이라고 하는 동베를린공작단 사건에 연루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가난·무직·방탕·주벽으로 많은 일화를 남겼다. 시집으로 『새』, 『귀천(歸天)』 등이 있고, 유고시집 『나 하늘로 돌아가네』가 있다.
천상병의 묘비명 (묘비명•비문_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2009. 12. 15., 포럼)
*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 오역까지 끌어 들여 지어낸 건 명백한 오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skywind2018&logNo=221394448283
새
ㅡ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 재록합니다.
그날은
ㅡ 천상병
이젠 몇 년이었는가
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
당한 그날은......
이젠 몇 년이었는가
무서운 집 뒷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
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
내 살과 뼈는 알고 있다
진실과 고통
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내 마음 하늘
한편 가에서
새는 소스라치게 날개 편다.
1954년 그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그만두고 문학에 전념한다.
그는 이 때 『현대문학』에 월평을 쓰는가 하면 외국 서적의 번역에 나서기도 한다.
그러다가 1964년부터 2년 동안 부산 시장의 공보 비서로 일하는데,
이것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 생활인 셈이다.
1967년에 어이없게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6개월 정도 옥고를 치른 그는
죽을 때까지 다른 직업 없이 오직 시인으로 살아간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528791&categoryId=43111&cid=4311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18991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오래 살다보면 이런 일(죽음) 생길 줄 내가 알았지!"
그런데 아무리 봐도 번역이 이상하다. 어디에도 '우물쭈물'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데? 부모님께 여쭤보니, '우물쭈물~'은 국내 한 통신사의 의도적인 오역이었던 듯하단다고. 'show'라는 브랜드와 버나드 '쇼'가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하여 묘비명을 재밌게 번역, 마케팅에 활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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