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수) 포천 산정호수 가는 길에 임진각을 거쳐 갔다.
첫번재 들렀던 행주산성공원 사진은 맨끝에 올린다.
우선 당일의 동영상부터 올린다.
권필 - 감회(感懷)
黃雀何翩翩 참새 왜 저리 파닥거리는가
寄巢枯葦枝 마른갈대에 둥지 틀더니
江天喟然風 강가에 바람 세차게 불어오자
葦折巢仍欹 갈대 꺾이고 둥지마저 쓰러졌구나
巢破不足惜 둥지 부서진 거야 아까울 것 없지만
卵破良可悲 알이 깨진 건 참으로 슬프구나
雄雌飛且鳴 암수 날아다니며 울부짖나니
日夕無所依 해 저물어도 깃들 곳 없네
君看彼黃雀 그대여, 저 참새를 보게나
物理因可推 세상 이치 미루어 알 수 있나니
結巢豈不固 둥지 튼 것이 어찌 단단치 않았겠는가
所託非其宜 둥지 튼 곳이 마땅치 않아서지.
권필(1569~1612)〈감회(感懷)〉《석주집(石洲集)》
나무가 있는데 이름은 모른다. 백낙천을 본받아
(有木不知名 效白樂天)
나무가 있는데 이름은 모른다. 세 그루가 서로 얽혀서
지대가 높아 홀로 이슬을 받고 그늘이 두터워 교묘히 볕을 가리네.
뭇 개미들이 즐겨 구멍을 파고 새들은 잎이 빽빽한 것을 좋아한다.
또한 귀신들의 집이 되어 밤중에 온갖 괴이한 일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이 제 힘은 헤아리지 않고 도끼로 찍으려는데
토지신 사당에 가까이 있어 앞으로 나가려다 멈칫 다리를 떠네.
어느 아침 눈이 펑펑 쏟아지면 하늘은 모든 것을 죽이리니
어찌 저 골짜기의 소나무는 천년을 홀로 쓸쓸히 섰을까?
有木不知名 三株互蟠結 地高偏受露 陰重巧遮日 群蟻喜心空 衆鳥欣葉密 兼爲魍魎宅 百怪中夜發 有人不量力 持斧擬剪伐 爲近社壇下 欲進還股慄 一朝霰雪繁 天道有肅殺 豈若澗底松 千載自蕭瑟 (石洲集 卷1)
《석주집(石洲集)》 해제(解題)
심경호(沈慶昊)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권필은 청정한 공간을 꿈꾸지만 혼탁한 현실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 없었기에, 현실을 개조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조롱하는 경우가 많았다.
<술회>라는 제목의 영회시는 대표적인 예이다.
권필 - 술회(述懷)
朝日自何來 아침 해는 어느 곳에서 오며
夕日向何去 저녁 해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一朝復一夕 아침 가고 저녁이 오는 사이
白髮遽如許 어느덧 이처럼 백발이 되었구나
少年志氣壯 소년 시절에는 지기가 씩씩해
長嘯望伊呂 큰 기세로 이윤이나 여망처럼 되려 했었지
方圓豈相謀 둥근 것과 모난 것이 어찌 서로 맞으리오
與世實鉏鋙 세상과 실로 뜻이 어긋났으니
始也多毁譽 처음에는 비방과 칭찬 많았고
終焉寡儔侶 끝내는 친한 벗이 적어졌도다
況逢干戈際 더구나 전란의 시국 만났으니
漂泊忍羈旅 타향에서 피난하며 고생하였지
溝壑幸而免 객지에서 죽음은 요행 면했지만
疾病固其所 질병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
皎皎平生心 밝고 깨끗한 평소의 마음을
壹鬱誰與語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 울적하여라
手掇秋菊英 손으로 국화 꽃잎을 따서
願貽高丘女 고당의 여인에게 주고자 하지만
佳期未易得 좋은 만남은 기약하기 어려워
歲暮徒延佇 세모에 그저 우두커니 서성거릴 뿐.
[강나루 주막에 묵으며]
남효온 - 宿江浦遽廬
紈袴飽肉者 비단옷 두르고 고기반찬 배부른 자들이여
安知西山蕨 수양산 고사리 맛 그 어찌 알겠는가
飛走不同穴 날짐승과 길짐승은 보금자리 달리하듯
我獨恥干謁 나만은 벼슬을 부끄럽게 여기노라
畎畝尋要術 시골에 묻혀 밭고랑을 일구며
漁舟費日月 뱃전의 낚시질로 세월을 보낸다네
人生適意耳 한세상 삶이야 뜻 대로면 그만이지
何用終歲矹 어찌하여 한평생 아등바등 지낼 것인가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18008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행주 성황당에 올라]
남효온 - 登幸州城隍堂
城隍堂下落花明 성황당 아래 떨어진 꽃잎 선연한데
鴨島南頭潮水生 압도 남쪽 언저리엔 밀물이 밀려오네
繫馬叢林坐靑草 수풀에 말 매고 푸른 풀 깔고 앉아
隔江聞唱午鷄聲 강 너머 들려오는 닭 울음 듣노라
白水蓮天動我前 하늘 잇닿은 행주강 흰 물결 내 앞에서 찰랑이고
漁舟來泊孔巖邊 고깃배 저어온 사공 공암가에 닻 내린다
山蔬白酒登臨處 풍광 좋은 곳에 올라 산나물로 막걸리 즐기니
病客明眸骨欲仙 병든 이내몸 눈 밝아져 신선이나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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