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화) 솔하이머요클 빙하 구경하느라 얼음덩이에 실컷 두들겨 맞은 후, 들린 곳은 그보다 훨씬 혹독한, 돌맹이가 날아오고, 검은 파도가 모든 걸 빨아들이는, 주상절리가 있는 검은 해변 비크였다. 가이드는 돌맹이가 날아와 차량 유리창을 깨뜨린 적이 있으니, 해변 바닷물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성 주의사항도 잊지 않았다.
나는 검은 파도가 신기하여 다시 사진 찍기를 기다리다가 세찬 바람에 떠밀려 버티다 정강이 옆과 오른쪽 무릎 아래를 찢었는데 열흘이 지난 지금도 딱지가 떨어지지 않았다. 동영상의 바람소리와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 그 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화산에서 발생한 종유석은 가벼워서 부서지면 손가락 끝마디보다 큰 자갈들이 거센 바람에 공중에서 마구 날아다닌다. 검은 해변에 검은 파도와 돌맹이들도 주상절리에 맞먹는 진풍경이었다.
마지막 두 코스는 내게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참고]지명 비크는 작은 만 (灣)을 뜻하며 바이킹과 연관된다. 사람이 날아가는 땅에 언 놈이 목숨 걸고 잡으러 올 수 있겠는가?
"바이킹"의 어원은 확실치 않다. "작은 만"·"후미"를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의 "vík"에 접미사 "-ing"이 붙은 데서 유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작은 만의 거주자", 특히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의 카테가트 만 쪽 비켄(Viken) 지역의 거주자라는 뜻이다.
▽ 검은 파도
▽커피숍이 들어서기 전 왕년의 비크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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