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나의 중형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斗柄垂寒野 두병수한야
灘沙閣敗船 탄사각패선
쓸쓸한 들에 북두성 자루는 드리웠고
부서진 배 여울 모래에 놓였구나
이것을 소재(蘇齋:노수신) 상공이 몹시 칭찬하여 당인(唐人)에 못지않다고 하였다.
45. 나의 중형의 산역에 살다[居山驛]라는 시는 이러하다.
長路鼓角帶晨星 장로고각대신성
倦向靑州古驛亭 권향청주고역정
羅下洞深山簇簇 나하동심산족족
侍中臺廻海冥冥 시중대회해명명
千年折戟沈沙短 천년절극심사단
十里平蕪過雨腥 십리평무과우성
舊事微茫問無處 구사미망문무처
數聲橫笛不堪聽 수성횡적불감청
새벽 별빛 아래 먼 길 떠나는 고각 소리 들리는데
터벅터벅 청주 고역정으로 향한다
나하동 그윽하고 산은 웅기중기
시중대(侍中臺)를 감도는 바다는 아득아득
천년 전 부러진 창 모래에 묻혀 짧고
십리 황무지는 비 온 뒤에 비린내 나네
옛일은 아득해라 물을 데 없고
두어 가락 젓대 소리 차마 어이 들을 건가
삭계례(朔啓例)에 따라 그 시가 대궐에 들어가니, 주상이 보고 몇 번이나 감탄하고는 오륙구(五六句)에 이르러서는,
“작구법(作句法)이 의당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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