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임진난에 신노 제이(申櫓濟而) [제이는 자]와 같이 북쪽으로 가는데, 명종(明宗)의 제삿날이 되었다. 그가 객창(客窓)에서 다음과 같이 지었다.

先王此日棄群臣 선왕차일기군신

末命丁寧托聖人 말명정녕탁성인

二十六年香火絶 이십육년향화절

白頭號哭只遺民 백두호곡지유민

선왕[明宗]이 이날 세상 뜨실 때

유언은 정녕 새 임금 부탁이었네

선조 이십육년 종묘 제례도 못 모시게 되니

센머리로 울부짖는 건 오직 유민들

뜻이 몹시 서글퍼서 익성군(益城君) 홍성민(洪聖民)이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어떤 사람은 ‘절(絶)’ 자를 고쳐 ‘냉(冷)’ 자로 하기도 하는데, 뜻은 좋으나 격은 먼저 글자만 못하다.

노(櫓)는 고령인(高靈人)이며 생원(生員)이다. 선대의 누로 과거에서 보류되어 급제를 못했다. 성민(聖民)의 자는 시가(時可), 호는 졸옹(拙翁), 남양인(南陽人)이며, 벼슬은 판중추부사에 그쳤다.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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