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是夕來時, 紫鸞與妾又先出. 而向東門, 則小玉微笑, 賦一絶以贈之,

저녁이 되야 자란과 운영은 먼저 나와 동문 밧그로 가랴할 적에 소옥이 시 한 수를 지어준다.

無非譏妾之意也. 妾中心羞赧, 而含忍受之,

이는 운영을 희롱하는 말이다. 마음에 부끄러움을 참고서 바덧다.

其詩曰:

그 시에는,

太乙祠前一水回, 天壇雲盡九門開.

細腰不勝狂風急, 暫避林中日暮來.

태을사(太乙祠)압 수면(水面)에

텬단(天壇)우에 구름이 다 되고 구문(九門)이 열니도다

가는 허리 광풍을 못 이기여

잠시 숩풀 속에 피하야 날이 어둡워 돌아오도다

紫鸞卽次其韻, 翡翠玉女, 相繼次之, 亦皆譏妾之意也.

비경이 곧 차운하고, 비취, 옥련이 서로 계속하야 차운 한 것도 모두 운영을 희롱하는 뜻이었다.

妾騎馬, 而先來至巫家, 則巫顯有含慍之色, 向壁而坐, 不借顔色. 운영은 말을 타고 먼저 무녀의 집으로 가니 무녀는 원한을 품엇는지 박글 향하야 안저 도라다 보지도아니 하고,

進士抱羅衫, 終日飮泣, 喪魂失性, 尙不知妾之來矣.

진사는 라삼(羅衫)을 부여잡고 종일 울어서 상혼실성(喪魂失性)하야 오히려 운영이 돌아오는 것도 몰랐다.

妾解左手所着雲南玉色金環, 納于進士之懷中曰:

운영은 왼손에 끼엿든 운남(雲南)옥색의 금지환(金指環)을 내여 진사의 품속에다가 넣어 주었다.

“郎君不以妾爲菲薄, 屈千金之軀, 來待陋舍, 妾雖不敏, 亦非木石, "박명한 첩을 박정하다 않으시고 천금귀톄를 굽혀 누추한 집에 와 기다려 주시니 첩이 불민하오나 또한 목석이 아니외다.

敢不以死許之, 妾若食言, 有此金環”

죽음으로써 맹세하고 구든 마음을 이 금지환으로써 표하야 밧침니다."

行色忽遽, 起以將別, 流涕如雨.

급히 일어나서 가랴한다.  다시 리별을 당함에 흐르는 눈물이 비가티 쏘다진다

與進士附耳語曰:

운영은 진사의 귀에다 입을 대고 말했다.

“妾在西宮, 郎君來, 暮夜, 由西墻而入, 則三生未盡之緣, 庶可續矣.”

"셔궁에서 기다리겟슴니다. 밤이 늦거든 셔쪽 담장을 따라 드러오세요. 드러오시면 거의 삼생의 미진한 인연을 이을 수 있을 것입니다."

言訖, 拂衣而去, 先入宮門, 則八入繼至.

말을 마치고 옷을 떨치고 떠나갔다. 먼저 궁문에 들어가니 팔인도 뒤따라 들어왔다.

其夜二更, 小玉與飛瓊, 明燭前導, 而來西宮曰:

그날 밤 이경에 소옥과 비경이 촛불을 앞세우고 서궁으로 왓다.

“日間之詩, 出於無情, 而言涉戱翫.

낮의 시는 무정한 데서 나와 말에 희롱한 데가 있다.

是以不避深夜, 負荊來謝耳.”

이러므로 심야를 피하지 않고 험한 길을 무릅쓰고 와서 사과한다.

紫鸞曰: “五人之詩, 皆出南宮. 一自分宮之後, 頗有形跡,

자란:“오인의 시는 모두 남궁에서 나왔어. 한 번 거처를 나눈 후로 자못 형적이 있어

有似唐時牛李之黨, 何不爲其然也. 女子之情則一也.

당나라 때에도 우이(牛李)의 당과 같은 것이 있었으니 어찌 그렇게 하지 않으리오? 여자의 정은 한 가지다.

久閉離宮, 長弔隻影, 所對者燈燭而已, 所爲者絃歌而已.

오래 이궁에 유폐되어 길이 외그림자를 조상하고 대하는 것은 촛불뿐이요 하는 일이란 거문고와 노래뿐이다.

百花含葩而笑, 雙燕交翼而戱,

백화는 꽃송이를 머금고 웃음 디고, 상쌍이 나는 제비는 날개를 부비며 희롱하는데

薄命妾等, 同銷深宮, 覽物懷春, 情思如何.

박명한 우리들은심궁에 갇쳐 사물을 보고 봄을 생각하니 그리운 정이 오죽하겠는가?

朝雲岱神, 而頻入楚王之夢, 王母仙女, 而幾參瑤臺之宴.

조운모우하는 무산의 신녀는 자주 초왕의 꿈속에 들어갔고, 서왕모는 요대의 잔치에 자주 참여하였었다.

女子之意, 宜無異同, 而南宮之人, 何獨與姮娥苦守貞節, 不悔靈藥之偸乎!”

여자의 마음은 의당 다름이 없거늘 남궁 사람들은 어찌 유독 항아와 정절을 고수하면서 영약의 도적질을 늬우치지 않는가?”

飛瓊與玉女, 皆不禁淚流曰:

비경과 옥녀는 노두 흐르는 눈물을 금하지 못했다.

“一人之心, 卽天下人之心也.

“한 사람의 마음은 곧 천하 사람의 마음이다.

今承盛敎, 悲憾之懷, 油然而出矣.” 起拜而去.

지금 훌륭한 가르침을 듣고 비감한 회포가 기름 번지듯 하는구나.”

그들은 일어나 절하고 떠나갔다.

妾謂紫鸞曰:

나는 자란에게 말했다.

“今夕, 妾與進士有金石之約.

“오늘 저녁은 나와 진사가 금석의 맹약하였다.

今若不來, 明日必踰墻而來矣. 來則何以待之?”

오늘 오지 않을 것 같으면 내일은 반드시 담장을 넘어 올 것이다. 오면 무엇을 대접할까?”

紫鸞曰: “繡幕重重, 綺席燦爛, 有酒如河, 有肉如坡,

자란:“수놓은 장막이 겹겹이고 비단 자리가 찬란하며 순은 강하와 같고 고기는 언덕과 같은데

有不來則已, 來則待之何難.”

오지 않으면 그만이거니와 온다면 대접하기가 무엇이 어려우리오?”

其夜果不來.
그날 밤엔 과연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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