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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집]

일본 히로히토 천황의 항복방송 (일명 玉音放送) (1945년 8월 15일)


        이 녹음은 1945년 8월 15일, 당시 일본 히로히토 천황이 라디오를 통해 방송한,
        연합국에 대한 '종전방송'입니다.
        당시 프로그램에는 '옥음방송(玉音放送)'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이 방송은 당시 일본 국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된 천황의 육성녹음이었습니다.
        이 녹음은, 8월 14일 밤, 도쿄 황궁에서 아세테이트 디스크에 녹음된 뒤,
        다음날 아침 방송국으로 인계되어 8월 15일 정오에 방송되었고, 다시 두 시간 뒤에 재방송 되었습니다.
        그 직후에 원본 디스크는 국가의 수치라 하여 분노한 방송국 직원들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지방 방송국 여러곳과 미군 방송 등지에서 여러 복사본을 제작해 놓은 덕택에
        녹음 자체는 그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방송 당시에는 방송국 측이 의도적으로 잡음을 심하게 넣어,
        정작 이 방송을 듣고 제대로 알아들은 사람은 지극히 적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송 직후 경성방송국에서 요약 방송을 다시 하기 전까지는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래는 1935년의 히로히토 천황의 공식 사진과, 녹음의 원문과 해석 입니다.

아래 사진은 이 방송 원고의 원본 사진입니다.

    (해석)
    대동아 전쟁의 종결조서(소화 20년 8월 14일) 짐은 세계의 대세와 제국의 현상황을 감안하여 비상조치로서 시국을 수습코자 충량한 너희 신민에게 고한다.
    짐은 제국정부로 하여금 미·영·중·소 (원문은 米英支蘇; 중국을 '支那'로 썼음) 4개국에 그 공동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통고하도록 하였다.
    대저 제국 신민의 강녕을 도모하고 만방공영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함은 황조황종(黃祖黃宗)의 유범으로서 짐은 이를 삼가 제쳐두지 않았다. 일찍이 미영 2 개국에 선전포고를 한 까닭도 실로 제국의 자존과 동아의 안정을 간절히 바라는 데서 나온 것이며, 타국의 주권을 배격하고 영토를 침략하는 행위는 본디 짐의 뜻이 아니다.
    그런데 교전한 지 이미 4년이 지나 짐의 육해군 장병의 용전(勇戰), 짐의 백관유사(百官有司)의 여정(勵精), 짐의 일억 중서(衆庶)의 봉공(奉公)등 각각 최선을 다했음에도, 전국(戰局)이 호전된 것만은 아니었으며 세계의 대세 역시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적은 새로이 잔학한 폭탄을 사용하여 번번히 무고한 백성들을 살상하였으며 그 참해(慘害)는 미치는 바 참으로 헤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었다. 더욱이 교전을 계속한다면 결국 우리 민족의 멸망을 초래할뿐더러, 나아가서는 인류의 문명도 파각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짐은 무엇으로 억조의 적자를 보호하고 황조황종의 신령에게 사죄할 수 있겠는가. 짐이 제국정부로 하여금 공동선언에 응하도록 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짐은 제국과 함께 시종 동아의 해방에 협력한 여러 맹방에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제국신민으로서 전진(戰陣)에서 죽고 직역(職域)에 순직했으며 비명(非命)에 스러진 자 및 그 유족을 생각하면 오장육부가 찢어진다. 또한 전상(戰傷)을 입고 재화(災禍)를 입어 가업을 잃은 자들의 후생(厚生)에 이르러서는 짐의 우려하는 바 크다. 생각건대 금후 제국이 받아야 할 고난은 물론 심상치 않고, 너희 신민의 충정도 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짐은 시운이 흘러가는 바 참기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 어려움을 견뎌, 이로써 만세(萬世)를 위해 태평한 세상을 열고자 한다.
    이로써 짐은 국체(國體)를 수호할 수 있을 것이며, 너희 신민의 적성(赤誠)을 믿고 의지하며 항상 너희 신민과 함께 할 것이다. 만약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여 함부로 사단을 일으키거나 혹은 동포들끼리 서로 배척하여 시국을 어지럽게 함으로써 대도(大道)를 그르치고 세계에서 신의(信義)를 잃는 일은 짐이 가장 경계하는 일이다. 아무쪼록 거국일가(擧國一家) 자손이 서로 전하여 굳건히 신주(神州-*일본)의 불멸을 믿고,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다는 것을 생각하여 장래의 건설에 총력을 기울여 도의(道義)를 두텁게 하고 지조(志操)를 굳게 하여 맹세코 국체의 정화(精華)를 발양하고 세계의 진운(進運)에 뒤지지 않도록 하라.
    너희 신민은 이러한 짐의 뜻을 명심하여 지키도록 하라.
    자세히 보면 자기네들이 뭔가 잘못했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군요...
    게다가 항복도 아니고 '종전'입니다.
    오히려 대동아 해방에 협력을 했다는 둥 하는 소리 뿐입니다....
    꽤나 씁쓸한 기분은 들지만, 여튼, 이 방송이 우리나라의 해방을 알리는 신호였다는 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그 나름대로 뜻깊은 자료였기에 여기 올려봅니다.
    P.S.
    '대일본제국'이 승승장구할때는 저리도 당당해 보이던 이 '천황 폐하'는,
    이 방송이 나간 지 1년 쯤 뒤, 저런 비굴한 모습으로 또 다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자신이 인간이라는 (원래부터 인간이었지만) 선언을 하고 난 뒤,
    잿더미가 된 '제국'의 새로운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 옆에서요. 아래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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