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주]

샤 자한 왕은 애초 타지마할과 마주보는 자무나 강 건너편에 검은 대리석으로 자신의 묘를 짓고, 구름다리로 연결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진위 여부는 확실치 않다. 샤 자한은 타지마할이 완공된 후 10년 뒤인 1658년 막내아들 아우랑제브(Aurangzeb)의 반란으로 왕위를 박탈당하고 아그라 요새(Agra Fort)의 무삼만 버즈(Musamman Burj) 탑에 갇혀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아그라성에 간다기에 일정 편성상 넣은 것으로 간주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앗으나 아그라 요새는 거대한 성곽이었다. 국가재정이 어려울 때는 붉은 사암으로 지었지만 사정이 좋아지자 뒤쪽건물은 대리석으로 건축자재를 바꾸었다. 샤자 한이 유폐된 곳이어서 관광의 의미는 증폭되고 성의 창문으로 멀리 자무나강 건너편의 타지마할이 실루엣처럼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샤자 한은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어떤 상념에 젖었을까? 여러 번 셔터를 눌러 보았지만 그 사진이 그 사진이었다. 한참후에 다시 셔터를 눌러보았지만 새 한 마리가 날아든 것 말고는 전혀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국 가이드는 여러분들들은 여기서 타지마할을 바라보는 드문 행운을 가졌다고 큰 소리로 강조했다. 오늘 아침 타지마할에서 내려다 보니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자무나강 건녀펴 강변을 거닐고 있었는데 강물에 비치 타지의 대리석 무덤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가이드가 귀띔했다. 도로의 교각 가까이엔 빨래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아그라 시티 시민들의 빨래터인 모양이다.

은자는 타지마할을 나서며 두 개의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는 조선생에게 "이제 비가 와도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정말이지 연일 맑은 날씨를 제공한 쉬바신에게 감사한다. 사리를 사입은 조선생은 숫제 인도 여인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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