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주]6각형 원통으로 지어진 호텔 건물 한가운데는 5층 지붕 끝에 닿는 보리수가 자라고 있었다. 나무가지 사이에는 불두(佛頭)까지 얹어 보리[깨달음]에의 유혹을 부채질했다. 붓다께서는 고집멸도에 이르는 인생을 진리를 깨치고 설파하셨는데 나는 무엇을 깨칠는지 두려움이 앞섰다. 작지만 선량한 서원(誓願) 하나라도 세우고 인디아를 떠났으면 하는 것이 은자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자이나교의 한 유파 사람들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고 평소 팬티 한 장조차 걸치지 않고 생활한다는데 내 트렁크 안에는 끌고 다니기에도 벅찬 옷가지와 충전기같은 것들이 들어 있지 않은가? 여행기간 내내 낮에는 20도를 넘는 날씨여서 여름 등산셔츠에 여름 등산바지를 유지하긴 했지만 기온의 변화에 대비한다는 핑계로 너무 많은 걸 소유한다는 건 부끄러운 노릇이었다. 바라나시의 노숙자들은 날이 밝으면 담요 한 장으로 전신을 가리고 구걸에 나섰다가 해가 자물면길가 담벽 아래에다 몸 가리개로 사용하던그 담요를 뒤집어쓰고 드러누우면 이불이 되었다. 그러니가 먼지가 잔뜩 낀 그 담요는 옷 겸 이불이엇다.

식당에서 빈 자리를 찾다가 은자는 인디아에서의 첫날 아침부터 보리수 둘레에 마련된 수조에 한 발을 빠뜨려 드라이기로 트래킹화 운동화를 말리는 건수를 한 건 올렷다. 식당과 검정 대리석 수조 사이를 차단하지 않은 건 정말 의외였다.





http://www.youtube.com/watch?v=EYxv-PgjnEA

http://www.youtube.com/watch?v=eeXZ-liLS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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