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수는 초겨울의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넘쳐흘렀고,
소죽통 5배는 넘는 대중공양 밥통이 사찰의 신도수를 자랑했고,
--스님들은 흔히 해우소 크기로 자기 사찰이 큰 것을 자랑함.
한 스님이 동지날 팟죽 쑤는 가마솥에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 주걱을 젖는다고 하자 이 애기를 들은 한 스님이 아침에 공양나갈 적에 싼 똥덩어리 떨어지는 소리를, 날이 어두워 탁발을 마치고 절에 돌아올 때에야 듣게 된다고 대응했다는 얘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범종각의 대종과 큰북, 목어, 운판 등은 비원의 큰 울음을 속으로 억눌렀고,
청풍료 앞 석조물들은 재벌집 정원을 무색케 하고,
깨어진 기왓장으로 쌓아올린 굴뚝도 고색창연했고,
비로전 앞 황악루는 동양 누각의 운치를 한껏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