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odoomi.blog.me/146455426 마추피추 이제 시작이다
3박 4일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길. 이제는 마추피추로 향한다. 사실 아구아깔리엔떼에 도착하면서
세상이 끝난 거 같은 정복감을 맞보았지만 큰 실수였다는 걸 곧 깨닫게 되는데...
마추피추로 오르는 길
마추피추로 향하는 날 새벽4시에 기상을 하였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4시 15분에 호스텔 입구에 모여
지금껏 우리를 데려와주었던 가이드 코코없이 우리끼리 합심해서 마추피추 입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남미 안데스 산맥의 한가운데 마추피추 산을 앞에 두고 새벽 4시 15분에 숙소를 나섰다.
하늘이 우리를 시기하는지 억수같이 비가 퍼부었고 얇은 2솔짜리 우비 하나에 의지한채 렌턴을 입에 물고
칠흑같은 어둠속을 저벅저벅 걷는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날 마추피추를 오르려는 사람들 중 욕망 가득한 이들은
모두 새벽 4시에 걸어서 출발한다. 어둠의 군대가 음산하게 행진하 듯 저벅저벅 낡은 등산화의
웅장한 발걸음 소리가 심장 박동수와 일치하자 출발과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400등을 향한 몸부림 아직 사위가 가시기도 전인 꼭두새벽부터 아구아깔리엔떼를 떠나 차도 안타고 걸어가는 이유 ? 400등안에 들기 위해서다. 400등 안에 들어야지만 와이나픽추로 갈 수 있기 때문! 아구아깔리엔떼에서 마추피추 입구까지 가는 등산로 지그재그 돌길을 쉬지 않고 올라가야하는데 정말... 지금까지 걸어왔던 그 길보다 훨씬 2만배 힘든 악마의 코스라고 명명하고 싶다. 아직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빵하나 먹고 찬이슬을 뚫고 오르는 산길인데 그 경사가 계단 때문에 완만해져서 40~50도를 오르락내리락하였다. 땀은 비오듯이란 표현보다 동남아지역의 스콜 같은 폭우수준이었고 호흡은 곤란해지며 앞뒤로 경쟁자들은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가 되어 의지를 하는 수준으로 함께 마지못해 오르고 있었다. 정말... 죽는 줄 알았던 정말... 힘들어서 쓰러질 뻔 했던... 마추피추를 눈앞에 두고 입구에 도달하지 못해 힘들었던 이야기...ㅜ
< 아침부터 걸어서 마추피추 입구까지 가는 짓은 정말...죽을꺼 같았다 >
입구에 도착. 사실 다니엘라가 앞에서 앞장서고 슈퍼맨이 뒤에서 받쳐주지 않았다면
나는 주저앉아 포기했을 것이다. 이래서 마추피추는 함께 올라야하는 법.
나랑 슈퍼맨(뱌뱌 우측)은 힘들어서 거의 넋이 나갔는데
우리 강철체력 다니엘라는 저 상황에서 웃다니... ㄷㄷㄷ
아 슈퍼맨 형 옆에는 그 아디다스 덕후 마틴이다.
이날도 아디다스 삼선 져지를 입고 있었구나 ㅋㅋ 마틴 이야기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나는 마추피추에 17등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나는 2010년 12월 4일 페루 마추피추에 17등으로 도착했다. 400명 중에 17등으로 들어왔다. 와이나픽추에 갈 수 있다.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걸어서 온 선두그룹의 삼십여명 정도가 도착할 즈음 5시 50분쯤에 첫 버스가 들어왔다. 고로, 버스를 타고 와도 첫차만 타면 400등안에는 들 수 있다. 체력이 약하면 버스를 타고 옴이 바람직하다.
마추피추 - 마츄피츄 - 마추픽추
그렇게 나는 17등으로 마추피추를 밟았다.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간의 노고가 다 씻겨 내려갔다. 아침 6시 30분..마추피추는 어떤 모습일까.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이곳에 서있는지, 그토록 오고 싶었던 그곳, 편하게 올 수 있었는데
굳이 걸어서 3박4일을 걸어서 도착한 곳, 마추피추 'ㅡ'
그렇게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새벽잠에서 아직 깨지 않은 듯한
구름 가득한 차가운 마추피추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마 마추피추에서 볼 수 있는 그 야마무리들이
아침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린다.
호기심 천국 내가 마추피추를 동경하게 된 건 SBS 에서 유년기에 방영한 '호기심 천국' 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고보면 저 프로그램은 나에게 영향을 참 많이 주었다. 처음 유럽을 가게 된 계기도 어릴적 호기심 천국에서 보았던
베수비오 화산의 비밀 화석의 도시 이탈리아 남부 품페이의 비밀에 대한 환상으로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또 보았던 것이 바로 이 마추피추 ! 그 이후 고등학교 시절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탁재형 PD님이 직접 트레킹으로
마추피추를 다녀온 것을 3부작으로 가슴 뜨겁게 본 이후로 꿈을 꾸었고 나는 그 꿈을 2010년에 이루게 된다.
TV에서 보았던 그 말도안되는 고대 잉카인들의 면도날도 들어가지 않는 돌 짜임새를
눈으로 보는 순간 그리고 손으로 더듬는 순간 진심..소름이 돋는다.
이끼 같은 이끼, 같은 쪽풀이라도 고대 잉카의 미스테리한 유적 돌틈에서 자라는
너희들은 그 자체로 미스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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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피추
2012. 1. 21. 0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