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漁父
[은자주]고문진보에 <어부사>로 알려진 유명한 작품이다.
屈原旣放, 游於江潭, 1]
行吟凙畔,2] 顔色憔悴,
形容枯搞.3]
굴원이 이미 추방되어 상수의 못에서 배회하며
연못가를 거닐며 시를 읊고 있었는데 안색이 초췌하고
모습이 몹시 야위어 있었다.
1)江潭강담: 상강(湘江)의 못.
2)凙畔택반: 연못가.
3) 枯搞고고: 몸이 야위다.
漁父見而問之. 曰..
「子非三閭大夫與? 4] 何故至於斯.」
어부가 그를 보고 물었다.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왔는가?”
4)삼려대부: 초 왕실의 삼성(三姓)인 소(昭), 굴(屈), 경(景) 삼가(三家)의 벼슬.
屈原曰..
「擧世皆濁我獨淸,5] 衆人皆醉我獨醒,
是以見放.」6]
굴원이 말하였다.
“모든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있으니
이런 이유로 추방되었습니다.”
5)擧世거세: 온 세상.
6)見放견방: 추방당하다. 쫓겨나다.
漁夫曰..
「聖人不凝滯於物,7] 而能與世推移. 8]
世人皆獨, 何不淈其泥 9] 而揚其波?
衆人皆醉, 何不鋪其糟而歠其釃?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어부가 말하였다.
“성인은 물(속세의 것)에 얽매이지 않아서
능히 세상과 더불어 따라서 옮아간다.
세상 사람이 모두 탁하면
당신도 왜 그 흙탕물을 튀겨서 물결을 일으켜 보고,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거든
당신도 술지게미를 배불리 먹고
밀술을 들이마시지 아니하는가?
어찌 깊이 생각하고 고고하게 처신하면서
스스로 쫓겨나게 되었는가?”
7)凝滯於物(응체어물): 속세의 일에 얽매어 막히다.
8)與世推移(여세추이): 세속과 더불어 따라서 옮아간다.
9)淈其泥(굴기니): 진흙물을 흐리게 하다.
屈原曰..「吾問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安能以身之察察,10] 受物之汶汶者乎? 11]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12] 而蒙世俗之塵埃乎?」13]
굴원이 말하였다.
“저는 들었습니다.
새로 머리를 감은 자는 반드시 머리관을 털어야 하며,
새로 목욕하는 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 이 깨끗한 몸을 가지고
더러운 세상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상수에 몸을 던져 강 물고기의 뱃속에서 장사를 지낼지언정
어찌 깨끗한 결백으로
세속의 먼지를뒤집어 쓸 수 있겠습니까?”
10)察察찰찰: 맑고 깨끗한 것.
11)汶汶문문: 더럽고 욕된 것
12)皓皓호.호: 희고 깨끗한 모양.
13)蒙몽 : 뒤집어 쓰다.
漁夫莞爾而笑,14] 鼓枻而去. 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不復與言.
어부가 빙그레 웃음 지으면서
노로 뱃전을 두드리며 떠나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창랑수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만하고
창랑수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을 만하네.”
마침내 떠나서 다시 말이 없었다.
14)莞爾완이: 빙그레 웃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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