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보살,12연기를 개치시다


復作是念。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느니라.

生死何從。何緣而有。

'나고 죽음은 어디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일까?'


卽以智慧觀察所由。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從生有老死。生是老死緣。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老]과 죽음[死]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 된다.


生從有起。有是生緣。

생은 유(有)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有從取起。取是有緣。

유는 취(取)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 된다.


取從愛起。愛是取緣。

취는 애(愛)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 된다.


愛從受起。受是愛緣。

애는 수(受)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 된다.


受從觸起。觸是受緣。

수는 촉(觸)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 된다.


觸從六入起。六入是觸緣。

촉은 6입(入)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6입은 촉의 인연이 된다.


六入從名色起。名色是六入緣。

6입은 명색(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6입의 인연이 된다.


名色從識起。識是名色緣。

명색은 식(識)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 된다.


識從行起。行是識緣。

식은 행(行)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 된다.


行從癡起。癡是行緣。

행은 치(癡)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 된다.


是爲緣癡有行。緣行有識。

따라서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緣識有名色。緣名色有六入。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6입이 있고,


緣六入有觸。緣觸有受。

6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緣受有愛。緣愛有取。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緣取有有。緣有有生。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緣生有老․病․死․憂․悲․苦惱。

생을 인연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걱정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있는 것이다.


此苦盛陰。緣生而有。是爲苦集。

이 괴로움의 무더기[苦盛陰]는 생(生)을 인연해 있으니 이것이 괴로움의 발생[苦集] 과정이다.'



菩薩思惟。苦集陰時。

보살이 괴로움의 발생 과정16) 을 깊이 생각했을 때,

16) 비롯한 한역본에는 이 부분이 모두 '고집음(苦集陰)'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dukkha-kkhandhassa samudaya(苦陰이 모여 일어남)'으로 되어 있다. 또 한역본에서도 고(苦)의 멸(滅)을 관찰하는 대목을 '고음멸(苦陰滅)'로 번역한 것으로 보아 의미상 '고음집(苦陰集)'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괴로움의 발생 과정'이라고 번역하였다.

生智․生眼․生覺․生明․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生通․生慧․生證。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느니라.


於時。菩薩復自思惟。

그 때에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何等無故老死無。何等滅故老死滅。

'무엇이 없어야 늙음도 죽음도 없어지고, 무엇이 멸해야 늙음도 죽음도 멸할까?'

卽以智慧觀察所由。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生無故老死無。生滅故老死滅。

'생(生)이 없으면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有無故生無。有滅故生滅。

유(有)가 없으면 생이 없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


取無故有無。取滅故有滅。

취(取)가 없으면 유도 없고, 취가 멸하면 유도 멸한다.


愛無故取無。愛滅故取滅。

애(愛)가 없으면 취가 없고, 애가 멸하면 취도 멸한다.


受無故愛無。受滅故愛滅。

수(受)가 없으면 애도 없고, 수가 멸하면 애도 멸한다.


觸無故受無。觸滅故受滅。

촉(觸)이 없으면 수도 없고, 촉이 멸하면 수도 멸한다.


六入無故觸無。六入滅故觸滅。

6입(入)이 없으면 촉도 없고, 6입이 멸하면 촉도 멸한다.


名色無故六入無。名色滅故六入滅。

명색(名色)이 없으면 6입도 없고, 명색이 멸하면 6입도 멸한다.


識無故名色無。識滅故名色滅。

식(識)이 없으면 명색도 없고, 식이 멸하면 명색도 멸한다.


行無故識無。行滅故識滅。

행(行)이 없으면 식도 없고, 행이 멸하면 식도 멸한다.


癡無故行無。癡滅故行滅。

치(癡)가 없으면 행도 없고, 치가 멸하면 행도 멸한다.


是爲癡滅故行滅。行滅故識滅。

따라서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識滅故名色滅。名色滅故六入滅。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6입이 멸하고,


六入滅故觸滅。觸滅故受滅。

6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受滅故愛滅。愛滅故取滅。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取滅故有滅。有滅故生滅。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生滅故老․死․憂․悲․苦惱滅。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


菩薩思惟。苦陰滅時。

보살이 이렇게 괴로움의 음(陰)이 멸(滅)하는 과정을 깊이 생각했을 때,

生智․生眼․生覺․生明․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生通․生慧․生證。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느니라.


爾時。菩薩逆順觀十二因緣。

그 때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12인연을 관찰하고

如實知。如實見已。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卽於座上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래서 곧 그 자리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이루었느니라.”


佛時頌曰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此言衆中說  汝等當善聽

過去菩薩觀  本所未聞法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먼 옛날 보살은 관찰했다네.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老死從何緣  因何等而有

如是正觀已  知其本由生


늙음[老]과 죽음[死]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보고 나서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네.


十二緣甚深  難見難識知

唯佛能善覺  因是有是無


12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어지는 인연에 대해


若能自觀察  則無有諸入

深見因緣者  更不外求師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

모든 입(入)이 없는 것이니

깊이 인연을 살펴보는 사람은

따로 스승을 찾을 것 없으리.


能於陰界入  離欲無染者

堪受一切施  淨報施者恩


능히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하여

탐욕을 떠나 물들지 않는 자

온갖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若得四辯才  獲得決定證

能解衆結縛  斷除無放逸

만일 네 가지 변재[四辯才] 얻고

흔들림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


色受想行識  猶如朽故車

能諦觀此法  則成等正覺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마치 썩고 낡은 수레 같으니

이 법을 자세히 새겨보면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如鳥遊虛空  東西隨風遊

菩薩斷衆結  如風靡輕衣


마치 새가 허공을 날며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처럼

보살이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가벼운 옷 바람에 나부끼듯 한다네.


毗婆尸閑靜  觀察於諸法

老死何緣有  從何而得滅


비바시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彼作是觀已  生淸淨智慧

知老死由生  生滅老死滅


그 분 이렇게 관찰해 보고 나서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겨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도 멸함을 깨달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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