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탄절을 맞아 굶주려 새끼를 잡아먹으려는 범에게 자신을 투신하여 범의 새기를 구한

석가모니불의 전생담 한 편을 소개한다.

[0002b08] 「昔者菩薩,時為逝心,恒處山澤,예전에 보살이 서심(逝心: 바라문)이 되어 항상 산과 늪에 살고 있었다.

 

專精念道 不犯諸惡。

食果飲水 不畜微餘,

慈念眾生愚癡自衰,每覩危厄 沒命濟之。

전일하게 도를 생각하고 악을 범하지 않았으며,

과일을 먹고 물을 마셔 조금도 쌓아 두는 일이 없었고,

중생이 우치하여 스스로 쇠망함을 인자하게 염려하여

매양 위급과 액난을 보면 목숨을 걸고 구제하였다.

 

行索果蓏,道逢乳虎。

虎乳之後,疲困乏食,

飢饉心荒,欲還食子。

과일을 찾아 나섰다가 길에서 젖먹이는 범을 만났다.

범이 젖을 먹인 뒤라 피곤과 굶주림이 덮쳐 왔으나

먹을 것이 없어 마음이 거칠어져서 도리어 새끼를 먹으려 하였다.

 

菩薩覩之 愴然心悲,

哀念眾生處世 憂苦其為無量,

보살이 보다가

마음이 슬퍼져서

중생들이 세상에 처하매

근심과 고통이 한량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母子相吞 其痛難言,

'어미와 자식이 서로 먹는다면

그 고통은 형언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고,

 

哽咽流淚。迴身四顧,

索可以食虎,以濟子命。都無所見,

목이 메어 눈물을 흘리면서

몸을 돌려 사방을 돌아보았으나

어미 범에게 먹히려는

새끼의 목숨을 건질 만한 것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內自惟曰:『夫虎肉食之類也。』

가만히 스스로 생각하였다.

'대체로 범은 육식하는 종류이다.

 

 

深重思惟:

『吾建志學道,

但為眾生沒在重苦 欲以濟之,

令得去禍身命永安耳。

깊이 생각해 보면

내가 뜻을 세우고 도를 배우는 것은

오로지 중생이 무거운 고통에 빠져 있어 그들을 구제하여

재앙을 없이 하고 신명(身命)을 길이 편안하게 하고자 함이다.

 

吾後老死,身會棄捐,不如慈惠濟眾成德。』

내가 뒤에 늙어 죽으면

몸뚱이는 내버리고 마는 것을,

차라리 자비와 은혜로 중생을 구제하여 덕을 이룸만 같지 못하다.'

 

即自以首投虎口中。

以頭與者,欲令疾死不覺其痛耳。

虎母子俱全。

그리고는 곧 머리를 범의 입 속에 던졌는데,

머리를 준 것은 빨리 죽어서 아픔을 모르게 하고자 함이었다.

범의 어미와 새끼가 함께 구제되었다.

 

諸佛歎德,上聖齊功,

天龍善神有道志者,靡不愴然。

모든 부처님들이 덕을 찬탄하여 높은 성인과 공(功)이 같다고 하셨고,

하늘·용·선한 신들로서 도에 뜻이 있는 자들이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進行或得溝港、

頻來、不還、應真、緣一覺、

나아가 구항(溝港: 수다원)이 되고,

빈래(頻來: 사다함)·불환(不還: 아나함)·응진(應眞: 아라한)·연일각(綠一覺: 연각)이 되었으며,

 

有發無上正真道意者。

以斯猛志,跨諸菩薩

九劫之前,誓於五濁為天人師,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니,

이러한 용맹한 뜻이 모든 보살을 넘어서서

9겁 전에 5탁(濁)에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 될 것을 서원하였고,

 

度諸逆惡 令偽順道。

菩薩慈惠度無極 行布施如是。」

 

모든 5역(逆)과 10악(惡)을 제도하며 거짓된 것으로 하여금 도에 따르도록 하였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출처:

육도집경(六度集經) 제1권

1. 보시도무극장(布施度無極章)

 

http://kr.buddhism.org/%ec%9c%a1%eb%8f%84%ec%a7%91%ea%b2%bd%ef%a7%91%e5%ba%a6%e9%9b%86%e7%b6%93/

 

육도집경(六度集經) – 디지털 불교

 

kr.buddhism.org

 

육도집경(六度集經)

육도집경(六度集經) 제1권

오(吳) 강거국(康居國) 사문(沙門) 강승회(康僧會)한역

1. 보시도무극장(布施度無極章) ① [여기에 10장이 있음]

이와 같이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요산(鷂山)에 계셨는데, 그때 5백 명의 응진(應眞: 아라한)과 천 명의 보살이 자리를 같이하였다. 그 가운데 아니찰(阿泥察)이라는 보살은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면 항상 마음을 차분히 하고 정성껏 들었으며, 적연(寂然)히 딴 생각이 없고 오로지 경에만 뜻이 있었다.
부처님[衆祏]께서 아시고, 미치기 어려운 높은 수행인 보살의 6도무극[度無極]을 말씀하시어 빨리 부처가 되게 하셨다. 무엇이 6도무극인가?

첫째는 보시(布施)요, 둘째는 지계(持戒)요, 셋째는 인욕(忍辱)이요, 넷째는 정진(精進)이요, 다섯째는 선정(禪定)이요, 여섯째는 지혜[明度無極高行]이다.

보시도무극(布施度無極)이란 어떠한 것인가?

대자(大慈)의 마음으로 사람을 기르고, 삿된 무리를 불쌍히 여기며, 어진 자를 기뻐하여 제도[度]를 이루게 하며, 중생을 보호하여 건져 주며, 천지(天地)의 한계를 받지 않고 혜택이 널리 강과 바다에까지 미친다. 중생에게 보시하되, 굶주린 자를 먹이고, 목마른 자를 마시게 하고, 추위에 옷을 주고 더위에는 시원하게 하여 주며, 앓는 자에게 약을 주어 낫게 하고, 수레 ㆍ말ㆍ배ㆍ 가마ㆍ진귀한 보배ㆍ처자ㆍ국토를 찾는 대로 주되, 마치 태자(太子) 수대나(須大拏)가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기를, 어버이가 자식을 기르듯 하여 부왕(父王)이 가두고 쫓아냈어도 딱하게만 여기고 원망하지 아니함과 같이 하는 것이니라.

1
예전에 보살이 그 마음이 진리에 통달하였다. 세상이 무상하여 영화와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움을 알아 재물을 다 보시하였다. 천제석(天帝釋)이, 보살이 중생을 자비심으로 기르며 보시로 무리를 구제하는 데 공훈이 높고 높으며, 덕이 시방보다 무거운 것을 보고서 자기의 지위를 빼앗길까 두려워하여 변화로 지옥을 만들어서 그 앞에 나타나게 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보시하여 중생을 구제하면 죽어서 혼령이 태산(太山)지옥에 들어가 태우고 지지며 여러 가지 독을 주어 해함을 받느니라. 그래도 네가 이것을 하겠느냐?”
보살이 말하였다.
“어찌 덕을 베푸는데 태산지옥에 들어간다고 하느냐?”
제석이 말하였다.
“네가 믿지 않는구나. 죄인에게 물어 보는 것이 좋으리라.”
보살이 물었다.
“너는 어떠한 인연으로 지옥에 있게 되었느냐?”
죄인이 말하였다.
“저는 예전에 세상에서 집을 비워서 궁한 이를 구제하고 여러 가지 액난을 건져 주었는데, 그랬더니 이제 무거운 죄를 받아서 태산지옥에 있게 되었습니다.”
보살이 물었다.
“인자한 은혜를 베푸는 자가 재앙을 얻는다면 보시를 받는 자는 어떠한가?”
제석이 말하였다.
“은혜를 받는 자는 죽어서 천상에 오르느니라.”

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구제하고자 는 것은 오직 중생이니 그대의 말과 같다면 진실로 내가 원하는 것이다. 은혜를 베풀어서 죄를 받는다면 내가 반드시 해야 하리라. 자기를 희생하여 중생을 건짐은 보살의 높은 뜻이 아닌가.”
제석이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에 뜻을 두고 원하기에 이러한 높은 행을 숭상하는 것인가?”
“나는 부처를 구하여 중생을 구제해서 니원[泥洹: 열반]을 얻게 하여 생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함이로다.”
제석이 거룩한 뜻을 듣고 물러나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실로 보시로 중생을 사랑하여 구제했는데 복은 멀어지고 화를 받게 되어 태산지옥에 들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당신의 덕이 하늘과 땅을 움직여 나의 지위를 빼앗을까 두려웠으므로 짐짓 지옥을 만들어 보여서 당신의 뜻을 현혹했던 것입니다. 어리석게 성인을 기만하였으니 그 무거운 허물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뉘우쳐서 사과하고는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갔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慈惠度無極],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2
예전에 보살이 큰 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이름은 살바달(薩波達)이었다. 중생에게 보시하여 그들이 구하는 바를 마음껏 주었으며, 액난을 딱하게 여기고 구제하기에 항상 비창(悲愴)함이 있었다. 천제석이 왕의 인자한 은혜과 덕이 시방에 덮인 것을 보았고, 천신(天神)ㆍ귀(鬼)ㆍ용(龍)들이 모두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천제의 높은 지위도 처음에는 없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 계율을 갖추어 고상한 행동을 하며, 자비롭고 은혜로우며 복덕이 융성하면 목숨이 다한 뒤 혼신이 옮겨 와 곧 천제가 되는 것이다.”
곧 자신의 지위를 빼앗길까 두려워 가서 시험하여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천제가 변방의 왕에게 일렀다.
“이제 저 인간의 왕의 인자한 혜택이 만물을 적시고 복과 덕이 매우 높으니, 나의 천제의 지위를 빼앗을 생각을 할까 두렵다. 너는 비둘기로 변화하여 빨리 왕의 처소로 가서 거짓으로 떨면서 저 왕에게 구원하여 달라고 애걸하라. 왕은 인자하므로 반드시 너를 보호하리라. 나는 곧 그 뒤를 따라서 왕에게 너를 내어 놓으라고 할 것이고, 그러면 왕은 끝내 돌려주지 않고 반드시 저자에서 파는 고기로 충당하려고 할 것이다. 그때 나는 억지를 써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왕의 마음이 맑고 참되다면 마침내 자신의 살을 베어서 그 중량만큼을 충당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저울질함을 따라서 비둘기의 무게가 자꾸만 무거워지도록 하면 살이 다하고 몸이 아파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니, 후회하는 생각이 있으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되리라.”

제석은 곧 매로 변화하고 변방의 왕은 비둘기로 변화하였다.
비둘기가 잽싸게 날아서 와서 발 밑으로 들어가서 떨면서 말하였다.
“대왕님 살려 주십시오. 제가 죽게 되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떨지 말아라. 내가 너를 살려 주리라.”
매가 곧 뒤쫓아와서 왕을 향하여 말하였다.
“나의 비둘기가 이리로 왔는데, 비둘기는 나의 밥이니, 원컨대 임금님은 돌려주시오.”
왕이 말하였다.
“비둘기가 와서 목숨을 부탁하기에 이미 그 청을 받았다. 내가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기에 끝내 어길 수가 없노라. 네가 구태여 고기를 구한다면 내가 너를 만족하게 백 배만큼의 무게를 주리라.”
매가 말하였다.
“나는 오직 비둘기가 필요할 뿐, 그 나머지 고기는 소용이 없습니다. 임금님은 은혜를 베푼다고 하면서 어찌하여 나의 밥을 빼앗습니까?”
“이미 저의 생명을 보장하였으니 신의의 중함은 천지와 같은지라, 어떻게 어기는 마음을 내겠느냐? 마땅히 무엇을 주면 네가 비둘기를 놓아 주고 기꺼이 가겠느냐?”
“만약 임금님께서 인자한 혜택으로 반드시 중생을 건지신다면 임금님 몸의 살을 베어서 비둘기와 같은 만큼의 것을 주신다면 내가 흔연히 받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좋다.”
그리고는 곧 스스로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달아서 비둘기의 무게와 같게 하려 하였다. 비둘기의 무게가 왕의 무게를 넘어 자꾸만 베어서 보태었으나 노상 그러하므로 몸뚱이의 살을 온통 다하였으나 무게가 같아지지 않았다. 살을 베어 낸 자리는 아프기가 한량없었으나 왕은 인자한 마음으로 참으며 비둘기를 살리기만 원하였으므로 또 측근의 신하에게 명하였다.
“너는 어서 나를 죽여 골수를 달아서 비둘기의 무게와 같게 하라. 나는 모든 부처님을 받들고 바르고 참된 소중한 계(戒)를 받았다. 중생의 위급과 액난을 구제함에 비록 여러 가지 사악(邪惡)한 번뇌가 있다 한들 마치 작은 바람과 같으니, 어찌 태산을 움직일 수 있으랴.”

매가 왕의 마음이 도를 지켜 옮기지 않고 인자한 혜택이 같기 어려움을 알고 각기 본래의 몸으로 돌아갔다.
제석과 변방의 왕이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대왕이여, 무엇을 지향하시기에 뇌고가 이와 같으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는 천제석이나 비행황제(飛行皇帝)의 지위를 목표로 하지 않노라. 내가 보니 중생들의 눈이 멀고 어둠에 빠져서 3존(尊)을 보지 못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흉한 재앙의 행동을 마음대로 하다가 몸을 무택(無擇)의 지옥에 던지니, 이 어리석음을 보매 측은하고 슬퍼서 부처 되기를 구하여 중생의 곤액을 구제하여 니원을 얻게 하고자 함이로다.”
천제가 놀라 말하였다.
“저는 대왕이 제 지위를 빼앗고자 한다고 여겨 어지럽힌 것입니다. 장차 무엇이든지 시킬 것은 없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내 몸의 상처를 전과 같이 낫게 하여 나로 하여금 보시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일을 지금보다 더 높이도록 하여 달라.”
천제가 곧 천의(天醫)를 시켜 신약(神藥)을 몸에 바르게 하니, 상처가 나아 기색과 역량이 전보다도 나아졌고 몸의 상처도 순식간에 말끔히 나았다.
제석이 물러나 머리를 조아리고 왕의 둘레를 세 번 돌고는 기뻐하면서 갔는데, 이 뒤로 보시를 전보다 더하였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3
예전에 보살이 몹시 가난하고 곤궁하여, 여러 장사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른 나라에 갔었다. 그들은 다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있어서 궁핍한 이에게 보시하며 중생을 제도하였다.
그들이 말하였다.
“모두 다 인자하고 은혜롭거늘 그대는 장차 무엇을 베풀겠는가?”
보살이 대답하였다.
“무릇 몸뚱이는 빌린 것이라 버리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바다의 고기들을 보니 크고 작은 것이 서로 잡아먹으니 마음이 슬퍼지노라. 내가 마땅히 이 몸으로 저 작은 놈을 대신하여 잠깐 동안의 목숨이라도 보존하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스스로 몸을 바다에 던지니 큰 고기는 배가 불렀고, 작은 놈은 살게 되었다.
혼령은 변화하여 전어(鱣魚)의 왕이 되었는데, 몸의 크기가 수 리(里)나 되었다.

해변에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에 가뭄이 들어서 백성들이 굶주려 서로 잡아먹었다. 고기의 왕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중생들이 소요(騷擾)하니 그 얼마나 고통스러우랴. 내 몸에 수 리에 뻗치는 살이 있으니, 저 백성들에게 제공하면 열흘이나 달포의 궁핍은 면하게 되리라.”
곧 몸을 솟구쳐서 그 나라 바닷가에 오르니 온 나라 사람들이 뜯어먹었지만 생명은 붙어 있었다. 살을 뜯기기 두어 달이었지만 고기가 오히려 살아 있으므로 천신이 내려와서 말하였다.
“네가 그렇게 고통을 참고 어떻게 견디느냐? 왜 목숨을 끊지 않느냐? 고통을 떠날 수 있을 터인데.”
고기가 말하였다.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혼이 나가고 몸이 썩어 버려서 백성들은 다시 굶주리고 서로 잡아먹고 할 것이니, 내가 차마 볼 수 없을 것이 느껴지노라.”
천신은 탄복하여 말하였다.
“보살이 품은 자비는 짝하기가 어렵도다.”
그리고는 마음 아파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어서 우리 중생을 제도하리라.”

어떤 사람이 도끼로 그의 머리를 잘라 가니, 고기는 그때에야 죽었다.
혼령은 곧 감응하여 왕이 되었는데, 태자로 나면서부터 높고 성스러운 지혜가 있었다. 4은(恩)으로 자비를 넓히고 은택이 2의(儀)와 가지런하며, 백성의 곤궁을 불쌍히 여겨 말하는데 목이 메었다. 그러나 나라는 아직도 가물어 마음을 다스리고 재계를 엄숙히 하면서 식사를 물려 헌상[獻]을 끊고, 머리를 조아려 참회하였다.
“백성 착하지 않은 것은 허물이 내게 있습니다. 원컨대 내 목숨을 죽이고 백성에게 비의 혜택을 주옵소서.”
날마다 애통해 하니 마치 지극한 효자가 거룩한 아버지의 상(喪)을 당한 것과 같았다.
이 정성이 먼 데까지 뻗쳐서 부처님들이 아시고 5백 분이 그 나라 지경에 오셨다.

왕은 듣고서 기쁜 마음뿐이어서 몸이 없는 것과 같았다. 받들어 맞아들여서 예배하고 정전(正殿)으로 모셨다. 황후도 태자도 엄숙히 하여 정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가장 맛난 음식과 법복(法服)을 바쳐서 모자람이 없이 하고, 온몸을 땅에 던져 예배하고, 머리를 조아려 울면서 말하였다.
“제가 마음이 더럽고 행실이 흐려서 3존(尊)과 4은(恩)의 가르침에 맞지 않아 백성들로 하여금 고난을 받게 하였습니다. 죄가 마땅히 이 몸을 쳐서 백성에게 덕을 입혀야 하오리다. 가뭄이 여러 해 계속되어 백성들이 굶주리니 원통하고 마음이 아프옵니다. 원컨대 백성들의 재앙을 없애고 그 재앙으로 내 죄를 벌하소서.”
모든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진 임금이오. 사랑하고 측은해 하며 어질고 은혜로워 덕이 제석과 같기에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아시오. 이제 그대에게 복을 주노니 슬퍼하지 마시오. 곧 백성에게 신칙하여 모두 곡식을 심게 하라.”
왕이 곧 명령과 같이 하였다. 남녀가 생업에 나아가니 집마다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 벼는 변화하여 박[蓏]이 되었는데, 농신(農臣)이 물으니, 왕은 “익기를 기다리라” 하였다. 박 열매가 나라를 덮었는데, 속에는 모두 벼나 보리[稻穬]가 두어 휘[斛]씩 들어 있었다. 그 맛은 향기로워 온 나라에 향기가 가득하니 나라가 온통 기뻐서 왕의 덕을 찬탄하였고, 네 이웃에 원수였던 나라들이 모두 신하라 일컬었으며, 백성들이 구름처럼 모여드니, 나라의 지경이 날로 늘어났다. 온 나라가 계를 지키고 3존에 귀의하였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 천상에 태어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 가난했던 사람은 바로 나였느니라. 여러 겁을 인자한 혜택으로 중생을 구제했기에 그 공이 헛되지 않아서 이제 그 과보로 부처가 되었으며, 호(號)는 천중천(天中天)으로서 3계(界)의 영웅이 된 것이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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