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덟 글자에 대한 해설입니다.
125.『천자문』은 어떻게 완성되었나?
이 마지막 백스물다섯 번째 문장의 여덟 자(字)는 『천자문』의 탄생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천자문』은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양(梁)나라의 황제였던 무제(武帝)가 신하인 주흥사(周興嗣 : 서기 470년경~521년)를 시켜 만든 서책입니다. 무제는 양나라의 초대 황제로서 시문(詩文)에 아주 뛰어났습니다. 어느 날 무제는 주흥사에게, 동진(東晋) 때의 유명한 서예가이자 학자인 왕희지(王羲之, 서기 307년~365년)의 행서(行書) 중 천 개의 한자를 중복되지 않도록 가려내게 한 뒤, 4글자씩을 한 구절로 묶어 모두 125개의 문장을 완성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 당시 주흥사는 무제의 노여움을 사 감옥에 갇혀 죽음의 형벌을 기다리는 신세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흥사의 학문을 아까워한 무제가, 만약 하룻밤 동안에 『천자문』을 완성하면 죄를 용서해주겠다고 하자,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도록 죽을 힘을 다해 문장을 지었던 모양입니다. 이 일화 때문에 후세 사람들은 『천자문』을 백수문(白首文) 혹은 백두문(白頭文)이라고도 부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주흥사는 1000개의 한자 중 992개를 가지고 어렵지 않게 문장을 만들어냈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8개의 한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전전긍긍했던가 봅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마침 꿈속에 나타난 한 도인이 '다른 글자를 돕는 글자, 즉 어조사에는 언(焉)과 재(哉)와 호(乎)와 야(也)가 있다'고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천자문』의 마지막 문장인 '謂語助者(위어조자)는 焉哉乎也(언재호야)라(어조사라고 일컫는 것은, 언(焉)·재(哉)·호(乎)·야(也)이다)' 라고 합니다. 주흥사는 꿈속 도인의 도움으로 비로소 『천자문』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천자문의 마지막 여덟 글자는 다음과 같다.
謂(이를 위) 語(말씀 어) 助(도울 조) 者(놈 자) 焉(어조사 언) 哉(어조사 재) 乎(어조사 호) 也(이끼 야)
어조하는 것[어조사]은
'焉 哉 乎 也'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