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과 계율

[은자주]유사 본문의 구절을 원용하면 불심이란 중구삭금(衆口鑠金)과

수순중생(隨順衆生)에서 찾을 수 있다, 전자는 수로부인조에 후자는 본조에 나온다, 많은 사람들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말과 중생의 바램을 따라 순응한다는 뜻이다.전자는 여론의 힘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근래 월령제한을 푼 미국소고기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 투표자의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하고도 무릎을 꿇은 이명박 정부의 무력해지는 모습을 목도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다. 지지가 대선 당시의 여론이었다면 반대도 작금의 여론이었다.

본조의 수행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불심과 계율을 대표한다. 부득은

고유어로 '붙들이'이니 노힐부득은 계율에서 놓여나[방임되어, 벗어나,

자유로운] 불심을 붙든, 心行에 장애가 없는 '등등(騰騰)'한수행자라는

말쯤으로 이해되고, 달달박박은 ‘고절(苦節)’이라는 일연의 주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롭게도 절도[계율]를 지키고 계율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하고 걱정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인물로 보인다.

계율이란수행자가 흔히 범하기 쉬운 사안에 대하여 금기한 것이니 금기

에 대한 매력은 무의식의 심층에 자리하여 단절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

운 일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자가 계율만

으로 득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이 설화는 웅변적으로 증명하였다.

말하자면 불심은 계율을 초극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

南白月二聖 努肹不得 怛怛朴朴

-삼국유사 塔像 第四

白月山兩聖『成道記』云,

백월산 양성 <성도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白月山在新羅仇史郡之北(古之屈自郡, 今義安郡),

'백월산은 신라 구사군의 북쪽에 있었다.

峯巒奇秀, 延袤數百里, 眞巨鎭也.

산봉우리는 기이하고 빼어났으며, 그 산 줄기는 수백리에 연무(산맥이 남북으로 뻗어있는 모양)하니

참으로 큰 진산이다.'

古老相傳云,

옛 노인들은 서로 전해 말했다.

昔唐皇帝嘗鑿一池,

'옛날에 당나라 황제가 일찍이 못을 하나 팠는데,

每月望前, 月色滉朗,

매월 보름 전에 달빛이 밝으면,

中有一山, 嵓石如師子,

못 가운데 산이 하나 있는데 사자처럼 생긴 바위가

隱映花間之影, 現於池中.

꽃 사이로 은은하게 비쳐서 못 가운데에 그림자를 나타냈다.

上命畵工圖其狀, 遣使搜訪天下,

황제는 화공에게 명하여 그 모양을 그리게 하고, 사자를 보내 천하를 돌며 찾게 했다.

至海東 見此山有大師子嵓.

해동에 이르러 이 산을 보니 큰 사자암이 있고

山之西南二步許有三山,

산의 서남쪽 2보쯤 되는 곳에 삼산이 있는데

其名花山(其山一體三首, 故云三山), 與圖相近.

그 이름이 화산으로서 모양이 그림과 같았다.

然未知眞僞,

그러나 그 산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므로

以隻履懸於師子嵓之頂, 使還奏聞,

신발 한짝을 사자암 꼭대기에 걸어놓고 사자가 돌아와 아뢰었다.

履影亦現池. 帝乃異之,

그런데 신발 그림자도 역시 못에 비치므로 황제는 이상히 여겨

賜名曰白月山(望前白月影現, 故以名之),

그 산의 이름을 백월산이라고 했다.

然後池中無影.

그 후로는 못가운데 나타났던 산 그림자가 없어졌다.'


山之東南三千步許, 有仙川村,

이 산의 동남쪽 3천보쯤 되는 곳에 선천촌이 있고,

村有二人,

마을에는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

其一曰努肹夫得(一作等), 父名月藏, 母味勝;

한 사람은 노힐부득 이니 그의 아버지는 이름을 월장이라고 했고, 어머니는 미승이었다.

其一曰怛怛朴朴, 父名修梵, 母名梵摩.

또 한사람은 달달박박이니 그의 아버지는 이름을 수범이라고 불렀고, 어머니는 범마라 했다.

(『鄕傳』云雉山村, 誤矣.

(향전에 치산촌이라 함은 잘못이다.

二士之名方言,

두 사람의 이름은 방언이니

二家各以「二士心行, 騰騰苦節」二義, 名之爾.)

두 집이 각각 두 사람의 심행이 등등하고 고절하다는 두 뜻으로 이름했을 뿐이다.)

皆風骨不凡, 有域外遐想, 而相與友善.

이들은 모두 풍채와 골격이 범상치 않았으며 역외하상(域外遐想-속세를 초월한 높은 사상)이 있어

서로 좋은 친구였다.

年皆弱冠, 往依村之東北嶺外法積房, 剃髮爲僧.

20세가 되자 생의마을 동북쪽 고개 밖에 있는 법적방(法積房-절이름)에 가서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未幾, 聞西南雉山村‧法宗谷‧僧道村有古寺, 可以拪眞,

그 얼마 후 서남쪽의 치산촌 법종곡 승도촌에 옛절이 있는데 서진(栖眞-정신을 수련함)할만하다는

말을 듣고,

同往大佛田‧小佛田二洞各居焉.

함께 가서 대불전과 소불전 두 마을에 각각 살았다.

夫得寓懷眞庵, 一云壤寺(今懷眞洞有古寺基, 是也);

부득은 회진암에 살았는데 혹은 이곳을 양사라고도 했다.

朴朴居瑠璃光寺(今梨山上有寺基, 是也), 皆挈妻子而居.

박박은 유리광사에 살았는데 모두 처자를 거느리고 와 살면서

經營産業, 交相來往, 棲神安養,

산업을 경영하였으며, 서로 왕래하며 정신을 수양하여

方外之志, 未常暫廢.

방외지지(方外之志-속세를 떠나고 싶은 마음, 방외는 세상밖)를 잠시도 폐하지 않았다.

觀身世無常, 因相謂曰:

그들은 몸과 세상의 무상함을 느껴 서로 말했다.


「腴田美歲良利也,

"기름진 밭과 풍년 든 해는 참으로 좋으나,

不如衣食之應念而至, 自然得飽煖也;

의식이 생각대로 생기고 저절로 배부르고 따뜻함을 얻는 것만 못하다.

婦女屋宅情好也,

또한 부녀와 집이 참으로 좋으나,

不如蓮池華藏千聖共遊, 鸚鵡孔雀以相娛也.

연지화장(蓮池花藏-비로사나불이 있는 功德無量 廣大莊嚴의 세계)에서 여러 부처나 앵무새 공작새와

함께 놀며 서로 즐기는 것만 못하다.

况學佛當成佛, 修眞必得眞!

하물며 불도를 배우면 응당 부처가 되고, 참된 것을 닦으면 필연코 참된 것을 얻는 데에 있어서랴!

今我等旣落彩爲僧,

이제 우리들은 이미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으니

當脫略纏結, 成無上道,

마땅히 몸에 얽매여 있는 것을 벗어버리고 무상의 도를 이루어야 할 터인데,

豈宜汨沒風塵, 與俗輩無異也!」

이 풍진속에 파묻혀서 세속 무리들과 함께 지내서야 되겠는가?"


遂唾謝人間世, 將隱於深谷.

이들은 마침내 인간 세상을 떠나 장차 깊은 산골에 숨으려 했다.

夜夢白毫光自西而至,

어느날 밤 꿈에 백호(白毫)의 빛이 서쪽에서 오더니

光中垂金色臂, 摩二人頂.

빛 속에서 금빛 팔이 내려와 두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다.

及覺說夢, 與之符同,

꿈에서 깨어 이야기하니 두 사람이 똑같은 꿈을 꾼지라

皆感嘆久之.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감탄했다.

遂入白月山無等谷(今南洞也),

드디어 백월산 무등곡으로 들어 갔다.


朴朴師占北鎭嶺師子嵓,

박박사는 북쪽 고개에 있는 사자암을 차지하여

作板屋八尺房而居, 故云板房;

판자집 8자방을 만들고 살았으므로 판방이라고 하고,


夫得師占東嶺磊石下有水處,

부득사는 동쪽 고개의 돌 무더기 아래 물이 있는 곳에서

亦成方丈而居焉, 故云磊房

역시 방을 만들어 살았으므로 뇌방이라 했다.

(『鄕傳』云, 夫得處山北瑠璃洞, 今板房;

향전에 이르기를,부득은 산의 북쪽 유리동에 있었으니 지금의 판방이요,

朴朴居山南法精洞磊房,

박박은 산의 남족 법정동 뇌방에 있었다 하니

與此相反. 以今驗之,『鄕傳』誤矣),

이와 상반되나 지금 상고해 보면 향전이 잘못이다.)

各庵而居.

이들은 각기 암자에 살았는데,

夫得勤求彌勒, 朴朴禮念彌陁.

부득은 미륵불을 성심껏 구했으며, 박박은 미타불(아미타불)을 경례 염송(念誦)했다.

未盈三載, 景龍三年己酉四月八日, 聖德王卽位八年也,

3년이 채 못되어 경룡 3년 기유(709) 4월 8일은 성덕왕 즉위 8년이다.

日將夕, 有一娘子年幾二十,

날이 저물어가는데 나이 20세에 가까운 한 낭자가

姿儀殊妙, 氣襲蘭麝,

매우 아름다운 얼굴에, 난초와 사향의 향기를 풍기면서

俄然到北庵(『鄕傳』云南庵), 請寄宿焉,

문득 북암에 와서 자고 가기를 청하며 ,


因投詞曰:

그녀는 글을 지어 바쳤다.

「行逢日落千山暮, 갈 길은 아득한데 해지니 온 산이 저물고,

路隔城遙絶四隣. 길 막히고 성은 먼데 사방이 고요하네.

今日欲投庵下宿, 오늘 밤 이 암자에 자려 하오니,

慈悲和尙莫生嗔.」 자비하신 스님이시여 노하지 마오.


朴朴曰:

박박은 말했다.

「蘭若護凈爲務, 非爾所取近.

"절은 깨끗해야 하는 것이니, 그대가 가까이 올 곳이 아니오.

行矣, 無滯此處!」

다른 데 가보시고, 이곳에서 지체하지 마시오. " 하고는

閉門而入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記』云: 「我百念灰冷, 無以血囊見試.」)

(『記』云:“나는 온갖 생각이 재처럼 싸늘하니 젊은 육신으로 시험치 말라.)


娘歸南庵(『傳』曰北庵), 又請如前,

낭자는 남암으로 가서 또 전과 같이 청했다.

夫得曰:

부득이 말했다.

「汝從何處, 犯夜而來?」

"그대는 어디서 이 밤중에 왔는가?"

娘答曰:

낭자가 답했다.

「湛然與太虛同體, 何有往來!

"담연(湛然-정적의 경지, 즉 우주의 근원)함이 태허(太虛-역시 우주의 근원)와

같은데 어찌 오고 감이 있겠습니까?

但聞賢士志願深重, 德行高堅,

다만 어진 선비의 바라는 뜻이 깊고 덕행이 높고 굳다는 말을 듣고

將欲助成菩提.」

장차 도와서 보리를 이루고자 합니다."

因投一偈曰:

그리고는 게송(偈頌) 하나를 주었다.

「日暮千山路, 깊은 산길 해는 저문데

行行絶四隣. 가도가도 인가는 보이지 않네

竹松陰轉邃, 松竹의 그늘은 한층 그윽하고,

溪洞響猶新. 골짜기의 시냇물 소리 더욱 새로워라.

乞宿非迷路, 길 잃어 갈 곳을 찾음이 아니라,

尊師欲指津. 尊師의 뜻 인도하려 함일세.

願惟從我請, 부디 나의 청만 들어 주시고,

且莫問何人.」 길손이 누군지는 묻지를 마오.


師聞之驚駭, 謂曰:

부득사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라면서 말했다.

「此地非婦女相汚,

"이 곳은 여자와 함께 있을 곳이 아닙니다.

然隨順衆生, 亦菩薩行之一也.

그러나 중생의 바람을 따라 순응함도 역시 보살행의 하나일 것이오.

況窮谷夜暗, 其可忽視歟!」

하물며 깊은 산골에서 날이 어두웠으니 어찌 소홀히 대접할 수 있겠소."

乃迎揖庵中而置之.

이에 그를 맞아 읍하고 암자 안에 있도록 했다.

至夜淸心礪操,

밤이 되자 부득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조를 닦아

微燈半壁, 誦念厭厭,

희미한 등불이 비치는 벽 밑에서 고요히 염불했다.

及夜將艾, 娘呼曰:

날이 새려 할 즈음에 낭자는 부득을 불렀다.

「予不幸適有産憂, 乞和尙排備苫草.」

"내가 불행히도 마침 산고가 있으니 원컨대 스님께서는 짚 자리를 준비해 주십시오."

夫得悲矜莫逆, 燭火殷勤,

부득은 불쌍히 여겨 거절하지 못하고 촛불을 들고서 은근히 대했다.

娘旣産, 又請浴.

낭자는 이미 해산을 끝내고 또다시 목욕하기를 청한다.

弩肹慚懼交心,

부득은 부끄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나,

然哀憫之情有加無已, 又備盆槽,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그보다 더해서 마지 못하여 또 목욕통을 준비하였다.

坐娘於中, 薪湯以浴之.

낭자를 통안에 앉히고 물을 데워 목욕을 시키는데

旣而槽中之水春氣郁烈,

잠시 후에 통 속의 물에서 향기가 풍기면서

變成金液.

그 물이 금액(金液)으로 변했다.

弩肹大駭, 娘曰:

이에 부득은 크게 놀라니 낭자가 말했다.

「吾師亦宜浴此.」

"우리 스님께서도 이 물에 목욕해야 합니다."

肹勉强從之,

마지못해 부득이 그 말에 좇았다.

忽覺精神爽凉, 肌膚金色,

갑자기 정신이 상쾌해짐을 느끼게 되고 피부가 금빛으로 변했다.

視其傍忽生一蓮臺.

그 옆을 보니 문득 연대(蓮臺)가 있었다.

娘勸之坐, 因謂曰:

낭자가 부득에게 앉기를 권하며 말했다.

「我是觀音菩薩, 來助大師, 成大菩提矣.」

"나는 관음보살인데 이곳에 와서 대사를 도와 대보리를 이루도록 한 것이오."

言訖不現.

말을 마치더니 이내 보이지 않았다.


朴朴謂肹今夜必染戒,

한편 박박은 생각했다.

'부득이 지난밤에 반드시 계를 더럽혔을 것이므로

將歸听之, 旣至,

가서 비웃어 주리라.' 하고 도착했다.

見肹坐蓮臺, 作彌勒尊像,

보아하니, 부득이 연화대에 앉아 미륵존상이 되었고

放光明, 身彩檀金,

금빛으로 단장된 몸에서는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不覺扣頭而禮曰:

박박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절했다.


"何得至於此乎?"

'어떻게 이 경지에 이르렀습니까?'

肹具叙其由,

부득이 그 까닭을 자세히 말해주었다.

朴朴嘆曰:

박박은 탄식하며 말했다.

"我乃障重, 幸逢大聖, 而反不遇.

"나는 마음속에 가린 것이 중첩되어 요행히 부처님을 만났으나 도리어 만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大德至仁, 先吾著鞭,

큰 덕이 있고 지극히 어진 그대가 나보다 먼저 뜻을 이루었군요.

願無忘昔日之契, 事須同攝.」

부디 지난 날의 약속을 잊지 마시고 부처되는 일은 모름지기 함께 거두셔야죠."

肹曰:

부득이 말했다.

"槽有餘液, 但可浴之."

"통 속에 남은 금액이 있으니 다만 거기에 목욕할 수있습니다."

朴朴又浴, 亦如前成無量壽,

박박이 또 목욕을 하여, 또한 전과 같이 무량수를 이루니,

二尊相對儼然.

두 부처가 상대함이 엄연했다.

山下村民聞之, 競來瞻仰, 嘆曰: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이 이 말을 듣자 다투어 달려와 우러러 보며 감탄하였다.

"希有, 希有!"

"참으로 드문 일이로다!"

二聖爲說法要, 全身躡雲而逝.

두 부처는 그들에게 불법의 요체를 설명하고는 온 몸이 구름을 올라타고 가버렸다.


天寶十四年乙未, 新羅景德王卽位

천보 14년 을미(755) 신라 경덕왕이 즉위하여

(古記云, 天鑑二十四年乙未法興卽位,

고기에 이르기를, 천감24년 을미에 법흥왕이 즉위했다고 하니,

何先後倒錯之甚如此),

어찌 선후의 뒤바뀜이 이와 같이 심할까?)

聞斯事,

이 일을 듣고

以丁酉歲遣使創大伽藍, 號白月山南寺,

정유(757)에 사자를 보내어 큰 절을 세우고 이름을 백월산 남사라 했다.

廣德二年(古記云大曆元年, 亦誤)甲辰七月十五日, 寺成,

광덕 2년 갑진(764) 7월 15일에 절이 완성되므로,

更塑彌勒尊像, 安於金堂,

다시 미륵존상을 만들어 당금에 모시고

額曰「現身成道彌勒之殿」,

액자를 <현신성도미륵지전> 이라했다.

又塑彌陁像安於講堂,

또 아마타불상을 만들어 강당에 모셨다.

餘液不足, 塗浴未周,

그러나 남은 금액이 모자라 몸에 골고루 바르지 못한 탓으로

故彌陁像 亦有斑駁之痕,

아미타불상에는 역시 얼룩진 흔적이 있다.

額曰「現身成道無量壽殿」.

그 액자에는 <현신성도무량수전>이라 했다.

議曰,

사론(史論)해 보건대,

娘可謂應以婦女身攝化者也.

낭은 참으로 부녀의 몸으로 섭화(攝化-중생을 자비심을 가지고 보호하여 교화함)하였다 할만하다.

『華嚴經』摩耶夫人善知識, 寄十一地生佛如幻解脫門,

화엄경이 마야부인 선지식(善知識-부처님의 교법)이 십일지(十一地)1)에 살며 부처를 낳아 해탈문(解脫門)

을 여환(如幻)2)한 것과 같다.

[주1):十一地: 十地와 等覺을 말함.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인 52位중 41위로부터 50위까지를 십지라 한다.

이 10위는 佛智를 생성하고 능히 住持하여 흔들리지 않고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 이익되게 함이

땅이 만물을 낳고 키움과 같아서 地라고 한다. 등각은 보살이 수행하는 순서로서 그 지혜가 부처님과

거의 같으므로 등각이라 한다. 여기서는 보살을 마야부인과 비교하고 있다.]

[주2):如幻: 환은 여러 방법으로 코끼리 말 인물등을 나타내어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느끼게 하는 것.]

今娘之桷産微意在此.

이제 낭자의 각산[順産]한 뜻이 여기에 있으며,

觀其投詞, 哀婉可愛, 宛轉有天仙之趣.

그녀가 준 글은 슬프고 간곡하며 사랑스러워서 천선(天仙)의 지취(旨趣)가 있다.

嗚呼! 使娘婆不解隨順衆生語言陁羅尼,

아, 만일 낭자로 하여금 중생의 바램을따르는 다라니를 해득할 줄 모르게 했다면

其能若是乎?

어찌 이처럼 할 수 있었겠는가?

其末聯宜云「淸風一榻莫予嗔!」,

그 글의 끝에는 당연히 “맑은 바람이 한 자리함을 꾸짖지 마오.”라고 했어야 할 것이다.

然不爾云者, 盖不欲同乎流俗語爾.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대개 세속의 말과 같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리라.

讚曰:

滴翠嵓前剝啄聲, 푸른 빛 드리운 바위 앞에 문소리 똑똑똑,

何人日暮扣雲扃.뉘신데저문 날애 구름 속빗장문 두드리나.

南庵且近宜尋去, 남암이 가까우니 그곳으로 가시지요,

莫踏蒼苔汚我庭. 푸른 이끼 밟아 나의 뜨락 더럽히지 마오.

右北庵.

이것은 북암을 기린 글이다.


谷暗何歸已暝煙 산골에 해 저무니 어디로 가리오,

南窗有簟且流連 南窓 빈 자리에 머물고 가오.

夜闌百八深深轉 깊은 밤 백팔염주 세고 있으니,

只恐成喧惱客眠 길손이 시끄러워 잠 못 들까 두려워라.

右南庵.

이것은 남암을 기린 것이다.


十里松陰一徑迷 솔그늘 십리길 한 길을 헤매다가

訪僧來試夜招提 밤되어 招提(중들을 쉬게 만든 절)로 스님 찾아 시험했네

三槽浴罷天將曉 세 번통에 목욕 끝나 새벽이 오려할 때

生下雙兒擲向西 두 아이 낳아 놓고 서쪽으로 가셨네.

右聖娘.

위의 성랑(聖娘)을 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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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면비 염불서승

郁面婢 念佛西昇 -삼국유사‘感通 제7’

-여종 욱면이 법당에서 염불하다 대들보를 뚫고 서방정토[극락]로 승천하다


[은자주] 불교의 평등사상과 고난의 정진과 육신을 가진 인간이 곧바로 부처가 되어 극락왕생하는

신비체험 등 감동의 물결은 끝없이 파도쳐온다.

일연은 감동받은 인물이 있으면 어김없이 칠언절구 찬(讚)으로 전(傳)을 마무리한다. 이런 패턴의

글쓰기는 중국의 양고승전(梁高僧傳)에서 비롯되어, 각훈의 <해동고승전>을 거치며 승전쓰기의

전통으로 확립되었다.

나는 우스개소리로, 삼국유사를 읽을 때 찬이 붙은 작품을 만나면 일연이 감동받은 설화작품으로

보면 틀림없다고 말한다.


景德王代康州(今晉州, 一作剛州, 則今順安)

경덕왕 때 강주에

善士數十人, 志求西方,

남자 신자 수십명이 서방정토를 정성껏 구하여

於州境創彌陀寺, 約萬日爲契.

주의 경계에 미타사란 절을 세우고 만일(萬日)을 기약하여 계(契)를 만들었다.

時有阿干貴珍家一婢名郁面,

그 때 아간 귀진의 집에 계집종 하나가 있었는데 욱면이라 불렀다.

隨其主歸寺, 立中庭, 隨僧念佛,

욱면은 주인을 모시고 절에 가 마당에 서서 중을 따라 염불했다.

主憎其不職,

주인은 그녀가 자신의 직분에 맞지 않는 짓을 하는 것을 못 마땅히 여겨

每給穀二碩, 一夕舂之.

곡식 두 섬을 하룻밤 동안에 다 찧게 했는데,

婢一更舂畢, 歸寺念佛.

계집종은 초저녁에 다 찧어 놓고 절에 가서 염불했으며,

(俚言「己事之忙, 大家之春促」, 盖出乎此.)

(속담에 “자기일 바빠 큰집 방아찧기 서두른다.”는 말은 대개 여기에서 나왔다.)

日夕微怠,

밤낮으로 조금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庭之左右, 竪立長橛,

그녀는 뜰 좌우에 긴 말뚝을 세우고

以繩穿貫兩掌,

두 손바닥을 뚫어 노끈으로 꿰어

繫於橛上合掌,

말뚝 위에 매고는 합장하면서

左右遊之激勵焉.

좌우로 흔들어 자신을 스스로 격려했다.

時有天唱於空

그 때 하늘에서 외치기를,

"郁面娘入堂念佛",

‘욱면랑은 법당에 들어가 염불하라.’고 했다.

寺衆聞之, 勸婢入堂, 隨例精進.

절의 중들이 이 소리를 듣고 계집종을 권해서 당에 들어가 전과 같이 정진하게 했다.

未幾, 天樂從西來,

얼마 안 있어 하늘의 음악소리가 서쪽에서 들려오더니,

婢湧透屋樑而出, 西行至郊外,

욱면은 몸이 솟구쳐 집대들보를 뚫고 올라가 서쪽 교외로 가더니

捐骸變現眞身. 坐蓮臺,

유해(遺骸)을 버리고 부처의 몸으로 변하여 연화대에 앉아

放大光明 緩緩而逝,

큰 빛을 발하면서 천천히 가버렸는데,

樂聲不撤空中.

음악소리는 오랫동안 하늘에서 그치지 않았다.

其堂至今有透穴處云.(已上『鄕傳』.)

그 법당에는 지금도 뚫어진 구멍자리가 있다고 한다.

按『僧傳』:

승전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棟梁八珍者觀音應現也.

동량 팔진은 관음보살의 현신이었다.

結徒有一千, 分朋爲二,

무리들을 모으니 천명이나 되었는데, 두 패로 나누어

一勞力, 一精修,

한 패는 노력을 다하고, 한패는 정성껏 도를 닦았다.

彼勞力中知事者不獲戒,

그 노력하던 무리 중에 일을 맡아보던 이가 계를 얻지 못하고

墮畜生道, 爲浮石寺牛.

축생도에 떨어져서 부석사의 소가 되었다.

嘗駄經而行, 賴經力,

일찍이 소가 불경을 등에 싣고 가다가 불경의 힘을 입어

轉爲阿干貴珍家婢, 名郁面.

아간 귀진의 집 계집종으로 태어났는데, 이름을 욱면이라 했다.

因事至下柯山, 感夢遂發道心.

욱면은 일이 있어 하가산에 갔다가 꿈에 감응해서 마침내 불도을 닦을 마음이 생겼다.

阿干家距惠宿法師所創彌陀寺 不遠,

아간의 집은 혜숙법사가 세운 미타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阿干每至其寺念佛,

아간은 언제나 그 절에 가서 염불했으므로

婢隨往, 在庭念佛云云.」

계집종인 욱면도 따라갔고 뜰에서 염불했다고 한다.

如是九年, 歲在乙未正月二十一日,

이와 같이 9년 동안을 했는데, 을미년 정월 21일에

禮佛撥屋梁而去,

부처에게 예배하다가 집의 대들보를 뚫고 올라갔다.

至小伯山, 墮一隻履,

소백산에 이르러 신발 한 짝을 떨어뜨렸으므로

就其地爲菩提寺.

그 곳에 보리사란 절을 지었고,

至山下棄其身, 卽其地爲二菩提寺,

산 밑에 이르러 그 육신을 버렸으므로 그 곳에는 제2보리사를 지었다.

榜其殿曰「勗面登天之殿」.

그 전당에 편액하여 ‘욱면등천지전’이라 했다.

屋脊穴成十許圍,

대들보에 뚫린 구멍은 열 아름이나 되었지만,

雖暴雨密雪不霑濕.

폭우나 세찬 눈에도 전각 안은 젖지 않았다.


後有好事者範金塔一座,

후에 호사자(好事者)들이 금탑 1좌를

直其穴, 安承塵上,

그 구멍에 맞추어서 승진(承塵)위에 모시고

以誌其異,

그 이적(異跡)을 기록했는데,

今榜塔尙存.

지금도 그 편액과 탑은 그대로 남아있다.


勗面去後,

욱면이 간 후에,

貴珍亦以其家異人托生之地,

귀진도 또한 그의 집이 신이한 사람이 의탁해 살던 곳이라 하여,

捨爲寺曰法王, 納田民,

집을 희사해 절을 만들어 이름을 법왕사라 하고, 전민(田民)을 바쳤다.

久後廢爲丘墟.

오랜 후 절은 허물어져 쓸쓸한 빈터가 되었다.


有大師懷鏡, 與承宣劉碩‧小卿李元長, 同願重營之.

대사 회경이 승선 유석, 소경 이원장과 함께 발원하여 절을 중건하였는데,

鏡躬事土木, 始輸材,

이 때 회경이 친히 토목공사를 맡아 재목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夢老父遺麻葛屨各一.

그날 회경의 꿈에 노부가 삼으로 삼은 신과 칡으로 삼은 신을 각각 한 켤례씩 주었다.

又就古神社, 諭以佛理,

또 회경은 옛 신사에 나아가 불교의 이치를 깨우치고

斫出祠側材木, 凡五載告畢.

신사 옆의 재목을 베어다가 5년만에 공사를 마쳤다.

又加臧獲, 蔚爲東南名藍,

또 노비까지 더하여 이 절은 매우 융성해졌으며 이 후 동남지방의 이름있는 절이 되었다.

人以鏡爲貴珍後身.

사람들은 회경을 귀진의 후신이라 했다.


議曰:

논평하여 본다.

按鄕中古傳, 郁面乃景德王代事也,

고을 안의 고전을 살펴보면 욱면의 일은 경덕왕 시대의 사실이다.

據徵(「徵」字疑作「珍」. 下亦同)本傳, 則元和三年戊子, 哀莊王時也.

징(徵)의 본전에 따르면 원화 3년 무자(808) 애장왕 때의 일이라 했다.

景德後歷惠恭‧宣德‧元聖‧昭聖‧哀莊等五代, 共六十餘年也.

경덕왕 이 후에 혜공왕, 선덕왕, 원성왕, 소성왕, 애장왕 등 5대까지는 도합 60여년이나 된다.

徵先面後, 與鄕傳乖違,

귀징이 먼저가 되고 욱면이 뒤가 되므로 그 차례가 향전과 어긋난다.

然兩存之闕疑.

여기에다 이 두 가지를 다 실어 의심을 없앤다.


讚曰:

西隣古寺佛燈明, 서편 이웃 옛 절에는 불등 밝은데

舂罷歸來夜二更. 방아 찧고 갔다 오면 밤은 깊어 이경이네.

自許一聲成一佛, 한마디 염불마다 부처가 되어지고,

掌穿繩子直忘形. 손바닥에 줄을 뀀은 그 몸 바로 잊음이네.

[베네주엘라 엔젤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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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삼국유사》(三國遺事)는 고려 시대의 승려 일연(一然)이 고려 충렬왕 7년(1281년)[1]에 인각사(麟角寺)에서 편찬한 삼국 시대의 역사서이다.[2] 원판(原版)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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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三國遺事)는 고려 시대의 승려 일연(一然)이 고려 충렬왕 7년(1281년)[1]에 인각사(麟角寺)에서 편찬한 삼국 시대의 역사서이다.[2] 원판(原版)은 전하지 않으며 2003년에 조선 초기의 간행본과 중종 임신본이 각각 대한민국의 국보 제306호와 제306-2호로 지정되었다.

구성

전체 5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권 내에 다시 9편으로 나뉘어 있다. 권수는 편목의 유형에 따라 구분한 것이 아니라 분량에 따라 편의적으로 구분한 것이다. 제일(第一)이 붙어 있는 것이 왕력과 기이 두 편이라고 한다.

  1. 권1 왕력(王曆) 제1 : 간략한 제왕의 연대기로 중국 역대 왕조를 기준으로 신라고구려백제가야를 대상으로 하여 기원전 57년부터 936년 고려 태조에 의한 후삼국 시대의 통일기까지를 시간적 폭으로 한 연대표이다.
  2. 권1 기이(紀異) 제1 : 고조선, 위만조선, 삼한, 칠십이국, 낙랑군, 북대방, 남대방, 말갈·발해, 오가야, 부여이서국고구려백제 등 고조선으로부터 남북국 시대 이전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총 36조로 이루어져 있다.
  3. 권2 기이(紀異) 제2 : 통일신라의 출현과 이후 역대왕들 그리고 기타 등등을 다루고 있으며 총 24조. 고조선에서 고려 건국 이전까지 존재했던 여러 국가와 여러 왕(특히 신라왕)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전체 분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방대하다.
  4. 권3 흥법(興法) 제3 : 삼국에 불교가 처음 전래되고 흥성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총 8조.
  5. 권3 탑상(塔像) 제4 : 불교의 흥성에 따라 삼국(특히 신라)에 주목할만한 사탑이나 불상을 조성했던 사실을 기록했다. 총 29조.
  6. 권4 의해(義解) 제5 : 신라의 고승들이 보여주었던 뛰어난 행적을 통해 그들의 신앙심을 천명하였다. 총 14조.
  7. 권5 신주(神呪) 제6 : 신라 밀교계통 고승들의 기이한 행적을 통해 불교와 무속의 융합 및 호국 불교의 모습 소개. 총 3조.
  8. 권5 감통(感通) 제7 : 불심이 남달랐던 일반 신자와 승려들의 기적 체험을 통해 부처님의 가피력을 천명하였다. 총 10조.
  9. 권5 피은(避隱) 제8 : 구도 과정에서 세상을 등지고 홀로 불법을 닦은 승려들의 행적. 총 10조.
  10. 권5 효선(孝善) 제9 : 세속적 윤리인 효와 불교적 윤리(윤회, 인과응보)의 결합을 통해 신라인의 효행 사례 기록. 총 5조.

내용

삼국유사에는 삼국과 가락국(駕洛國 : 가야)의 왕대와 연대, 고조선 이하 여러 고대 국가의 흥망·신화·전설·신앙 및 역사, 불교에 관한 기록, 고승들에 대한 설화, 밀교 승려들에 대한 행적, 고승들의 행정, 효행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모든 설화는 삼국 시대의 것이지만, 유동하던 이야기가 고려 시대에 와서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따라서 흘러 다니던 설화의 내용이 일연이라는 개인에 의해 작품화된 셈이므로 고려의 설화문학으로 취급될 수 있다.[3] 삼국유사에 수록된 설화의 주제는 주로 신라와 불교를 중심으로 편찬되어 있다. 고대사 연구에서 《삼국사기》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단군 신화를 비롯하여 이두로 쓰인 향가 14수가 기록되어 있어 국어 국문학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특히, 향가는 《균여전》에만 11수(首)가 수록되어 있을 뿐, 다른 전적에는 전혀 전하지 않기 때문에 향가 연구에서 삼국유사는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4] 또한 《제왕운기》와 더불어 단군 신화를 전하는 유일한 기록으로 고려 후기, 대몽항쟁 과정에서 급부상한 단군 신앙과 동족 의식을 반영한다.[5]

 

 

三國遺事

삼국유사

紀異편 序文

[은자주]<삼국유사>는 5권(卷) 9편(編), 138조(條)로 구성되었으나

제1편이 '왕력'이므로 유사의 설화는 8편이고 내용분류는 아래와 같다.

 

[1.왕력(王曆)]

2.기이紀異(59조),

3.흥법興法(6조),

4.탑성塔像(31조),

5.의해義解(4조),

6,신주神呪(3조),

7.감통感通10조),

8.피은避隱(10조),

9.효선孝善(5조).

총138조.


그런데, 2.기이(紀異)편에는 서문이 붙어 있고 그 분량도 138조 가운데 59조에 이른다. 이것은 초현실적 담론에 대한 일연의 신뢰를 반영한다.

굳이 기이편에만 서문을 붙인 것은 중국의 역사 기록에 빗대어 초현실적 담론도 사실에 바탕한 역사 기록 못지 않게 중요함을 지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이편 서문을 읽어 보고, 참고로 <삼국유사>의 전체 내용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紀異第二

 

敍曰.

서술하여 말한다.

大抵古之聖人.

대체로 옛날 성인[공자]은

方其禮樂興邦. 仁義設敎.

禮와 樂으로써 나라를 일으키고 仁과 義로써 가르침을 베푸는 데 있어

則怪力亂神, 在所不語.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아니하였다.

語然而帝王之將興也.

그러나 제왕이 장차 일어날 때에는

膺符命, 受圖?(竹+錄),

부명(符命-하늘이 제왕이 될 사람에게 내리는 표)과 도록(圖서적 록- 미래의 길흉을 예언하여 기록한 책, 도참과 같은 말)을 받게 되므로

必有以異於人者.

반드시 보통사람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然後能乘大變,

그러한 연후라야 큰 변화의 기회를 타서

握大器, 成大業也.

제왕의 지위를 얻고, 대업[건국]을 이루었다.

故河出圖,

그런 까닭에 河水에서 하도(河圖 - 옛날 중국의 복희씨 때 황하에서 길이 8자가 넘는 龍馬가 등에 지고 나왔다는 그림으로 주역의 팔괘의 근원이 됨)가 나오고,

洛出書,

낙서(洛書 - 옛날 중국의 우왕때 낙수에서 나온 거북의 등에 새겨져 있었다는 글씨

로 서경의 홍범구주(洪範九疇)의 기원이 됨)가 나오고 나서

而聖人作.

성인이 일어났다.

以至虹繞神母而誕羲,

또 무지개가 神母를 둘러싸 복희(중국 고대 삼황의 한사람으로 백성들에게 농업 어업 목축을 가르쳤다고 함) 를 낳았다든가,

龍感女登而生炎.

용이 여등과 교접을 하여 염제(신농씨를 말함, 火德으로 제왕이 되었다고 함) 를 낳았으며,

皇娥遊窮桑之野.

궁상의 들판에서 황아가 노닐 때

有神童自稱白帝子,

신동이 스스로 白帝의 아들이라 칭하며

交通而生小昊.

황아와 사귀어서 소호를 낳았고,

簡狄呑卵而生契.

간적은 알을 삼켜 설을 낳았고,

姜嫄履跡而生棄.

강원은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기를 낳았으며,

胎孕十四月而生堯.

[요(堯)의 어머니는] 잉태한 지 14개월만에 요을 낳았고,

龍交大澤而生沛公.

[패공(沛公, 한고조 유방)의 어머니는] 큰 연못에서 용이 교접하여 패공을 낳았다.

自此而降. 豈可殫(死+單)記.

이후로 이런 일들을 어찌 다 기록할 수 있겠는가?

然則三國之始祖.

그렇다면 우리나라 삼국의 시조가

皆發乎神異. 何足怪哉.

모두 신비로운 데에서 탄생하였다고 해서 무엇이 괴이한가?

此神異之所以漸諸篇也. 意在斯焉.

이 기이편을 여러 편의 앞에 높인 것도 그 뜻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참고]

 

 

<삼국유사> 총 5권(卷), 9편(編), 138조(條)

 

卷第1

왕력(王曆) 제1

 

기이(紀異) 제2

1)고조선(古朝鮮) 2)위만조선(衛滿朝鮮) 3)마한(馬韓) 4)이부(二府) 5)72국(七十二國) 6)낙랑국(樂浪國) 7)북대방(北帶方) 8)남대방(南帶方) 9)말갈과 발해(靺鞨 渤海) 10)이서국(伊西國) 11)오가야(五伽耶) 12)북부여(北扶餘) 13)동부여(東扶餘) 14)고구려(高句麗) 15)변한(卞韓) 백제(百濟) 16)진한(辰韓) 17)사절유택(四節遊宅) 18)신라시조(新羅始祖) 혁거세왕(赫居世王) 19)제2대 남해왕(第二南解王) 20)제3대 노례왕(第三弩禮王) 21)제4대 탈해왕(第四脫解王) 22)김알지(金閼智) 탈해왕대(脫解王代) 23)연오랑과 세오녀(延烏郞 細烏女) 24)미추왕과 죽엽군(味鄒王 竹葉軍) 25)나물왕(奈勿王) 김제상(金堤上) 26)제18대 실성왕(第十八實聖王) 27)거문고 갑을 쏘다(射琴匣) 28)지철로왕(智哲老王) 29)진흥왕(眞興王) 30)도화녀와 비형랑(桃花女 鼻荊郞) 31)하늘이 내려 준 옥대(天賜玉帶) 32)선덕왕이 미리 알아낸 세가지 일(善德王知機三事) 33)진덕왕(眞德王) 34)김유신(金庾信) 35)태종 춘추공(太宗春秋公) 36)장춘랑과 파랑(長春郞 罷郞)


卷第2


37)문무왕 법민(文虎王法敏) 38)만파식적(萬波息笛) 39)효소왕 때의 죽지랑(孝昭王代 竹旨郞) 40)성덕왕(聖德王) 41)수로부인(水路夫人) 42)효성왕(孝成王) 43)경덕왕(景德王) 충담사(忠談師) 표훈대덕(表訓大德) 44)원성대왕(元聖大王) 45)이른 눈(早雪) 46)흥덕왕과 앵무새(興德王 鸚鵡) 47)신무대왕과 염장 궁파(神武大王 閻長 弓巴) 48)48대 경문대왕(四十八景文大王) 49)처용랑과 망해사(處容郞 望海寺) 50)진성여대왕(眞聖女大王) 거타지(居?知) 51)효공왕(孝恭王) 52)경명왕(景明王) 53)경애왕(景哀王) 54)김부대왕(金傅大王) 55)남부여(南扶餘) 전백제(前百濟) (북부여(北扶餘)) 56)무왕(武王) 57)후백제의 견훤(後百濟 甄萱) 58)가락국기(駕洛國記)

 


卷第3


흥법(興法)제3


1)순도 고구려에 불교를 처음 전하다(順道肇麗) 2)난타 백제의 불교를 열다(難?闢濟) 3)아도 신라 불교의 기초를 닦다(阿道基羅) 4)원종은 불법을 일으키고 이차돈은 순교하다(原宗興法 \胃+犬?滅身) 5)법왕 살생을 금하다(法王禁殺) 6)보장왕이 도교를 신봉하니 보덕 화상은 절을 남쪽으로 옮기다(寶藏奉老 普德移庵)


탑상(塔像)제4


1)동경 흥륜사의 금당 십성(東京興輪寺金堂十聖) 2)가섭불의 연좌석(迦葉佛宴坐石) 3)요동성의 아육왕탑(遼東城育王塔) 4)금관성의 파사석탑(金官城婆娑石塔) 5)고구려의 영탑사(高麗靈塔寺) 6)황룡사의 장륙존상(皇龍寺丈六) 7)황룡사의 구층탑(皇龍寺九層塔) 8)황룡사의 종(皇龍寺鐘) 분황사의 약사동상(芬皇寺藥師) 봉덕사의 종(奉德寺鐘) 9)영묘사의 장륙존상(靈妙寺丈六) 10)사불산(四佛山) 굴불산(掘佛山) 만불산(萬佛山) 11)생의사의 석미륵(生義寺石彌勒) 12)흥륜사의 벽화 보현보살(興輪寺壁?普賢) 13)세곳에 나타난 관음과 중생사(三所觀音 衆生寺) 14)(세곳에 나타난 관음과(三所觀音)) 백률사(栢栗寺) 15)(세곳에 나타난 관음과(三所觀音)) 민장사(敏藏寺) 16)전후로 가지고 온 사리(前後所將舍利) 17)미륵선화 미시랑과 진자사(彌勒仙花 末尸郞 眞慈師) 18)남백월산의 두 성인(南白月二聖) 노힐부득(努힐夫得) 달달박박(달달朴朴) 19)분황사의 천수관음에게서 눈먼 아이가 눈을 얻다(芬皇寺千手大悲 盲兒得眼) 20)낙산의 두 보살 관음, 정취와 조신(洛山二大聖 觀音 正趣 調信) 21)어산의 부처 영상(魚山佛影) 22)오대산의 5만진신(臺山五萬眞身) 23)명주 오대산의 보즐도 태자 전기(溟州五臺山寶叱徒太子傳記) 24)오대산 월정의 다섯 성중(五臺山月精寺五類聖衆) 25)남월산(南月山) 26)천룡사(天龍寺) 27)무장사의 미타전(?藏寺彌陀殿) 28)백엄사의 돌탑과 사리(伯嚴寺石塔舍利) 29)영추사(靈鷲寺) 30)유덕사(有德寺) 31)오대산 문수사의 석탑기(五臺山文殊寺石塔記)


卷第4


의해(義解)제5


1)원광이 당나라로 유학하다(圓光西學) 2)보양과 배나무(寶壤梨木) 3)양지 석장을 부리다(良志使錫) 4)천축으로 간 여러 법사(歸竺諸師) 5)혜숙, 혜공이 갖가지 모습을 나타내다(二惠同塵) 6)자장이 계율을 정하다(慈藏定律) 7)원효 구속을 받지 않다(元曉不羈) 8)의상이 화엄종을 전래하다(義湘傳敎) 9)사복이 말을 하지 않다(사\盤+也福不言) 10)진표 간자를 전하다(眞表傳簡) 11)관동 풍악의 발연수 석기(關東楓岳鉢淵藪石記) 12)승전의 석촉루(勝詮??) 13)심지 진표조사의 뒤를 잇다(心地繼祖) 14)유가종의 대현과 화엄종의 법해(賢瑜伽 海華嚴)


卷第5


신주(神呪)제6


1)밀본 요사한 귀신을 물리치다(密本?邪) 2)혜통 용을 항복시키다(惠通降龍) 3)명랑의 신인종(明朗神印)


감통(感通)제7


1)선도성모 불교생사를 수희하다(仙桃聖母隨喜佛事) 2)욱면비 염불하여 서쪽으로 가 하늘로 올라가다(郁面婢念佛西昇) 3)광덕과 엄장(廣德 嚴莊) 4)경흥 대성 문수보살을 만나다(憬興遇聖) 5)진신이 공양을 받다(眞身受供) 6)월명사의 도솔가(月明師兜率歌) 7)선률이 되살아나다(善律還生) 8)김현이 범을 감동시키다(金現感虎) 9)융천사의 혜성가(融天師彗星歌) 진평왕대(眞平王代) 10)정수사 얼어 죽게 된 여자를 구하다(正秀師救氷女)


피은(避隱)제8


1)낭지 구름을 타다(朗智乘雲) 보현수(普賢樹) 2)연회 명예를 피하다(緣會逃名) 문수재(文殊岾) 3)혜현이 고요함을 구하다(惠現求靜) 4)신충이 벼슬을 버리다(信忠掛官) 5)포산의 두 성사(包山二聖) 6)영재는 도적을 만나다(永才遇賊) 7)물계자(勿稽子) 8)영여사(迎如師) 9)포천산의 다섯 비구(布川山 五比丘) 경덕왕대(景德王代) 10)여불사(念佛師)


효선(孝善)제9

 

1)진정법사 효도와 선행이 다 아름답다(眞定師孝善雙美) 2)대성 이세의 부모에게 효도하다(大城孝二世父母) 신문왕대(神文王代) 3)향득 사지 다리살을 베어 어버이를 봉양하다(向得舍知割股供親) 경덕왕대(景德王代) 4)손순 아이를 매장하다(孫順埋兒) 흥덕왕대(興德王代) 5)가난한 여인 어머니를 봉양하다(貧女養母)

 

발문(跋)

간기(刊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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