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목)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벤치에서 자작시 <별>을 읽고 있는 시인 정지용 像.
조각에서 읽고 있는 작품은 <별1>이다.
<별2>도 소개한다.
물론 그가 쓴 제목은 두 작품 모두 <별>이다.
별 1
-정지용
누워서 보는 별 하나는
진정 멀-고나.
아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실로 잇은듯 가깝기도 하고,
잠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유리에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 듯, 솟아나 듯,
불리울 듯, 맞어들일 듯,
문득, 영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 처럼 이는 회한에 피여오른다.
흰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우에 손을 념이다.
별 2
-정지용
창을 열고 눕다.
창을 열어야 하늘이 들어오기에.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다.
일식이 개이고난 날 밤 별이 더욱 푸르다.
별을 잔치하는 밤
흰옷과 흰자리로 단속하다.
세상에 안해와 사랑이란
별에서 치면 지저분한 보금자리.
돌아 누워 별에서 별까지
해도海圖 없이 항해하다.
별도 포기 포기 솟았기에
그 중 하나는 더 휙지고
하나는 갓 낳은 양
여릿 여릿 빛나고
하나는 발열하야
붉고 떨고
바람엔 별도 쓰리다
회회 돌아 살아나는 촉불!
찬물에 씻기여
사금을 흘리는 은하!
마스트 알로 섬들이 항시 달려 왔었고
별들은 우리 눈썹 기슭에 아스름 항구가 그립다.
대웅성좌大雄星座가
기웃이 도는데!
청려淸麗한 하늘의 비극에
우리는 숨소리까지 삼가다.
이유는 저 세상에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제마다 눈감기 싫은 밤이 있다.
잠재기 노래 없이도
잠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