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고은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기역 니은 아는 것 없어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고군산(古群山)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다 가지겠는가.
또 무엇을 생이지지(生而知之)로 안다 하겠는가.
잎새 나서 지고 물도 차면 기우므로
우리도 그것들이 우리 따르듯 따라서
무정(無情)한 것 아닌 몸으로 살다 갈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서정가 -신석정 http://blog.naver.com/swhw0412/30047232284 흰 복사꽃이 진다기로서니
빗날같이 뚜욱 뚝 진다기로서니 아예 눈물 짓지마라, 눈물 짓지마라....
너와 나의 푸른 봄도 강물로 흘렀거니 그지없이 강물로 흘러갔거니
흰 복사꽃이 날린다기로서니 낙엽처럼 휘날린다 하기로서니 서러울 리 없다, 서러울 리 없어....
너와 나는 봄도 없는 흰 복사꽃이여 빗날같이 지다가 낙엽처럼 날려서 강물로 강물로 흘러가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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