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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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가운데(空中)에는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 없어서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입니다.

반야심경의 문맥을 잘 이해해야만 합니다.

덮어놓고 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 없다는 게 아닙니다.

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인데 그런 게 없다고 하면 안 되는 거죠.

공 그 자체에, 즉 공 가운데에 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 없다는 뜻입니다.

空에는 그 어떤 실체라고 여길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空입니다.

어떤 실체라고 여길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空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12처(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합쳐서 12처(處)라고 부릅니다.

안 = 감각기관 = 眼耳鼻舌身意

밖 = 감각대상 = 色聲香味觸法

안과 밖을 설명한 것 입니다.

나 자체와 내가 바라보는 것들의 총 결합체가 바로 12처(處)입니다.

처(處)는 장소라는 의미입니다.

 

6내처(六內處) + 6외처(六外處) =12처(處)

6내처(六內處) : 안처(眼處) · 이처(耳處) · 비처(鼻處) · 설처(舌處) · 신처(身處) · 의처(意處)

6외처(六外處) : 색처(色處) · 성처(聲處) · 향처(香處) · 미처(味處) · 촉처(觸處) · 법처(法處)

 

眼 : 色 = 눈은 빛깔/형체를 대하고,

耳 : 聲 = 귀는 소리를 대하고,

鼻 : 香 = 코는 냄새를 대하고,

舌 : 味 = 혀는 맛을 대하고,

身 : 觸 = 몸은 감촉을 대하고,

意 : 法 = 뜻은 생각꺼리를 대한다.

 

색성향미촉법에서 法은 정신적인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마음(뜻)의 대상이란 뜻이니까요.

그래서 생각거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오온에서의 色은 물질이고,

육경에서의 色은 빛깔/형체라고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오온은 나 자체를 분석한 것이고,

육경은 바깥 대상들을 분석한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물론 바깥에 있는 色들도 물질이지만, 그게 눈에 보여질 때는 빛깔/형체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육경의 色을 빛깔/형체라고 표현한 것이죠.

 

바깥 대상들인 육경(色聲香味觸法)도 역시 그 본질은 실체가 없어 空한 것입니다.

 

무상/고/무아를 먼저 적용시켜 보겠습니다.

色 : 모든 형체는 매 순간순간 변하여 무상하고, 그러므로 고이며, 실체가 없어 무아입니다.

聲 : 모든 소리는 생겼다라 바로 사라지니 무상하며, 고이며, 무아입니다.

香 : 모든 냄새도 곧 사라지니 무상하며, 고이며, 무아입니다.

味 : 맛도 영원할 수 없으니 무상하며, 고이며, 무아입니다.

觸 : 감촉도 영원할 수 없어 무상하며, 고이며, 무아입니다.

法 : 생각들도 항상 변하고 또 변하니, 무상하며, 고이며, 무아입니다.

 

이제 空을 적용시켜보겠습니다.

色 : 빛깔은 인연화합, 즉 연기(상호의존)으로 생겼으므로 거기엔 실체가 없어 공합니다.

聲 : 소리도 인과 연이 화합돼서 생겼으므로 실체가 없어 공합니다.(양쪽 손바닥이 부딛쳐야 소리가 나죠)

香 : 냄새도 인과 연이 화합돼서 생겼으므로 실체가 없어 공합니다.

味 : 맛도 저절로 스스로 생긴게 아니라 상호의존적으로 발생한 것이라서 공합니다.

觸 : 감촉은 저절로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공합니다.

法 : 생각꺼리들도 인연이 있어야만 생기므로 스스로의 성품이 없어서 공합니다.

 

정말로 스스로의 성품이 있다면, 영원히 변화가 없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영원히 변화가 없는 것이 있을까요?

色聲香味觸法이 항상 변화할까요? 아니면 고정돼 있을까요?

항상 변합니다.

모든 것이 무상하게 변화하는 이유는 스스로의 성품이 없어서 空하기 때문입니다.

色聲香味觸法은 아주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色聲香味觸法에 스스로의 성품은 없습니다. 왜냐면 인연화합에 의해 생겼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色聲香味觸法은 모두 空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色聲香味觸法은 진실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진실이 없는 色聲香味觸法에 집착하면 고통이 생기게 됩니다.

특히 화가 나는 것은

내 귀가 소리...즉 내 욕을 하는 소리나, 나를 비방하는 그런 소리를 듣고 화를 내는 겁니다.

소리엔 실체가 없습니다.

근데 그 소리에 실체가 있다고 여기고, 그게 나에게 어떤 피해를 준다고 여겨서 화를 내는 것입니다.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은 인체 기관 특히 아랫배에서부터 목, 입속까지 일곱군데를 부딛침으로 인해 소리가 생성된다는 내용이 대지도론에 나옵니다.

마치 메아리가 생긴 것과 같이 인연화합으로 소리가 생성됩니다.

산에서 어떤 사람이 크게 야호~~~하고 외치면 그 소리가 다른 산에 부딪쳐서

계속 야호~야호~ 소리(메아리)가 여러 번 들립니다.

처음에 야호~ 이 소리만 진짜고 나머지 메아리들의 야호~소리는 사실 거짓인 겁니다.

그렇지만 들리죠. 실체가 없어 거짓이지만 메아리는 분명하게 들립니다.

모든 소리도 이 메아리와 같습니다.

왜냐면 인연화합으로 생성된 것이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양쪽 손바닥이 딱 부딪쳐야 짝 소리가 나고,

타이어 바퀴가 땅바닥에 강하게 미끄러져야 끽 소리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소리라는 것은 인과 연이 화합해서 생긴 것이므로 스스로의 성품이 없어서 空한 것입니다.

나를 욕하는 소리도 나에게 그 어떤 피해를 주는 것도 없고,

나를 칭찬하고 찬양하는 소리도 나에게 그 어떠한 이득을 주는 것도 역시 없습니다.

소리에도 실체가 없으며, 나 자체에도 그 어떠한 실체도 없습니다.

둘 다 공한 것이죠.

공한 것이 공한 것에게 피해를 줄 수도 없으며,

공한 것이 공한 것에게 이득을 줄 수도 없습니다.

그저 모두 다 자신의 착각일 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세속팔풍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란 뜻은

空 그 자체에는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도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당연한 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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