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15화 - 복숭아 맛과는 다르다 (非蜜果之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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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을에 두 처녀가 있었다.

두 처녀는 서로 약속하기를

"만약 우리가 시집을 가면

먼저 시집 간 사람이

첫날밤의 그 재미를 알려줘야 한다" 고 했다.

그러던 중 한 처녀가 먼저 출가를 하게 되었다.

 

그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출가하지 않은 처녀가 첫날밤의 재미를 묻자,

"신랑이 그 복방망이만한 생고기를

내 그 구멍에 넣고는 들락날락 하는데,

몸과 마음이 혼미해지고 뼈마디가 녹아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으니

그 맛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하고

일러 주었다.

 

이에 출가하지 않은 처녀가 다시

"그럼 그 맛이 저 건너 최서방 댁에서

제사에 쓰던 밀과(蜜果 - 복숭아)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고 물으니,

그러자 출가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기를,

"밀과의 맛은 달기는 달되

눈을 뜨고 먹는 것이지만,

첫날밤의 그 맛이란 두 눈이 스르르 감겨

눈을 뜨고 맛을 보려고 해도

도무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첫날밤의 그 맛에다

밀과의 맛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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