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12화 - 두 사람 다 용서치 못하노라 (兩人罪不可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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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도 숙천부에 사는 한 백성이
혼자서 산속을 지나다가
풀밭에서 풀을 뜯고 있는 한 마리의 암말을 보고
그만 음욕이 치솟아 말과 관계를 했다.
이때 마침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 광경을 보고 소리내어 웃으니
부끄럽기가 이를 데 없을 뿐더러,
장차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도저히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는 형편이라
그를 잡고 소문을 내지 말아달라고 통사정을 하고는
입막음조로 벼 석 섬을 주었다.
그러나 소문이 파다하게 돌자,
이에 크게 노한 암말과 관계했던 그 백성은
입막음조로 주었던 벼 석 섬을 도로 찾고자 하여
숙천 관아에 고소를 하게 되었다.
당시 숙천 부사는 김사원(金士元)이었는데
그는 고소장을 보고 나서,
"산간에서 암말과 관계한 것은
풍속을 더럽힌 죄이니 이는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뇌물을 받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하며 두 사람 모두 불러내
곤장 80대씩을 치게 하니
듣는 사람들마다 모두 통쾌하다 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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