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13화 - 어느 것이 네 이빨이냐? (不知何齒)
[참조] <배비장전> '기생에게 이빨뽑기'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80675
어떤 사람이 관북지방(함경도)을 유람하던 중
한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별에 임하자
그 기생이 울면서 말하기를,
"당신이 저와 이별하고 지금 가버리시면
후일의 기약을 다시 하기 어려우니
지금까지 저에게 주신 물건이 비록 많다고 할지라도
어찌 몸의 것인 이빨만 하겠습니까?
원컨대 서방님의 이빨 하나를 얻어
정표로 간직하고자 합니다" 하니
그 사람이 감격하여 이 하나를 빼어 내주고
철령(鐵嶺)에 당도하여
관북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니
처량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마침 그때 지나가는 나그네가 슬피 울어 그 연유를 물으니
나그네가 말하기를,
"내 어떤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 하나를 빼서 정표로 주었는데
아직도 그 회포를 잊을 수가 없소." 하므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바로 자신이 취했던 그 기생인지라,
드디어 종을 보내 이를 찾아오게 하니
기생이 한 주머니 가득 차도록 모은
이빨주머니를 던져주며 말하기를,
"어느 것이 네 상전의 것인지 모르니 네가 찾아가라."
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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