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0화 - 엿들은게 죄로다 (聞人過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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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과 사위가 아래 윗방에서 각자 따로 잠을 자게 되었다.

밤중에 장인이 장모와 음사(淫事)를 하는데 흥이 무르익자

장인이,

"나는 귀가 덮여진 듯 정신이 멍멍하오." 하고 장모에게 말하자 

장모가,

"나는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일을 마치고 장모가 장인에게,

"우리가 하는 말을 사위가 엿들을지 모르니 조심하시오." 

 

이튿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장인이 사위에게,

"자네는 세속(世俗) 사람들이 하는

실없는 말들을 따라하지 말고 삼가하게." 하고 훈계했다.

 

사위가, 

"저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만

듣는 사람의 과실로 그만 두 귀가 덮이는 것 같아 정신이 멍멍하고,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으니 이를 어찌 합니까?" 

라고 대답하니,

장인이 부끄러워 그만 할 말이 없어졌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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