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86화 - 간부 줄행랑치다 (姦夫逃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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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탕한 부인이

남편이 출타 중에

샛서방(姦夫)와 함께

문간방에서 동침을 하였는데,

동녘 하늘이 이미 밝아진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안채에서는

시부모 시누이들이 잤는데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나

시누이가 이미 뜰아래 나와 있어서

샛서방을 내보낼 길이 없었다.

그래서 음녀(淫女)가

샛서방에게 이르기를,

"내가 이렇게 이렇게 하면

곧 그 틈에 나가시오." 하고는

 

살금살금 소리없이

시누이의 뒤로 걸어가서

양손으로 시누이의 눈을 가리고,

"내가 누군지 알아 맞춰 봐요!"

하고 묻자,

"잘 알고 말고요! 언니 아니예요?"

라고 시누이가 대답하였는데

그 사이에 샛서방은

줄행랑을 치게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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