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30화 - 근심이 쌓이다 ((憂患累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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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원(生員)집

막내 딸이 시집을 간지

한 달만에 친정을 찾아왔다.

 

그런데 그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것을 보자

시집살이가 고된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여

어머니가 물었다.

"얘야, 시집살이가 고된거냐?"

"아아니요."

"그럼 이서방이

속이라도 썩이느냐?"

"아아니요."

"그럼 시어머니가

너무 까다로운 모양이구나?"

"아아니요."

 

"그럼 어디 몸이라도 아픈거냐?'

"아아니요,

아프지는 않은데

아랫배에 뭐가

쌓여있는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깨름직해요."

"너 그럼 잉태(孕胎)를 한 것이냐?"

"아아니요, 그냥 아랫 배속이...."

아무래도 괴이하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의원을 불러

딸을 진맥해 보았으나

잉태도 아니고 병도 아니었다.

"얘야, 의원의 말씀이

잉태도 아니고 병도 아니라는데

너는 왜 아랫배가

이상하다는 거냐?

에미에게 숨길 게 무엇이 있느냐?

어서 네가 걱정하는 걸 말해봐라"

 

그제서야 딸은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한다는 말이,

"그럴 리가 없어요.

의원이 시원찮은 거예요.

이서방이 밤에 잠자리에서

내 몸에 들어올 때면

꼭 커다란 무우만한 것을

갖고 들어오는데

나갈 때에는

고추만한 것을

갖고 나가지 뭐에요.

그 줄어든 몫이

제 뱃속에 자꾸자꾸 쌓이면

어떻게 되나 해서

걱정이 된단 말이예요."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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