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45화 - 남자를 유혹하는 여인의 세 자태 (誘惑女三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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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신이 와서 군악을 울리고

많은 병사들이 행렬을 이루어 사신을 호위해 지나가는데,

큰 길 옆에 있는 한 사대부 집에서 한 부인이 길가 담장에 붙은 높은 누각에 올라가

발(簾)을 걷어 올리고 얼굴을 모두 드러낸 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에 중국 사신이 그 여인을 가리키면서,

"일찍이 조선에는 미인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군요." 하고 감탄하였다.

이 일이 알려져 그 내려다보았던 부인의 남편은

사대부들 사이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놀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부인이 뭇 남성들에게 얼굴을 노출시키면 유혹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옛날부터 부인들의 행동 중에서 남성들에게 유혹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세 가지를 들었는데, 그 세 가지가 바로

삼상(三上), 삼중(三中), 삼하(三下)이다.

 

 

삼상 :

마상(馬上) - 말 위에 앉아 얼굴을 노출시킨 여인

장상(墻上) - 담장 위로 얼굴을 내밀고 내다보는 여인

누상(樓上) - 누각 위에서 얼굴을 노출시켜 내려다보는 여인

 

삼중 :

여중(旅中) - 여관에 들어가 있는 여인

취중(醉中) - 술에 취해있는 여인

일중(日中) - 햇살에 노출되어 있는 여인 

 

삼하 :

월하(月下) - 달빛 아래서 거니는 여인

촉하(燭下) - 촛불 아래 비치는 여인의 얼굴

염하(簾下) - 발(簾) 아래로 노출된 여인의 얼굴

 

 

이것들은 모두 여인을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해서

남성들로 하여금 욕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요인들인데,

사신을 내려다보았던 그 부인은

누상(樓上)과 염하(簾下)

두 가지 경우를 겸한 것이었으니,

더욱 아름답게 보여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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