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46화 - 존귀해지기 싫소 (尊貴不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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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비가 첩을 들여놓으려고

먼저 그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사람들의 말이

'남자가 첩을 들여놓으면

부인이 존귀해진다.' 고 합디다.

내가 지금

첩을 들여놓으려는 것은

당신을 멀리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존귀하게 하려는 것이오.

첩이 당신이 하는 일을 대신하고

음식과 의복도

대신 마련해 줄 테니,

당신은 앉아서

지시만 하면 되는데

이 어찌 존귀해지는 것이 아니겠소?"

하고 말하였다.

 

아내는 이 말을 듣고

화를 내면서 덤벼들었다.

"여보, 나는

존귀해지는 것도 싫고

편안해지는 것도 싫습니다.

무릇 음식을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것은

남녀가 모두 같은데,

내가 음식을 먹어보니

아침밥을 잘 먹은 날은

저녁밥이 맛이 없습디다.

우리들의 잠자리도 마찬가지로,

당신이 첩과 맛있게 자고나면

음식을 먹어 배부른 것처럼

나하고는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쓸데없이

존귀해진다는 말 따위는

다시는 꺼내지 마십시오."

이 말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모두 맞는 말이라고

박장대소를 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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