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97화 - 음탕한 과부와 엉큼한 머슴 (淫寡狡奴)

 

시골의 어떤 과부가 한 사내아이를 키워 머슴으로 거두었는데

나이 십칠 팔세 가량 되자 속은 교활하였으나

겉으로는 늘 어리석은 척하였다.

 

누에치는 달이 되자 과부가 머슴을 데리고 뽕잎을 따러가고 싶었으나

혹시라도 그놈이 난잡한 짓이라도 할까 걱정이 되어 한 번 물어보았다.

"옥문(玉門)이라고 하는 것을 아느냐?"

"잘 알지요. 아침 일찍 세수할 때 우뢰소리를 비호같이 내고

스쳐 지나가는 새가 그것이 맞지요?"

 

 

과부는 머슴이 어리석다고만 믿고 

함께 깊은 산중의 뽕나무 밭으로 들어가자

머슴에게 나무위에 올라가 뽕잎을 따도록 했다.

머슴은 겨우 한 길 정도 올라간 뒤

일부러 발을 헛디디어 땅에 떨어져서는

눈을 감고 기절한 것처럼 꾸미며 신음을 하였다.

 

 

과부가 놀란 나머지 어찌할 줄을 몰라 종을 쓰다듬으며 달래자

그놈이 다 죽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이 산 밖에 푸른 보자기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용한 의원이 있는데

사람들을 모두 물리치고 홀로 앉아 있다고 하니

가서 여쭤보시지 않겠습니까?"

 

과부가 무척 다행스럽게 여기고 산 밖으로 의원을 찾아가는데

머슴은 미리 지름길로 앞질러 가서 바위 아래에 이르러

푸른 보자기로 얼굴이 안보이도록 깊이 뒤집어쓰고는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과부가 다가가서 절을 올리고 자초지종을 말한 후

치료할 방법을 묻자

머슴이 목소리를 꾸며 의원인 듯 말했다.

"그 사람은 필시 양물을 상했을 것이요.

양물은 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요.

그곳이 만약 낭패를 보게 된다면 목숨 또한 위태로울 것이오.

내 마땅히 신령스러운 처방을 알려줄 것이나

부인께서 기꺼이 따를지 모르겠소이다."

 

"병이 나을 수만 있다면 따르지요."

"부인의 옥문(玉門)을 풀잎으로 가린 뒤 반듯이 누워서

다친 사람으로 하여금 엎드려

양물에 그 옥문의 기운을 쐬게 해주면 나을 것이오."

과부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갔다.

 

 

머슴은 다시 지름길로 먼저 돌아와서는 땅에 엎드려

이전처럼 애달프게 신음하며 울고 있었다.

 

과부가 머슴의 곁으로 다가가 의원에게서 들은 처방을 이야기하자

머슴이 말했다.

"소인이 죽으면 그만이지 어찌 차마 그 같은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네가 만일 죽는다면 내 집에 일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나는 누구를 의지해서 살겠느냐?

단지 기운만 쐬어주는 것뿐인데 뭐 어떻겠느냐?"

 

 

드디어 과부는 수풀사이에 큰댓자(大)로 누워서 벌거벗은 채

뽕잎으로 옥문을 가리고 머슴에게 빨리 양물을 꺼내어

옥문의 기운을 쐬라고 독촉하였다.

 

머슴은 마지못한 체 그 위에 엎드려

양물을 꺼내 옥문에 올려놓더니

갑자기 뽕잎을 치우고 기운을 쓰며

옥문 속으로 깊이 밀어 넣었다.

 

 

그러자 과부는 정욕이 불같이 활활 타올라

손바닥으로 머슴의 엉덩이를 치면서 말했다.

"어떤 나쁜 놈의 파리가 

아픈 사람의 엉덩이를 간질이고 괴롭히느냐?"

 

이윽고 머슴의 양물이 몇 차례 진퇴를 거듭하자

드디어 두 남녀는 마주 끌어안고 얽혀서

서로 교합하여 즐기고 말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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