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95화 - 늙은 기녀의 명판결 (老妓明判決)

 

갑(甲)과 을(乙) 두 사람이

어느 날, 음양(陰陽)에 관한 일을 논하였다.

"남자의 양물(陽物)이 크면 여자가 반드시 미혹(迷惑)된다네."

갑이 먼저 이렇게 말하자 을이 대꾸하였다.

"그렇지 않네. 여자가 미혹되는 것은 

오로지 잘 애무(愛撫)해 주는데 있는 것이지

양물의 크고 작음에 있는 것이 아닐세."

 

 

갑과 을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서로 다투다가

마침 지나가는 늙은 기녀(妓女)가 있기에 불러들였다.

"그대는 평생 매우 많은 남정네들을 겪었을 터이니

판결을 할 수 있겠네, 그려."

갑이 이렇게 말하며 말다툼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초지종을 들려주니 

늙은 기녀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건장한 양물을 음호(陰戶)에 심으면

여인의 정은 이미 넘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여인들이 보배로 여기는 양물은 이렇답니다.

첫째는 높이 솟구칠 것이며(一昻),

둘째는 따뜻할 것이며(二溫),

셋째는 머리가 클 것이며(三頭大),

넷째는 줄기가 길 것이며(四莖長),

다섯째는 굳셀 것이며(五健作),

여섯째는 오래 끌어 더디 끝낼 것(六遲畢)입니다.

 

진실로 머리가 큰 놈을 깊이 심어놓고서

능히 오랫동안 희롱할 수만 있다면

이는 속된 말로 일컫는 바 '구천동이 반값'이라는 것입니다.

믿지 못하시겠거든 집에 가셔서 생선을 사다가 드셔 보십시오.

커야 그 맛이 은근하게 깊은 것이지요"

 

 

이에 갑은 기세가 등등해졌고 을은 말문이 막혔다.

늙은 기녀는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소인의 오늘 판결은 후일 경국대전(經國大典)을 증보(增補)할 때

속편(續篇)에 올려 참고하도록 햐여야 할 줄로 아옵니다."

이윽고 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허리를 잡고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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