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기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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陸機(261-303)
<歎逝賦 탄서부> 원문
옛날에 나이든 사람들이 어릴 적에 친했던 이들을 손꼽으며
或凋落已尽,或仅有存者。‘아무개는 벌써 죽고 없고,
살아 있는 이는 얼마 안 되는구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余年方四十,
내가 이제 마흔인데
而懿亲戚属,亡多存寡;
친한 친척들 중
죽은 이가 많고 살아 있는 사람은 적다.
昵交密友,亦不半在。
가까운 친구들 역시 절반도 안 남았구나.
或所曾共游一途,同宴一室,
일찍이 함께 놀던 무리들, 한방에서 함께 연회하던 이들도
十年之外,索然已尽,
10년이 지나면 모두 죽을 테니
以是哀思,哀可知矣,乃作赋曰:
슬픈 생각이 들어 시를 짓노라.”
육기(陸機, 261년 ~ 303년)는 중국 서진의 관리이다. 자는 사형(士衡)이며, 오군(吳郡) 사람이다.
歎逝賦
昔每聞長老追計平生同時親故,或凋落已盡,或僅有存者。
옛날에 나이든 사람들이 어릴 적에 친했던 이들을 손꼽으며
' 아무개는 벌써 죽었고 ,
보이는 이는 얼마 안되는구나 '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
余年方四十,而懿親戚屬,亡多存寡;昵交密友,亦不半在。
내 나이가 이제 마흔인데
그러나 훌륭한 친척들은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거의 살아 남아 있지 않다.
친한 친척들 중
죽은이가 많고 살아있는 사람은 적다 .
가까운 친구들 역시 절반도 안 남았구나 .
或所曾共遊一塗,同宴一室,十年之外,索然已盡。
일찍이 함께 놀던 무리들 , 한방에서 함께 연회하던 이도
10 년이 지나면 모두 죽을 것이다.
以是思哀,哀可知矣!乃作賦曰:
그래서 그것을 애도하노니 애도함은 자명한 일입니다.
슬픈 생각이 들어 이 賦[시]를 짓노라 . "
伊天地之運流,紛升降而相襲。
하늘과 땅의 운행과 흐름의 작용은 상호작용으로 인해
서로를 들어 올리기도 하고 끌어내리기도 한다.
日望空以駿驅,節循虛而警立。
허공 중의 해와 달의 흐름을 보면 준마(骏马)가 내달리듯하여
시간과 절후는 허공의 순환으로 놀랍도록 바뀐다.
嗟人生之短期,孰長年之能執?
아, 인생의 짧음이여!
뉘라서 장수(長壽)를 누릴 수 있나?
時飄忽其不再,老晼晚其將及。
시간은 질풍처럼 지나가 다시 오지 않건만
늙음[老化]은 더딘 듯하나 오게 마련이다.
懟瓊橤之無徵,恨朝霞之難挹。
꽃봉오리 따낼 것 없고
아침 노을은 떠낼 것 없어 아쉽네.
望湯谷以企予,惜此景之屢戢。
해 돋는 湯谷을 바라보며 세운 뜻
거듭 이루지 못하여 아쉽기 짝이 없네.
*탕곡 : . "동쪽 끝 탕곡(湯谷)에 부상(扶桑)의 나무가 있다. 10일간 햇빛을 받는데, 9일은 하지(下枝)에 받고 1일은 상지에 받는다."(<해외동경>)란 태양에 관한 이야기.
悲夫!
슬퍼구나!
川閱水以成川,水滔滔而日度。
물은 냇물을 이뤄 날마다 도도히 흐르건만
世閱人而為世,人冉冉而行暮。
인간들은 세상을 이뤄 나날이 저물어 가네.
人何世而弗新,世何人之能故。
인간은 어느 세상에서나 젊어질 수 없는데
세상에 뉘라서 젊어질 수 있나?
野每春其必華,草無朝而遺露。
들판엔 봄마다 꽃을 피우고
풀들은 아침마다 이슬이 맺히건만 남은 이슬 없네.
經終古而常然,率品物其如素。
예로부터 만물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건 이치일 뿐.
譬日及之在條,恒雖盡而弗寤。
비유컨대, 해가 나무가지에 걸려 있지만
언제나 사라지지만 깨닫지 못해.
雖不寤其可悲,心惆焉而自傷!
그 슬픔 깨닫지 못해도
마음은 슬퍼하여 아프기만 해.
亮造化之若茲,吾安取夫久長?
밝은 조화 이와 같으니
내 어찌 장구함을 취하랴.
痛靈根之夙隕,怨具爾之多喪。
부모 형제 이른 죽음이 마음 아프고
이웃 사람들의 잦은 상이 원망스럽네.
悼堂搆之隤瘁,慜城闕之丘荒。
집과 담장 허물어지니 슬프고
성과 둔덕 황폐해지니 걱정이네.
親彌懿其已逝,交何戚而不忘。
만남과 사귐의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손가
咨余今之方殆,何視天之芒芒。
닥칠 위험을 알고, 어지 넓은 하늘을 이고 살겠는가.
傷懷悽其多念,戚貌瘁而尠歡。
수심 많아 슬프고, 기쁜 일 없으니 얼굴이 수척해지네,
幽情發而成緒,滯思叩而興端。
아득한 마음 피어나고, 답답한 생각 끝이 없다네.
慘此世之無樂,詠在昔而為言。
아무 즐거움 없이 잠깐인 세상, 옛 일이나 읊조리고 말한다네.
居充堂而衍宇,行連駕而比軒。
많은 사람들이 집과 방에 가득 차고
말과 가마 타고 다니네.
彌年時其詎幾,夫何往而不殘。
한 해 한 해 몇 해인가?
어디 가고 남은 해는 없는고?
或冥邈而既盡,或寥廓而僅半。
누군 이미 다하여 뵈지 않고,
누군 반쯤 남은 몰골이네.
信松茂而柏悅,嗟芝焚而蕙歎。
참으로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아, 지초가 불에 타면 혜초가 한탄하네
苟性命之弗殊,豈同波而異瀾。
생명에 차이가 없다면
어찌 같은 세상 또다른 세상을 살 수 있나
瞻前軌之既覆,知此路之良難。
앞 수례가 엎어진 걸 보면
이 길이 참으로 험난한 걸 안다네.
啟四體而深悼,懼茲形之將然。
손발을 내밀어 깊은 애도를 보내며
또한 이 몸도 그리될까 두려워하네.
毒娛情而寡方,怨感目之多顏。
즐길 마음과 방법이 부족해 안타깝고
원망하는 낯빛만 눈에 어른거리네.
諒多顏之感目,神何適而獲怡。
죽음이 눈 앞에 선한데
어느 정신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
尋平生於響像,覽前物而懷之。
평생 만남과 사귐의 목소리와 모습을 찾고
옛일을 찾아 보고 그리워하네
步寒林以悽惻,翫春翹而有思。
쓸쓸한 겨울숲을 거닐며 애처로이
봄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네
觸萬類以生悲,歎同節而異時。
스쳐가는 모던 게 쓸쓸해지고
계절은 같아도 시절은 같지 않네.
年彌往而念廣,塗薄暮而意迮。
나이가 들수록 생각은 넓어지고
늙어갈수록 뜻은 옹색해지네.
親落落而日稀,友靡靡而愈索。
친척은 해가 갈수록 적어지고
친구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네.
顧舊要於遺存,得十一於千百。
남아 있는 친구를 찾는 것은
아는 이 천 명에 하나나 있을런지.
樂隤心其如忘,哀緣情而來宅。
마음에 남은 기쁨 잊혀진 듯한데
슬픔은 정에 끌려 되살아나네.
託末契於後生,余將老而為客。
마지막 인연을 자손에게 의탁하면
나는 늙어지면 나그네 된다네.
然後弭節安懷,妙思天造。
안주하려는 마음 버리고
하늘의 뜻을 곰곰히 생각하네.
精浮神淪,忽在世表。
정신이 오락가락하더니
갑자기 세상 밖에 나가 있는 듯.
寤大暮之同寐,何矜晚以怨早。
아주 오랜만에 잠들었는데, 늦었다고 원망할 일인가?
指彼日之方除,豈茲情之足攪?
죽을 날이 다가오는데, 어찌 내 마음이 흔들릴까?
感秋華於衰木,瘁零露於豐草。
고목나무 위 가을꽃 애닯고, 무성한 풀 위엔 마른 이슬지네.
在殷憂而弗違,夫何云乎識道。
깊은 시름 벗어나지 못했는데
어찌 가는 길을 안다 할까?
將頤天地之大德,遺聖人之洪寶。
하늘과 땅의 덕을 기리고
성인됨의 큰 보물 남기고.
解心累於末跡,聊優遊以娛老。
쌓인 소소한 일들 풀어나가고
늙어서 유유자적 놀다 가려네.
陆机(261-303),字士衡,吴郡吴县(今江苏苏州)人,西晋文学家、书法家,与其弟陆云合称“二陆”。曾历任平原内史、祭酒、著作郎等职,世称“陆平原”。后死于“八王之乱”,被夷三族。他“少有奇才,文章冠世”(《晋书·陆机传》),与弟陆云俱为中国西晋时期著名文学家,被誉为“太康之英”。陆机还是一位杰出的书法家,他的《平复帖》是中古代存世最早的名人书法真迹。
[참고]
“옛날에 나이든 사람들이 소싯적에 친했던 이들을 손꼽으며 ‘아무개는 벌써 죽고 없고, 살아 있는 이는 얼마 안 되는구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이제 마흔인데 친한 친척들 중 죽은 이가 많고 살아 있는 사람은 적다. 가까운 친구들 역시 절반도 안 남았구나. 일찍이 함께 놀던 무리들, 한방에서 함께 연회하던 이들도 10년이 지나면 모두 죽을 테니 슬픈 생각이 들어 시를 짓노라.”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日望空以駿驅
節循虛而警立
嗟人生之短期
孰長年之能執
“세월은 하염없이 치달리고
계절은 놀랍도록 빨리 돌아오네
오호라 인생의 짧음이여!
누가 능히 오래 살 수 있나?
時飄忽其不再
老晼晚其將及
시간은 홀연히 다시 오지 않고
노년은 점차 다가와 저물려 하네.”
松茂而柏悅(송무백열)은 시의 중간쯤에 나온다.
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
“진실로 소나무가 무성해지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아, 지초가 불에 타면 혜초가 한탄하네.”
[출처] 1월 29일 松茂柏悅(송무백열)|작성자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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