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9백설가송무판관귀경(白雪歌送武判官歸京)-잠삼(岑參;715-770)
흰 눈이 내리는 날 무판관의 귀경을 환송하며 노래하다
北風卷地白草折(배풍권지백초절), 북풍이 흙 몰아 부니 백초가 꺾이고
胡天八月卽飛雪(호천팔월즉비설). 오랑캐 땅의 팔월에 눈이 날린다
忽如一夜春風來(홀여일야춘풍내), 갑자기 밤에 봄바람 불어
千樹萬樹梨花開(천수만수리화개). 온갖 나무들 사이에 눈꽃이 피었네
散入珠帘濕羅幕(산입주렴습나막), 주점에 불어들어 비단 휘장 적시니
狐裘不暖錦衾薄(호구부난금금박). 갓 옷도 따뜻하지 않고 비단 옷도 얇구나
將軍角弓不得控(장군각궁부득공), 장군의 각궁도 당길 수 없고
都護鐵衣冷猶著(도호철의냉유저). 도호의 철갑 옷 차가워도 입었네
瀚海闌干百丈冰(한해란간백장빙), 넓은 바다 백 길 얼음에 막히고
愁雲黲淡萬里凝(수운참담만리응). 근심스런 구름은 어둑어둑 만 리 길에 끼었네
中軍置酒飮歸客(중군치주음귀객), 중군은 술을 차려 돌아가는 나그네 대접하고
胡琴琵琶與羌笛(호금비파여강적). 호금과 비파와 오랑캐 피리 울리네
紛紛暮雪下轅門(분분모설하원문), 훨훨 날리는 저문 녘, 눈발이 원문에 내리고
風掣紅旗凍不翻(풍체홍기동부번). 바람이 붉은 깃발 날려도 얼어서 펄럭이지 못하고
輪臺東門送君去(륜태동문송군거), 윤대 동문에서 그대를 보내니
去時雪滿天山路(거시설만천산노). 떠날 때 오던 눈이 천산 길에 가득하네
山回路轉不見君(산회노전부견군), 산 돌고 길 굽어 그대는 보이지 않고
雪上空留馬行處(설상공류마항처). 눈 위에 헛되니 말 다닌 자취만 남아있네
[안병렬 역]
059 잠삼(岑參;715-770)
백설 위에서 무판관의 귀경함을 보내며 노래하다
북풍이 당을 휘몰아오니
추위 참던 흰 풀들 다 얼어 꺾이고
오랑캐땅 팔월의 하늘에는
벌써 눈이 내리네.
갑자기 하룻밤
봄바람 불어와
천마 그루 나무에
눈꽃이 피었구나.
슬 주렴에 흰꽃이 날아들어
비단 휘장 적시니
여우갖옷도 다습지 않고
비단이불도 얇기만 하다.
장군의 각궁도
당길 수 없고
도호의 철갑옷
차가와도 입는다.
넓은 사막 이리저리
백 길 얼음에 덮이고
근심 띤 구름은 어둑어둑
만리에 엉키었다.
중군은 술을 내어
돌아가는 그데에게 대접하며
호금과 비파에
오랑캐의 피리까지.
부슬부슬 저녁 눈이
영문에 내리는데
바람은 깃발을 당기어도
눈 속에 펄럭이지 못하누나.
륜대의 동문에서
그대를 보내나니
갈 대에 오던 눈이
천산 길에 가득하리.
산길 돌고 돌아
그대는 뵈지 않는데
눈 위엔 발자취만
부질없이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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