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霸將軍)-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酣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驄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畫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 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墀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閶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깇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卻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 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圉人太仆皆惆悵(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畫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畫肉不畫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驊騮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畫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涂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 옛날부터 천하에 이름 이룬 사람

終日坎壈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안병렬 역] 

061 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드린다

 

조패 장군은

위나라 무제의 후손인데

지금은 죄를 얻어

한미한 집안의 후손되엇다.

 

연웅 위 무제가 천하를 삼분하던

그때는 이미 다 지나갔건만

그 문채 그 풍류는

아직도 후손에게 남아 있구나.

 

글씨 배운 처음엔

위부인을 다랐으나

왕장군을 못 넘어

한이 되었네.

 

그림 배워 그 낙에 취해

늙음이 이를 줄도 알지 못하니

부귀야 그에겐 뜬구름 같앗더라.

 

지난날 개원 시절엔

항상 불리워 뵈옵고

은혜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엇지.

 

능연각의 공신들 화상이 오래되어

얼굴들이 바랬더니

조장군 한 붓에

안면이 생동했다.

 

량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맹장의 허리엔

대우전이라.

 

포공 악공

머리털이 일어나고

영특한 자세 힘찬 모습

전쟁을 오히려 달게 여기는 듯.

 

현종황제 타시던

명마 옥화총이

그 많은 화공들이

제대로 못 그렸으나

 

이날에 끌어내어

섬돌 앞에 세우니

멀리 자미궁문에

긴 바람 일어난다.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내리니

묵묵히 깊은 생각

그릴 그림 구상하네.

 

잔간 사이 하늘에서

참 룡이 나타나니

만고의 모든 말들

싹 싯어 없어지고.

 

옥화총 한 마리

어탑 위에 걸려지니

뜰앞의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임금님 흐뭇하여

금을 주라 독촉하고

어인 태복은

섭섭히 서 있다.

 

그의 제자 한간이

일찍 들어가 배웠으나

또한 말을 그려도

끝내 닮지 못하더라.

 

한간의 솜씨는

말의 살을 그려도 뼈는 못 그려

그림의 명마들이

모두 기가 죽었다.

 

장군의 그림에는 그림도 좋지만

그림 속에 정신이 살아 있어

우연히 만난 명사의 얼굴도

사진처럼 잘도 그렸다.

 

지금은 난리통에

떠덜아다니며

길가는 보통사람

자주 그린다.

 

곤궁하여 속인들에게

백안시되고

세상에 그 누가

조공처럼 가난하랴?

 

보건대 옛날부터

유명한 사람들

평생 불우함이

그 몸을 감는 것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