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고을의 관장이
성품이 매우 너그럽고
거동이 다소 느린 편이었다.
하루는 관장의 점심을 준비하는데,
통인이 옆에서 보니
생치(生雉) 다리가
밥상에 올려지는 것이었다.
이에 통인은,
'옳지, 저 생치 다리를
내가 빼앗아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는,
길고 빳빳한 짚 한 줄기를 가지고
밥상이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는 관장 옆에 앉아 있다가
밥숟갈을 드는 순간,
짚의 이삭이 달린 끝을
관장의 뺨에 대고
살그머니 움직였다.
그러자 관장은
파리가 와서 앉은 줄 알고,
손을 흔들어 파리를 쫓았다.
그런데 이 모습이 흡사
밥 먹기 싫으니
가져가라고 손을 흔드는
모양과 비슷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통인이
재빨리 소리 지르기를,
"예, 관장어른.
그만 진지상을 물리겠나이다." 하면서
얼른 밥상을 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이에 관장은 배가 고팠지만
여러 관노들이 보고 있어,
체면상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웃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 때 밥상을 들고 나간 통인은,
물론 뒤로 돌아가서
그 생치 다리를 맛있게 먹어 치웠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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