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선비가 재치도 있고
농담도 즐겼다.
한번은 이 선비가
어씨(魚氏) 성을 가진
친구 집을 방문하니,
그는 매우 반갑게 맞아들이면서
술상을 내와,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정담을 나누었다.
선비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의 성이 어씨인 것을 지적하여,
"자네는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물고기 생선에 불과하다네."
하고 농담을 했다.
그러자 이 친구는
그 소리가 듣기 싫어
화를 내면서 투덜거렸다.
이에 선비는
또다시 이렇게 놀렸다.
"자네가 지금 '노여워' 하니,
그 '노'자는 분명
'농어'를 나타내는 '鱸(노)'자로고.
그러니 자네는
틀림없는 '노어(鱸魚)'로구먼"
이 말에 친구가 어이없어 하면서
크게 소리를 내고 웃으니,
선비는 또 '웃음 소(笑)'대신에
음이 같은 고기 이름을 대면서 말했다.
"이제 웃는 것을 보니,
자네는 '소어(蘇魚 : 밴댕이)'였나 보이."
이에 친구가 자리를 피해
방으로 들어가자,
선비는 역시 '방(房)'자와 음이 같은
물고기 이름을 갖다 붙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니, 그렇게 '방'으로 들어가면
당연히 '방어(魴魚)'가 되지 않겠나."
이에 친구가 방에서 나와
대청마루로 뛰어 달아나자
선비는 또다시 바라보고 웃으면서,
"그래, 그렇게 청상(廳上)으로 오르니
자네는 곧 '청어(靑魚)'가 되는구먼."
하고 놀렸다.
이에 친구는 어떻게 해서라도
말을 못하게 하려고
상(床) 위로 올라서니,
다시 선비가 소리쳤다.
"그러면 이제는
'사어(沙魚 : 상어)'가 되는 것일세."
이에 친구는 또다시 피하면서,
더 이상 같은 음으로
고기 이름을 대지 못하게 하려고,
이불과 베개로 높이 쌓아놓은
그 위로 올라갔다.
이를 본 선비는
서슴지 않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소용없다네.
높은 데로 올라갔으니
'고등어(高登魚)'가 되지 않겠나?
어차피 '고기'가 될 수밖에 없단 말일세."
그리하여 두 사람은
다시 술을 마시면서 함께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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