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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人一快事 六首, 效香山體
ㅡ 丁若鏞
* 效香山體
-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을 백향산[의 詩體를 본받아 짓다.
백거이(중국어: 白居易, 772년 ~ 846년)는 당나라의 시인이다.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었다.
1924년 백향산시집(白香山詩集)12책
백거이(중국어: 白居易, 772년 ~ 846년)는 당나라의 시인이다.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었다.
老人一快事,髮鬝良獨喜。髮也本贅疣,處置各殊軌。無文者皆辮,除累者多薙。
노인일쾌사,발간량독희。발야본췌우,처치각수궤。무문자개변,제루자다치。
髻丱計差長,弊端亦紛起。巃嵸副編次,雜沓笄總縰。網巾頭之厄,罟冠何觸訾?
계관계차장,폐단역분기。롱嵸부편차,잡답계총쇄。망건두지액,고관하촉자?
1.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민둥머리가 참으로 유독 좋아라
머리털은 본디 군더더기이건만 처치하는 데 각각 법도가 달라
예문 없는 자들은 땋아 늘이고 귀찮게 여긴 자들은 깎아 버리는데
상투와 총각이 조금 낫기는 하나 폐단이 또한 수다하게 생기었고
높다랗게 어지러이 머리를 꾸미어라 쪽 짓고 비녀 꽂고 비단으로 싸도다
망건은 머리의 재액이거니와 고관은 어이 그리 비난을 받는고
이제는 머리털이 하나도 없으니 모든 병폐가 어디에 의탁하리오
감고 빗질하는 수고로움이 없고 백발의 부끄러움 또한 면하여라
빛나는 두개골은 박통같이 희고 둥근 두상이 모난 발에 어울리는데
널따란 북쪽 창 아래 누웠노라면 솔바람 불어라 머릿골이 시원하구려
말총으로 짠 때묻은 망건일랑 꼭꼭 접어 상자 속에 버려 두나니
평생을 풍습에 얽매이던 사람이 이제야 쾌활한 선비 되었네그려
【胡元冠】
今髮旣全無,衆瘼將焉倚?旣無櫛沐勞,亦免衰白恥。光顱皓如瓠,員蓋應方趾。
浩蕩北窓穴,松風洒腦髓。塵垢馬尾巾,摺疊委箱裏。平生拘曲人,乃今爲快士。
其二
老人一快事,齒豁抑其次。半落誠可苦,全空乃得意。方其動搖時,酸痛劇芒刺。
로인일쾌사,치활억기차。반락성가고,전공내득의。방기동요시,산통극망자。
鍼灸竟無靈,鑽鑿時出淚。如今百不憂,穩帖終宵睡。但去鯁與骨,魚肉無攸忌。
침구경무령,찬착시출루。여금백불 우,온첩종소수。단거경여골,어육무유기。
不唯吞細聶,兼能吸大胾。兩齶久已堅,頗能截柔膩。不以無齒故,悄然絶所嗜。
불유탄세섭,겸능흡대자。량악구이견,파능절유니。불이무치고,초연절소기。
山雷乃兩動,嗑嗑差可愧。自今人病名,不滿四百四。快哉醫書中,句去齒痛字!
산뢰내량동,합합차가괴。자금인병명,불만사백사。쾌재의서중,구거치통자!
2.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치아 없는 게 또한 그 다음이라
절반만 빠지면 참으로 고통스럽고 완전히 없어야 마음이 편안하네
한창 움직여 흔들릴 적에는 가시로 찌른 듯 매우 시고 아파서
침 놓고 뜸질해도 끝내 효험은 없고 쑤시다가는 때로 눈물이 났었는데
이제는 걱정거리 전혀 없어 밤새도록 잠을 편안히 잔다네
다만 가시와 뼈만 제거하면은 어육도 꺼릴 것 없이 잘 먹는데
잘게 썬 것만 삼킬 뿐 아니라 큰 고깃점도 능란히 삼키거니와
위아래 잇몸 이미 굳은 지 오래라 제법 고기를 부드럽게 끊을 수 있으니
그리하여 치아가 없는 것 때문에 쓸쓸히 먹고픈 걸 끊지 않는다오
다만 턱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여 씹는 모양이 약간 부끄러울 뿐일세
이제부터는 사람의 질병 이름이 사백 네 가지가 다 안 되리니
유쾌하도다 의서 가운데에서 치통이란 글자는 빼 버려야겠네
其三
老人一快事,眼昏亦一快。不復訟《禮》疏,不復研《易》卦。平生文字累,
로인일쾌사,안혼역일쾌。불부송《례》소,불부연《역》괘。평생문자루,
一朝能脫灑。生憎汲古板,蠅頭刻纖芥。六卿郊外去,再閏何時掛?
일조능탈쇄。생증급고판,승두각섬개。륙경교외거,재윤하시괘?
嗟哉望經注,後人依樣畫。唯知駁宋理,不恥承漢詿。如今霧中花,
차재망경주,후인의양화。유지박송리,불치승한괘。여금무중화,
無煩雙決眥。是非旣兩忘,辨難隨亦懈。湖光與山色,亦足充眼界。
무번쌍결자。시비기량망,변난수역해。호광여산색,역족충안계。
3.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눈 어두운 것 또한 그것이라
다시는 예경 주소 따질 것 없고 다시는 주역 괘사 연구할 것도 없어
평생 동안 문자에 대한 거리낌을 하루아침에 깨끗이 벗을 수 있네
급고각 판본은 가증스럽기도 해라 자디잔 글자를 티끌처럼 새겼는데
육경은 교외로 나갔거니와 재윤은 어느 때에 걸 것인고
슬프다, 경문의 주석을 엿보건대 후인들은 옛사람 본만 따라서
송 나라 이학 반박할 줄만 알고 한대의 오류 답습함은 수치로 안 여기네
이젠 안개 속의 꽃처럼 눈이 흐리니 눈초리를 번거롭게 할 것 없고
옳고 그름도 이미 다 잊었는지라 변난하는 일 또한 게을러졌으나
강호의 풍광과 청산의 빛으로도 또한 안계를 채우기에 충분하다오
其四
老人一快事,耳聾又次之。世聲無好音,大都皆是非。浮讚騰雲霄,
로인일쾌사,이롱우차지。세성무호음,대도개시비。부찬등운소,
虛誣落汚池。禮樂久已荒,儇薄嗟群兒。譻譻螘侵蛟,喞喞鼷穿獅。
허무락오지。례락구이황,현박차군아。앵앵의침교,즐즐혜천사。
不待纊塞耳,霹靂聲漸微。自餘皆寂莫,黃落知風吹。蠅鳴與蚓叫,
불대광색이,벽력성점미。자여개적막,황락지풍취。승명여인규,
亂動誰復知?兼能作家翁,塞默成大癡。雖有磁石湯,浩笑一罵醫。
란동수부지?겸능작가옹,색묵성대치。수유자석탕,호소일매의。
4.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귀먹은 것이 또 그 다음이로세
세상 소리는 좋은 소리가 없고 모두가 다 시비 다툼뿐이나니
헛 칭찬은 하늘에까지 추어올리고 헛 무함은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며
예악은 황무한 지 이미 오래이어라 아, 약고 경박한 뭇 아이들이여
개미가 떼지어 교룡을 침범하고 생쥐가 사자를 밟아 뭉개도다
그러나 귀막이 솜을 달지 않고도 천둥소리조차 점점 가늘게 들리고
그 나머지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낙엽을 보고야 바람이 분 줄을 아니
파리가 윙윙대거나 지렁이가 울어 난동을 부린들 누가 다시 알리오
겸하여 가장 노릇도 잘할 수 있고 귀먹고 말 못해 대치가 되었으니
비록 자석탕 같은 약이 있더라도 크게 웃고 의원을 한번 꾸짖으리
其五
老人一快事,縱筆寫狂詞。競病不必拘,推敲不必遲。興到卽運意,意到卽寫之。
로인일쾌사,종필사광사。경병불필구,추고불필지。흥도즉운의,의도즉사지。
我是朝鮮人,甘作朝鮮詩。卿當用卿法,迂哉議者誰?區區格與律,遠人何得知?
아시조선인,감작조선시。경당용경법,우재의자수?구구격여률,원인하득지?
凌凌李攀龍,嘲我爲東夷。袁尤槌雪樓,海內無異辭。背有挾彈子,奚暇枯蟬窺?
릉릉이반룡,조아위동이。원우퇴설루,해내무이사。배유협탄자,해가고선규?
我慕〈山石〉句,恐受女郞嗤。焉能飾悽黯,辛苦斷腸爲?梨橘各殊味,嗜好唯其宜。
아모〈산석〉구,공수녀랑치。언능식처암,신고단장위?리귤각수미,기호유기의。
5.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붓 가는 대로 미친 말을 마구 씀일세
경병을 굳이 구애할 것이 없고 퇴고도 꼭 오래 할 것이 없어라
흥이 나면 곧 이리저리 생각하고 생각이 이르면 곧 써내려 가되
나는 바로 조선 사람인지라 조선시 짓기를 달게 여길 뿐일세
누구나 자기 법을 쓰는 것인데 오활하다 비난할 자 그 누구리오
그 구구한 시격이며 시율을 먼 데 사람이 어찌 알 수 있으랴
능가하기 좋아하는 이반룡은 우리를 동이라고 조롱했는데
원굉도는 오히려 설루를 쳤으나 천하에 아무도 다른 말이 없었네
등 뒤에 활을 가진 자가 있거늘 어느 겨를에 매미를 엿보리오
나는 산석의 시구를 사모하노니 여랑의 비웃음을 받을까 염려로세
어찌 비통한 말을 꾸미기 위해 고통스레 애를 끊일 수 있으랴
배와 귤은 맛이 각각 다르나니 오직 자신의 기호에 맞출 뿐이라오
其六
老人一快事,時與賓朋奕。必求最拙手,掉頭避強敵。行其所無事,恢恢有餘力。
로인일쾌사,시여빈붕혁。필구최졸수,도두피강적。행기소무사,회회유여력。
業道求賢師,學算就巧曆。實事宜躋攀,虛嬉貴閑適。何苦對勍寇,自取遭困阨?
업도구현사,학산취교력。실사의제반,허희귀한적。하고대경구,자취조곤액?
一念射蜚鴻,猶然不敗績。恒以逸待勞,怡然順無逆。頗怪世上人,志趣乃乖僻。
일념사비홍,유연불패적。항이일대로,이연순무역。파괴세상인,지취내괴벽。
於德悅卑諛,庸愚充上客。於戲不自量,國手思對席。聊以送炎曦,精進竟何益?
어덕열비유,용우충상객。어희불자량,국수사대석。료이송염희,정진경하익?
6.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때로 손들과 바둑 두는 일인데
반드시 가장 하수와 대국을 하고 강한 상대는 기필코 피하노니
힘들지 않는 일을 하다 보면 얼마든지 남은 힘이 있기 때문일세
도를 닦자면 어진 스승을 구하고 산을 배우자면 교력에게 가야 하며
실다운 일은 성취하는 게 타당하나 헛놀이는 한적함을 귀히 여기거늘
뭐하러 고통스레 강적을 마주하여 스스로 곤액을 당한단 말인가
한편으론 다른 생각을 가지어 오히려 상대에게 패하지 않고
항상 안일로써 괴로움을 상대하니 순조롭기만 하고 거슬림이 없어라
자못 괴이해라 세상 사람들은 그 지취가 어그러지고 편벽하여
덕에 있어선 낮고 아첨함을 좋아해 어리석은 자를 상객으로 앉히고
놀이에 있어선 제 힘을 못 헤아려 국수와 서로 대국하기를 생각하네
이것으로 소일이나 하면 그만이지 정진한들 끝내 어디에 유익하랴
(여유당전서_시집 권6_시, 한국고전종합DB)
blog.daum.net/hyundam21/7192096
m.cafe.daum.net/geumsijung/28mt/593?
한국 漢詩 읽기
blog.daum.net/choiss2166/7573328
www.kwangju.co.kr/article.php?aid=1235118227337102026
신라 말부터 조선 중기까지 한시의 대세는 음풍농월(吟風弄月)이었다. 창작 방법과 미학의 측면에선 중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한시사에서도 당풍(唐風)과 송풍(宋風)이 시대에 따라 교체해 왔다.
하지만 18세기 무렵부터 문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개성에 바탕을 둔 새로움을 추구하고 중국적인 것이 아닌 조선적인 무엇을 담아야 진정한 시라는 각성이 일어난 것. 이에 따라 조선적인 경물과 풍속을 시에 담아내고 우리말 어휘를 시어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정약용은 여기서 더 나아가 ‘송파에서 시를 주고받으며(송파수작·松坡酬酢)’란 시에서 스스로 조선 시를 쓰겠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news.joins.com/article/3657100
[참고] 백거이의 '자탄(自歎) '
https://m.blog.naver.com/hanjun105300/220665618967
자탄(自歎) 스스로 탄식하다
ㅡ
豈獨年相迫
(개독년상박) : 어찌 다만 나이만 많아지는가
兼爲病所侵
(겸위병소침) : 아울러 병마저 찾아오는구나.
春來痰氣動
(춘내담기동) : 봄이 되니 가래기운이 끓어오르고
老去嗽聲深(노거수성심) : 늙어가니 기침소리가 깊어지는구나.
眼暗猶操筆(안암유조필) : 눈이 어두워져도 붓을 잡고
頭斑未挂簪
(두반미괘잠) : 머리가 빠져 비녀마저 꼽지 못한다.
因循過日月
(인순과일월) : 습관대로 그냥 그렇게 세월을 보다니
眞是俗人心
(진시속인심) : 진정 이것이 세상 사람들의 심정인가.
https://domountain.tistory.com/1795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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