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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76_(卷六)
추성부(秋聲賦)
ㅡ 구양수(歐陽修)
歐陽子方夜讀書
(구양자방야독서)러니 :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다가
聞有聲自西南來者
(문유성자서남내자)라 : 서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悚然而聽之曰異哉
(송연이청지왈리재)라 : 섬찟 놀라 귀기울이며 들으며 말하기를, "이상하구나!"
初淅瀝以蕭颯
(초석력이소삽)이라가 : 처음에는 바스락 바스락 거리고 휘휘거리더니
忽奔騰而澎湃
(홀분등이팽배)로다 : 갑자기 물결이 거세게 일어 치닫고 물결이 부딪쳐 올랐다
如波濤夜驚
(여파도야경)하며 : 마치 파도가 밤에 놀라
風雨驟至
(풍우취지)하니 : 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는 것 같았는데
其觸於物也
(기촉어물야)에 : 그것이 물건에 부딪침에
鏦鏦錚錚
(총총쟁쟁)하여 : 쨍그렁 쨍그렁하여
金鐵皆鳴
(김철개명)하고 : 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것 같고
又如赴敵之兵
(우여부적지병)이 : 마치 적진으로 나가는 군대가
銜枚疾走
(함매질주)하여 : 입에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 듯
不聞號令
(불문호령)이오 : 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但聞人馬之行聲
(단문인마지항성)이라 :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하기도 했다.
予謂童子
(여위동자)하되 : 내가 동자에게 둗기를,
此何聲也
(차하성야) 오: "이게 무슨 소리냐
汝出視之
(여출시지)하라 : 네 좀 나가 보아라."하니
童子曰星月皎潔
(동자왈성월교결)하고 : 동자가 이르기를, "달과 별이 밝게 빛나며
明河在天
(명하재천)하고 : 하늘엔 은하수가 걸려 있고
四無人聲
(사무인성)이니 : 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聲在樹間
(성재수간) 이더이다: 그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나고 있습니다." 하였다
予曰唏唏悲哉
(여왈희희비재)라 : 내가 말하기를, "아, 슬프도다,
此秋聲也
(차추성야)로다 : 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
胡爲而來哉
(호위이내재)오 : 어찌하여 온 것인가
蓋夫秋之爲狀也
(개부추지위상야)는 : 저 가을의 모습이란,
其色慘淡
(기색참담)하여 : 그 색은 암담하여
煙霏云斂
(연비운렴)하고 : 안개는 날아가고 구름은 걷힌다
其容淸明
(기용청명)하여 : 가을의 모양은 청명하며
天高日晶
(천고일정)하고 : 하늘은 드높고 태양은 빛난다.
其氣慄冽
(기기율렬)하여 : 가을의 기운은 살이 저미도록 차가워
砭人肌骨
(폄인기골)하고 : 피부와 뼛속까지 파고 들며,
其意蕭條
(기의소조)하여 : 가을의 뜻은 쓸쓸하여
山川寂寥
(산천적요)라 : 산천이 적막해진다.
故其爲也
(고기위야)가 : 그러기에 그 소리 됨이
凄凄切切
(처처절절)하고 : 처량하고 애절하며
呼號憤發
(호호분발)하여 : 울부짖는 듯 떨치고 일어나는 듯한 것이다.
豊草綠縟而爭茂
(풍초녹욕이쟁무)하며 : 풍성한 풀들은 푸르러 무성함을 다투고,
佳木蔥籠而可悅
(가목총농이가열)이라가 : 아름다운 나무들은 울창하게 우거져 볼 만하더니,
草拂之而色變
(초불지이색변)하며 : 풀들은 가을이 스쳐가자 누렇게 변하고,
木遭之而葉脫
(목조지이섭탈)하니 : 나무는 가을을 만나자 잎이 떨어진다.
其所以摧敗零落者
(기소이최패령낙자)가 : 그것들이 꺾여지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乃其一氣之餘烈
(내기일기지여렬)이라 : 바로 한 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夫秋刑官也
(부추형관야)라 : 가을은 형관이요,
於時爲陰
어시위음)이오 : 절후에 있어서는 음의 때요,
又兵象也
(우병상야)이요 : 또한 전쟁의 상이요,
於行爲金
(어항위김)이니 : 오행에 있어서는 금에 속한다
是謂天地之義氣
(시위천지지의기)요 : 이는 천지간의 정의로운 기운이라 하겠으니,
常以肅殺而爲心
(상이숙살이위심)이니라 : 항상 냉엄하게 초목을 시들어 죽게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天之於物
(천지어물)에 : 하늘이 만물에 대해 작용함에
春生秋實
(춘생추실)하나니 : 봄에는 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게 한다.
故其在樂也
(고기재낙야)에 : 그러므로 그것이 음악에 있어서는
商聲主西方之音
(상성주서방지음)하고 : 상성으로, 서방의 음을 주관하고,
夷則爲七月之律
(이칙위칠월지률)이라 : 이칙으로 칠월의 음률에 해당한다.
商傷也
(상상야)니 : 상(商)은 상(傷)의 뜻이다.
物旣老而悲傷
(물기노이비상)이오 : 만물이 이미 노쇠하므로 슬프고 마음 상하게 되는 것이다.
夷戮也
(이륙야)니 : 이(夷)는 륙(戮)의 뜻이니
物過盛而當殺
(물과성이당살)이니라 : 만물이 성한 때를 지나니 마땅히 죽이게 되는 것이니라.
嗟乎
(차호)라 : 아,
草木無情
(초목무정)이로되 : 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有時飄零
(유시표령)하나니 : 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人爲動物
(인위동물)하여 :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惟物之靈
(유물지령)이라 : 영혼이 있는 존재인지라
百憂感其心
(백우감기심)하며 : 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
萬事勞其形
(만사노기형)하여 : 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여
有動於中
(유동어중)이면 : 마음 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必搖其精
(필요기정)이니 : 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되나니
而況思其力之所不及
(이황사기력지소불급)하며 :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며
憂其智之所不能
(우기지지소불능)하여서는 : 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게 되어서는,
宜其渥然丹者爲槁木
(의기악연단자위고목)이오 : 마땅히 홍안이 어느 새 마른 나무같이 시들어 버리고
黟然黑者爲星星
(이연흑자위성성)이라 : 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되어 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다.
奈何以非金石之質
(나하이비김석지질)이어늘 : 어찌하여 금석같은 바탕도 아니면서
欲與草木而爭榮
(욕여초목이쟁영)인고 : 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투려 하는가
念誰爲之戕賊
(념수위지장적)이완대 : 생각건대, 누가 저들을 죽이고 해하고 있건데
亦何恨乎秋聲
(역하한호추성)가 : 또한 어찌 가을의 소리를 한하는가" 하니
童子莫對
(동자막대)하고 : 동자는 아무 대답 못하고
垂頭而睡
(수두이수)하니 : 머리를 떨구고 잠이 들었다.
但聞四壁
(단문사벽)에 : 다만 사방 벽에서
蟲聲喞喞
(충성즐즐)하여 : 벌레 우는 소리만 찌륵찌륵 들리는데,
如助余之歎息
(여조여지탄식)이로다 : 마치 나의 탄식을 돕기나 하는 듯하다.
출처: https://hwalove.tistory.com/entry/추성부秋聲賦-구양수歐陽修 [빈막(賓幕):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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