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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 (9) / 그대는 왜 술을 마십니까? – 김소월의 ‘술’ - 뉴스

술김소월 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술과 물은 사촌이외다. 한데,물을 마시면 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술을 마시면 몸도 정신도 다 태웁니다.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풀무는 바람비(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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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Tcad6EYfd0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ㅡ이승하

먼동이 터 오는 시각쯤에 세수를 하며
그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오늘은 또 몇 구의 시체가 들어올까
겨울로 막 접어들거나 날이 풀릴 때
더욱 바빠진다는 그대, 아무 표정 없이
불구덩이 속으로 관을 넣는다
줄지어 선 영구차, 선착순으로 받는 시신

울고 웃고 미워하고 용서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태운다 거무스레한 연기가
차츰차츰 흰 연기로 변한다
구름을 데리고 와 낮게 드리운 하늘
아, 이게 무슨 냄새지
화장장 가득 퍼지는 오징어 굽는 냄새 같은
짐승의 똥 삭히는 거름 냄새 같은

잘게 빻아주세요
뿌릴 거요 묻을 거요
땅에 묻을 겁니다
묻을 거라면 내 하는 대로 놔두쇼
잘게 빻으면 응고가 됩니다
한 시간을 타고 빗자루로 쓸어 담겨
분쇄기에서 1분 만에 가루가 되는 어머니

검게 썩을 살은 연기와 수증기로 흩어지고
하얀 뼈는 이렇게 세상에 남는구나
체온보다 따뜻한 유골함을 건네는 화부
어머니는 오전 시간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화부는 화장장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운다 입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표정 없는 저 화부가 김천화장장이다

―『생애를 낭송하다』(천년의시작, 2019)에서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등단시] 1984년 1월5일 중앙일보신춘문예

화가 뭉크와 함께

ㅡ 이승하

어디서 우 울음소리가 드 들려
겨 겨 견딜 수가 없어 나 난 말야
토 토하고 싶어 울음소리가
끄 끊어질 듯 끄 끊이지 앉고
드 들려와
야 양팔을 벌리고 과 과녁에 서 있는
그런 부 불안의 생김새들
우우 그런 치욕적인
과 광경을 보면 소 소름끼쳐
다 다 달아나고 싶어
도 동화야 도 동화의 세계야
저놈의 소리 저 우 울음소리
세 세기말의 배후에서 무 무수한 학살극
바 발이 찰 때어지지 않아 그런데
자 자백하라구? 내가 무얼 어쨋기에
소 소름끼쳐 터 텅 빈 도시
아니 우 웃는 소리야 끝내는
끝내는 미 미쳐버릴지 모른다
우우 보우트 피플이여 텅 빈 세계여
나는 부 부 부인할 것이다.

* 단어의 제1음절을 반복하여 시작하는 게 특이한데.... 처음 보는 시어 구사입니다. 말을 더듬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ㅡ 김소월 


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
술과 물은 사촌이외다. 한데,
물을 마시면 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
술을 마시면 몸도 정신도 다 태웁니다.

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
풀무는 바람비(風雨)외다, 바람개비는
바람과 도깨비의 어우름 자식이외다.
술은 부채요 풀무요 바람개비외다.

술 마시면 취케 하는 다정한 술,
좋은 일에도 풀무가 되고 언짢은 일에도
매듭진 맘을 풀어주는 시원스러운 술,
나의 혈관 속에 있을 때에 술은 나외다.

되어 가는 일에 부채질하고
안 되어 가는 일에도 부채질합니다.
그대여! 그러면 우리 한잔 듭세, 우리 이 일에
일이 되어 가도록만 마시니 괜찮을 걸세.

술은 물이외다, 돈이 물이외다.
술은 돈이외다, 술도 물도 돈이외다.
물도 쓰면 줄고 없어집니다.
술을 마시면 돈을 마시는 게요, 물을 마시는 거외다.

 ㅡ《여성》40호(1939.7)에 발표한 유고작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https://www.youtube.com/watch?v=bGxwOuRj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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