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품(信解品) 第四

1. 사대 성문이 깨달음을 얻다.

爾時 慧命須菩提 摩訶迦旃延 摩訶迦葉 摩訶目犍連 從佛所聞未曾有法. 世尊授舍利弗 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發希有心 歡喜踊躍 卽從座起 整衣服 偏袒右肩 右膝著地 一心合掌 曲躬恭敬 瞻仰尊顏 而白佛言.

 

我等居僧之首 年竝朽邁 自謂已得涅槃 無所堪任 不復進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 世尊, 往昔說法旣久 我時在座 身體疲懈 但念空 無相 無作, 於菩薩法 遊戲神通 淨佛國土 成就衆生 心不喜樂. 所以者何? 世尊 令我等 出於三界 得涅槃證. 又今我等年已朽邁 於佛教化菩薩 阿耨多羅三藐三菩提 不生一念好樂之心. 我等今於佛前 聞授聲聞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心甚歡喜 得未曾有. 不謂於今 忽然得聞希有之法 深自慶幸 獲大善利, 無量珍寶 不求自得.

 

2. 가난한 아들의 비유

世尊 我等今者 樂說譬喩 以明斯義.

譬若有人 年旣幼稚 捨父逃逝 久住他國 或十 二十 至五十歲. 年旣長大 加復窮困 馳騁四方 以求衣食 漸漸遊行 遇向本國. 其父先來 求子不得 中止一城. 其家大富財寶無量 金銀琉璃 珊瑚 虎珀 頗梨 珠等 其諸倉庫 悉皆盈溢 多有僮僕 臣佐 吏民 象馬 車乘 牛羊無數 出入息利 乃遍他國 商估賈客 亦甚衆多.

時 貧窮子遊諸聚落 經歷國邑 遂到其父所止之城. 父母念子 與子離別 五十餘年 而未曾向人說如此事 但自思惟 心懷悔恨. 自念老朽多有財物 金銀珍寶倉庫盈溢 無有子息 一旦終沒 財物散失 無所委付 是以慇懃每憶其子. 復作是念 我若得子 委付財物 坦然快樂 無復憂慮.

 

世尊, 爾時 窮子傭賃 展轉遇到父舍 住立門側. 遙見其父 踞師子牀 寶机承足 諸婆羅門 剎利 居士皆恭敬圍繞 以眞珠瓔珞價直千萬 莊嚴其身 吏民僮僕手執白拂 侍立左右. 覆以寶悵[] 垂諸華幡 香水灑地 散衆名華 羅列寶物 出內取與 有如是等種種嚴飾 威德特尊. 窮子見父有大力勢 卽懷恐怖 悔來至此 竊作是念. 此或是王 或是王等 非我傭力得物之處. 不如往至貧里 肆力有地 衣食易得. 若久住此 或見逼迫 强使我作. 作是念已 疾走而去.

CBETA는 휘장 장()으로 되어 있다.

 

時 富長者於師子座 見子便識 心大歡喜 卽作是念. 我財物庫藏 今有所付. 我常思念此子 無由見之 而忽自來 甚適我願. 我雖年朽 猶故貪惜.

 

卽遣傍人 急追將還. 爾時 使者疾走往捉 窮子驚愕 稱怨大喚, 我不相犯 何爲見捉? 使者執之愈急 强牽將還. 于時窮子自念 無罪而被囚執 此必定死 轉更惶怖 悶絕躄地. 父遙見之 而語使言, 不須此人 勿强將來. 以冷水灑面 令得醒悟 莫復與語. 所以者何? 父知其子 志意下劣 自知豪貴爲子所難. 審知是子 而以方便 不語他人 云是我子, 使者語之 我今放汝 隨意所趣 窮子歡喜得未曾有 從地而起 往至貧里 以求衣食.

 

爾時 長者將欲誘引其子 而設方便. 密遣二人 形色憔悴 無威德者. 汝可詣彼 徐語窮子 此有作處 倍與汝直. 窮子若許 將來使作. 若言欲何所作? 便可語之 雇汝除糞 我等二人 亦共汝作. 時 二使人卽求窮子 旣已得之 具陳上事. 爾時 窮子先取其價 尋與除糞. 其父見子 愍而怪之.

 

又以他日 於窗牖中 遙見子身 羸瘦憔悴 糞土塵坌 污穢不淨. 卽脫瓔珞 細軟上服 嚴飾之具 更著麤弊垢膩之衣 塵土坌身 右手執持除糞之器 狀有所畏 語諸作人, 汝等勤作 勿得懈息 以方便故 得近其子. 後復告言 咄, 男子. 汝常此作 勿復餘去. 當加汝價. 諸有所須 瓫器 米麪 鹽醋之屬 莫自疑難. 亦有老弊使人 須者相給 好自安意. 我如汝父 勿復憂慮. 所以者何? 我年老大而汝少壯. 汝常作時 無有欺怠 瞋恨 怨言 都不見汝有此諸惡 如餘作人. 自今已後 如所生子. 卽時長者更與作字 名之爲兒. 爾時 窮子雖欣此遇 猶故自謂 客作賤人. 由是之故 於二十年中 常令除糞.

 

過是已後 心相體信 入出無難 然其所止 猶在本處. 世尊! 爾時 長者有疾 自知將死不久 語窮子言, 我今多有金銀珍寶 倉庫盈溢. 其中多少所應取與 汝悉知之 我心如是 當體此意. 所以者何? 今我與汝 便爲不異 宜加用心 無令漏失. 爾時 窮子卽受教勅 領知衆物 金銀珍寶及諸庫藏 而無悕取一飡之意 然其所止 故在本處 下劣之心 亦未能捨. 復經少時 父知子意 漸已通泰 成就大志 自鄙先心.

 

臨欲終時 而命其子 幷會親族 國王 大臣 剎利 居士 皆悉已集 卽自宣言. 諸君當知 此是我子, 我之所生 於某城中 捨吾逃走 伶俜辛苦五十餘年. 其本字某 我名某甲. 昔在本城 懷憂推覓 忽於此閒遇會得之. 此實我子 我實其父. 今我所有一切財物 皆是子有 先所出內 是子所知. 世尊, 是時窮子聞父此言 卽大歡喜 得未曾有 而作是念, 我本無心有所希求 今此寶藏自然而至.

 

3. 비유에서 법을 밝히다.

世尊, 大富長者 則是如來 我等皆似佛子. 如來常說 我等爲子. 世尊, 我等以三苦故 於生死中 受諸熱惱 迷惑無知 樂著小法. 今日世尊 令我等思惟 蠲除諸法戲論之糞. 我等於中 勤加精進 得至涅槃一日之價 旣得此已 心大歡喜 自以爲足 而便自謂 於佛法中 勤精進故 所得弘多. , 世尊先知我等心 著弊欲樂於小法 便見縱捨 不爲分別 汝等當有如來知見 寶藏之分.

 

世尊以方便力 說如來智慧. 我等從佛 得涅槃一日之價 以爲大得 於此大乘 無有志求. 我等又因如來智慧 爲諸菩薩開示演說 而自於此 無有志願. 所以者何? 佛知我等 心樂小法 以方便力 隨我等說 而我等不知眞是佛子.

今我等方知 世尊於佛智慧 無所悋惜. 所以者何? 我等昔來眞是佛子 而但樂小法. 若我等有樂大之心 佛則爲我說大乘法. 於此經中 唯說一乘 而昔於菩薩前 毀呰聲聞樂小法者. 然佛實以大乘教化. 是故我等說 本無心有所悕求 今法王大寶 自然而至 如佛子所應得者 皆已得之.

 

4. 게송으로 다시 설하다.

爾時 摩訶迦葉欲重宣此義 而說偈言.

我等今日 聞佛音教 歡喜踊躍 得未曾有

佛說聲聞 當得作佛 無上寶聚 不求自得.

 

譬如童子 幼稚無識 捨父逃逝 遠到他土

周流諸國 五十餘年 其父憂念 四方推求

求之旣疲 頓止一城 造立舍宅 五欲自娛

其家巨富 多諸金銀 車璖馬腦 眞珠琉璃

象馬牛羊 輦輿車乘 田業僮僕 人民衆多

出入息利 乃遍他國 商估賈人 無處不有

千萬億衆 圍繞恭敬 常爲王者 之所愛念

群臣豪族 皆共宗重 以諸緣故 往來者衆

豪富如是 有大力勢 而年朽邁 益憂念子

夙夜惟念 死時將至 癡子捨我 五十餘年

庫藏諸物 當如之何 爾時窮子 求索衣食

從邑至邑 從國至國 或有所得 或無所得

飢餓羸瘦 體生瘡癬.

 

漸次經歷 到父住城 傭賃展轉 遂至父舍

爾時長者 於其門內 施大寶帳 處師子座

眷屬圍遶 諸人侍衛 或有計筭 金銀寶物

出內財產 注記劵疏 窮子見父 豪貴尊嚴

謂是國王 若是王等 驚怖自怪 何故至此

覆自念言 我若久住 或見逼迫 强驅使作

思惟是已 馳走而去 借問貧里 欲往傭作

長者是時 在師子座 遙見其子 默而識之.

 

卽勅使者 追捉將來 窮子驚喚 迷悶躄地

是人執我 必當見殺 何用衣食 使我至此

長者知子 愚癡狹劣 不信我言 不信是父.

 

卽以方便 更遣餘人 眇目矬陋 無威德者

汝可語之 云當相雇 除諸糞穢 倍與汝價

窮子聞之 歡喜隨來 爲除糞穢 淨諸房舍

長者於牗 常見其子 念子愚劣 樂爲鄙事

於是長者 著弊垢衣 執除糞器 往到子所

方便附近 語令勤作 旣益汝價 幷塗足油

飮食充足 薦席厚煖 如是苦言 汝當勤作

又以軟語 若如我子.

 

長者有智 漸令入出 經二十年 執作家事

示其金銀 眞珠頗梨 諸物出入 皆使令知

猶處門外 止宿草庵 自念貧事 我無此物

父知子心 漸已廣大 欲與財物 卽聚親族

國王大臣 剎利居士 於此大衆 說是我子

捨我他行 經五十歲 自見子來 已二十年

昔於某城 而失是子 周行求索 遂來至此

凡我所有 舍宅人民 悉以付之 恣其所用

子念昔貧 志意下劣 今於父所 大獲珍寶

幷及舍宅 一切財物 甚大歡喜 得未曾有.

 

佛亦如是 知我樂小 未曾說言 汝等作佛

而說我等 得諸無漏 成就小乘 聲聞弟子

佛勅我等 說最上道 修習此者 當得成佛

我承佛教 爲大菩薩 以諸因緣 種種譬喩

若干言辭 說無上道 諸佛子等 從我聞法

日夜思惟 精勤修習 是時諸佛 卽授其記

汝於來世 當得作佛 一切諸佛 秘藏之法

但爲菩薩 演其實事 而不爲我 說斯眞要.

 

如彼窮子 得近其父 雖知諸物 心不希取

我等雖說 佛法寶藏 自無志願 亦復如是

我等內滅 自謂爲足 唯了此事 更無餘事

我等若聞 淨佛國土 教化衆生 都無欣樂

所以者何 一切諸法 皆悉空寂 無生無滅

無大無小 無漏無爲 如是思惟 不生喜樂.

 

我等長夜 於佛智慧 無貪無著 無復志願

而自於法 謂是究竟 我等長夜 修習空法

得脫三界 苦惱之患 住最後身 有餘涅槃

佛所教化 得道不虛 則爲已得 報佛之恩.

我等雖爲 諸佛子等 說菩薩法 以求佛道

而於是法 永無願樂 導師見捨 觀我心故

初不勸進 說有實利.

 

如富長者 知子志劣 以方便力 柔伏其心

然後乃付 一切財物 佛亦如是 現希有事

知樂小者 以方便力 調伏其心 乃教大智

我等今日 得未曾有 非先所望 而今自得

如彼窮子 得無量寶 世尊我今 得道得果

於無漏法 得淸淨眼 我等長夜 持佛淨戒

始於今日 得其果報 法王法中 久修梵行

今得無漏 無上大果 我等今者 眞是聲聞

以佛道聲 令一切聞 我等今者 眞阿羅漢

於諸世閒 天人魔梵 普於其中 應受供飬.

 

世尊大恩 以希有事 憐愍教化 利益我等

無量億劫 誰能報者 手足供給 頭頂禮敬

一切供養 皆不能報 若以頂戴 兩肩荷負

於恒沙劫 盡心恭敬 又以美膳 無量寶衣

及諸臥具 種種湯藥 牛頭栴檀 及諸珍寶

以起塔廟 寶衣布地 如斯等事 以用供養

於恒沙劫 亦不能報.

 

諸佛希有 無量無邊 不可思議 大神通力

無漏無爲 諸法之王 能爲下劣 忍于斯事

取相凡夫 隨宜爲說 諸佛於法 得最自在

知諸衆生 種種欲樂 及其志力 隨所堪任

以無量喩 而爲說法 隨諸衆生 宿世善根

又知成熟 未成熟者 種種籌量 分別知已

於一乘道 隨宜說三.

 

제 4장 믿 음(信解品)

그때 수보리 존자와 대가전연 존자와 대가섭 존자와 대목
건련 존자는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이와 같은 가르침을
들었으며, 세존으로부터 사리불 존자가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을 직접 듣고 경탄하며 크게 기뻐했다. 그
때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이 계시는 곳으로 다가가, 한
쪽 어깨를 벗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한 뒤, 몸을 구
부려 존경의 뜻을 표하고 세존을 우러러 보면서 이렇게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나이도 고령이고 또 비록 비구들은
저희를 장로로 부르고 있습니다만 나이 먹은 탓에 저희는 스
스로 열반에 이르렀다고 자만하였습니다. 또 세존이시여, 저희
들은 게을러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정진노력하지 않
았습니다. 세존께서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설법하실 때에도,
세존의 시중을 들면 몸은 물론 손발 마디마디가 시렸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세존께서 법을 설하셨을 때, 모든 것은 실체
가 없고(空), 형상이 없으며(無相), 욕구의 대상이 아닌(無願)
것을 분명히 알았으며, 부처님 특성이나 부처님 국토의 장엄이
나 보살의 자유로운 신통이나 여래의 자유로운 신통에 대해서
알았으나 그렇게 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지 못했나이다.
그것은 저희들이 고령인 탓에 망령되이 삼계로 부터 벗어나
열반을 얻었다고 잘못 생각하였던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
들은 다른 보살들에게 최고의 바른 깨달음에 대해 가르치거나
알려주긴 하였지만 저희들 스스로가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고
자 하는 마음은 한 번도 일키지 못했던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저희들이 지금 세존으로부터 친히 성문들
도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수기를 받으니, 경이로운
마음과 함께 드문 일이라는 생각에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오늘 갑자기 이전에는 듣지 못했던 이러한 여래
의 말씀을 듣고, 저희들은 헤아릴 수 없는 양의 훌륭한 보물을
얻었습니다. 찾지도 바라지도 생각지도 구하지도 않은 이런 훌
륭한 보물을 얻은 것이옵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어떤 남자가 부친 곁을 떠나 집을 나
갔습니다. 그는 다른 나라로 가서 그곳에서 오랜 세월을 홀로
살았습니다. 그는 어른이 되었지만 가난해서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구하기 위하여,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다 어느 나라로 갔
습니다. 그의 부친도 어느 나라로 갔습니다. 부친은 많은 재보
와 곡물, 황금, 창고는 물론 금, 은, 주옥, 진주, 유리, 나패,
파리, 산호, 진금, 백은을 소유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종
과 노예, 하인, 심부름꾼을 거느리며 많은 코끼리와 말, 소,
양 등을 소유한 큰 부자가 되어 사업을 하고 돈을 빌려주며
농사와 장삿일로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한편 가난한 남자는 먹을 것이나 입을 옷을 구하기 위해 마
을이나 성, 시골 등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자신의 부친이 살
고 있는 마을까지 왔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가난한 남자의 부
친은 그 마을에 살면서 50년 전에 실종된 아들을 늘 생각하고
있엇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들을 생각하면서도 혼자 마음
속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을 뿐,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나이를 너무 먹었다. 비록 많은 재산과 황금이
있지만 물려줄 아들이 없다. 아아, 만일 내가 죽는다면 이 모
든 것은 흩어져 버릴 것이다.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그는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아들을 떠올리면서, ‘아아, 만일
내 아들이 이 산과 같은 재물을 물려받을 수 있다면 안심하고
살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때 가난한 남자는 옷과 먹을 것을 구하다가 마침내 마을에
들어와 부호의 저택이 있는 곳 가까이 왔습니다. 그 가난한 남
자의 부친은 자신의 저택 근처에서 많은 바라문들과 왕족, 상
인, 노예의 무리에게 둘러싸여 공경받으면서, 발 디딤대가 붙
어 있고 금, 은으로 장식된 사자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서
는 짐승의 꼬리털로 만든 부채로 부채질을 해주었으며, 머리
위에는 천개(天蓋)가 드리워져 있고, 아래에는 꽃을 따서 뿌려
두었으며, 보옥의 화환이 걸려 있는 그곳에서 위엄을 갖추고
앉아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가난한 남자는 자기 부친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위엄을 지니고 앉아 일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
다. 그리고는 놀라서 털이 곤두설 정도로 부들부들 떨면서 어
쩔줄 몰라 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왕인지 대신인지 모를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곳에는
나 같은 사람이 할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는 안 된다. 여기 있다가는 강제로 붙잡혀 일하게 되거나,다른
화를 입을지도 모른다. 얼른 이곳을 떠나자.’
그 가난한 남자는 괴로운 일만 계속 생긴다 싶어 그곳에 머
물려고 하지도 않고, 얼른 떠나려고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부
호는 자택 문 근처에서 한눈에 그 남자가 자기 아들임을 알아
보고 기쁨에 넘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거대한 황금과 재물과 창고를 물려줄 수 있게 되었으
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저 아이 생각을 얼마나 했던가.
저 아이는 제발로 찾아와 주었다. 더욱이 내가 고령일 때.’
세존이시여,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괴로워하고 있던 부
호는, 그 즉시 발빠른 사람을 보내 그 남자를 데려오게 하였습
니다. 하인들이 달려가 그 가난한 사람을 붙잡자 그 사람은 놀
라고 두려워서 큰소리로 ‘나는 당신들에게 아무런 나쁜 짓도
한 적이 없소’라고 울부짖었지만 하인들은 억지로 그 남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 가난한 남자는 두려움에 떨며 ‘죽거나 두
들겨 맞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하
였습니다. 그는 정신이 아찔하여 의식을 잃고 땅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부친이 그 곁으로 와서 하인들에게 ‘일으켜
세우지는 말라고 한 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사옵니다. 왜냐
하면 부호는 가난한 남자가 자신의 위세를 두려워한 나머지 무
서움에 떨고 있으며, 그가 자기 아들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그 부호는 방편이 뛰어나서, 이 사람이
내 아들이라는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또 부호는
하인을 시켜 그 가난한 사람에게 ‘어디든지 가고 싶은 데로 가
라. 너는 자유다’라고 말하게 하였습니다.가난한 사람은 그 말
을 듣자 기뻐하며 일어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하러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부호는 그 가난한 사람을 스스로 오도록 하기 위하여 절묘한
방편을 썼습니다. 옷차림이 남루한 두 사람을 고용해서 가난한
남자에게 다가가 월급을 두 배로 주고 자기 집에서 일하도록
하였습니다. 만일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거든 함께 쓰레기통을
청소하는 일이라고 대답하게 하였습니다.
드디어 두 사람은 가난한 남자를 데리고 부호의 집으로 돌아
와 함께 일했습니다. 이리하여 가난한 남자는 부호로부터 월급
을 받고, 그 집의 쓰레기통을 청소하며,부호의 저택 근처에 있
는 초가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부호는 창문이나 통풍구를 통하
여 쓰레기통을 청소하고 있는 아들을 보고는 기특하게 생각하
였습니다.
그때 부호는 저택에서 내려와 몸에 붙이고 있던 화환과 장신
구를 떼어내고 훌륭하고 깨끗한 옷 대신 어러운 옷으로 갈아입
고 오른손에 바구니를 들고 진흙으로 자기 몸을 더럽힌 뒤, 천
천히 가난한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이렇
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이 바구니를 사용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진흙을 떼
어내라’고.
이런 방법으로 아들과 함께 말을 나누기도 하고 같이 일하기
도 하였습니다.
‘여보게 이곳에서 계속 일을 하도록 하게. 특별히 급료를 올
려줄 테니까, 더 이상 다른 곳으로 가지는 말게. 혹시 돈이 필
요하다면 말하게. 무엇이든 좋으니 안심하고 나에게 청구하게.
여보게, 나한테 낡은 비단이 있는데 필요하다면 주겠네. 신변
잡화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주겠네. 나는 노인이고
그대는 젊으니 안심하고 나를 아버지처럼 생각하게. 그대는 나
를 위하여 이 쓰레기통을 청소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는 여기
서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남을 속이거나 비뜰어지거나 불성실
하거나 교만하거나 위선적인 일을 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
을 것이네. 그대가 하는 모든 일에서 나는 나쁜 점이라곤 하나
도 찾아낼 수 없었다네.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결함이 있지만,
그대는 다르네. 이제부터 그대는 내 친아들과 마찬가지네’라고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부호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아들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남자도 부호를 부친으로 생
각하였습니다. 부호는 아들의 사랑에 목말라하면서, 이렇게 20
년 동안 아들에게 쓰레기통을 청소시켰습니다. 20년이 지나자
가난한 남자는 부호의 저택을 안심하고 출입하게 되었으나 거
처는 아직도 이전의 초가집이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즈음 부호는 병으로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의 임종이 가까운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
난한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이리 가까이 오게.내게는 이렇게 많은 황금과 재물,
곡물,곳간이 있지만, 중병에 걸려 있네. 이것들을 누구에게 물
려주며 무엇을 보존해야 하는 가에 대해 그대가 알아두었으면
좋겠네. 나는 이 재물의 소유자이지만 그대 또한 그러하며, 그
대가 이 재산을 잘 보존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네.’
이리하여 가난한 남자는 부호의 많은 재산을 모두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남자는 그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욕심도 없고, 조금도 갖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줌의 밀
가루조차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의 초가집에 계속 머
물면서 자신은 가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부호는 아들이 능력 있는 재산 관리자이며 넓은 마음도 지녔
으나, 가난했을 때의 성격이 남아 있는 것을 알고 그 남자를
불러 친족들에게 소개한 뒤, 왕후와 대신 그리고 마을사람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이 아이는 내 친아들입니다.
어떤 마을에서 이 아이를 잃어버린 뒤 50년이 흘러버렸습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무개라 하며 나도 아무개라는 이름입니다.
나는 이 아들을 찾아 저 마을에서 이 마을로 떠나왔습니다. 이
아이는 내 아들로 나는 이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내가 가진 모
든 것을 이 아이에게 물려주겠습니다. 내 재산에 대해서는 무
엇이든 이 아이가 알고 있습니다.’
그때 그 가난한 남자는 이 말을 듣고 놀라서,’이렇듯 갑자기
많은 황금과 재물을 얻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로 이 비유와 같이 저희들은 여래의 아들입니
다.또 여래께서 저희들에게 ‘내 아들인 그대들’이라고 하신 것
은 바로 그 부호와 같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그 가난
한 남자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 고통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오는 괴로움(苦苦), 사물이 변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行苦), 좋아하는 것을 잃게 되는 괴로움(壞
苦)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윤회 속에 있으면서 천한 것을 믿
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초가집과도 같
은 차원이 낮은 가르침을 고찰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가르침에 전념해서 노력하고 애쓰
면서 마치 매일 급료에만 신경 쓰는 가난한 사람처럼 열반만을
추구해 왔습니다. 저희들은 이 열반을 얻은 것에 만족하고, 여
래 곁에서 가르침에 전념하며 노력하고 애썼기 때문에 많은 것
을 얻었사옵니다. 여래께서는 천한 것을 믿으려는 저희들을 잘
알고 계시옵니다. 그래서 저희들을 내버려두시고 간섭하지도
않으시며, ‘여래의 지혜의 곳간이 그대들의 것이 될 것이다’라
는 말씀도 하지 않으시옵니다. 또 세존께서는 뛰어난 방편으로
저희들에게 여래의 지혜를 상속할 수 있게 하셨사옵니다만, 저
희들은 미처 생각이 모자라 마치 매일 임금을 받는 것처럼,’여
래로 부터 친히 열반을 받을 때 비로소 소중한 것이다’라고 생
각하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그런 저희들이 위대한 보살들에게 여래
의 지견에 대해 고상한 설법을 하고, 여래의 지혜를 드러내보
이며 분명히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에게는
여래의 지혜를 얻으려는 욕망이 없었사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천한 것을 바라는 저희들의 성향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방편으로 소승을 설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마치 친아들에게 하시는 것처럼, 저희들에게 방편으로 소승을
설하신 것도 알지 못했고 또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사옵니다.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여래의 지혜를 상속할 사람임을 생각
해 내도록 하셨습니다. 그것은 물론 저희들에게 여래의 친아들
이라고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천한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저희들에게 뛰어난 대승의 힘이 있
었다면 세존께서는 보살이라는 이름을 주시고 대승의 법을 설
하여 주셨을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저희들에게 두 가지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하나는 일찍이 보살들 앞에서 저희들을 열등한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으며, 또 한편으로는 광대
한 부처님의 깨달음을 향하여 가도록 격려해 주신 것이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경 속에서 세존께서는 저희들에게 보살과 같
이 대승을 바라고 믿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셨으며, 또 일
승의 법이 있을 뿐이라고 설하셨사옵니다. 이런 까닭에 여래의
지혜를 얻으려는 욕망이 없던 저희들이, 지금까지 구하지도 찾
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일체지자라는 보물을, 바로 여래의 아들
인 보살들이 얻는 것처럼 갑자기 얻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옵
니다.”
그때 가섭 존자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말씀을 듣고 우리는 경이로움과
일찍이 느끼지 못했던 큰 기쁨을 얻었다.
오늘 우리는 뜻밖에
인도자이신 부처님의 속시원한 말씀을 들었다.
오늘 우리는 아주 훌륭한 많은 보물을
한 순간에 얻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결코 생각해 보지도
구하지도 않았던 것이어서
그 말씀을 듣고 모두 경이로움을 느꼈다.
비유해서 말하면
우리는 마치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다른 어리석은 사람들의 꾐에 빠진 것과 같다.
그는 부친 곁을 떠난 아주 먼 곳을 유랑한다고 하자.
그때 그 부친은 자기 아들이 달아나 버린 것을 알고
너무 슬퍼한 나머지 50년 동안이나
사방으로 아들을 찾아 돌아다녔다.
그는 아들을 찾아다니다
어떤 큰 마을의 저택에 정주하며
오욕의 즐거움을 누린다.
그에게는 많은 황금과 재보
나패, 유리, 산호가 있으며
또 코끼리, 시종 그리고 소, 양도 있다.
그는 사업을 하며 금리를 모으고
많은 토지와 하인, 하녀, 심부름꾼들을 거느리며
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으며
언제나 왕후의 친한 상대이기도 했다.
이웃사람들도 마을사람들도 그에게 합장하며
많은 상인들이 그의 주위에 모여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그의 장사를 돕고 있다.
그는 이처럼 위세를 갖춘 사람이지만
해가 갈수록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자
언제나 아들 걱정을 하면서 밤낮을 보냈다.
그 사람은 이렇게 걱정할 것이다.
‘내 아들은 어리석어서 지금까지
50년 동안이나 방황하고 있다.
나에게는 이런 막대한 재물이 있고
더구나 내 임종이 가까워오는데도.’
그 즈음 어리석은 그의 아들은
언제나 가난과 비참함 속에서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 다니며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찾고 있었다.
어떤 때는 조금 얻기도 했고
또 어떤 때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 어리석은 자는 남의 오두막에 기숙했는데
비척 말랐으며 습진이나 옴으로 온몸이 엉망이었다.
그는 부친이 있는 마을에 오게 되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하다가
점점 자기 부친의 저택이 있는 곳에 가까이 왔다.
큰 재산을 소유한 이 부호는
문 근처에 있는 좋은 의자에 앉아
수백 명에게 존경을 받았으며ㅤ
공중에는 그를 위해 천개가 씌워져 있었다.
그의 시종으로 신임이 두터운 자들이 있었는데
어떤 이는 재물이나 황금을 세고
어떤 이는 서류를 작성하고
어떤 이는 이자를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
그 남자는 과거 가난했던 때를 생각했다.
그리고 천한 것을 바라는 자신의 성격과
부친의 덕을 생각하면서
‘저택에 딸려 있는 모든 것을 얻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하며
일찍이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에 빠졌다.
이처럼 인도자이신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천한 것을 바라고 있음을 알고 계시므로
‘그대들은 부처님이 될 것이다.’
또는 ‘그대 성문들은 진정 내 아들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세간의 보호자이신 부처님께서는
보살들을 가르치기를 원하신다.
‘가섭이여, 위없는 깨달음을 향하여ㅤ
길을 나서는 보살에게
그대는 최고의 길을 설하여라.
그것이 부처님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하시며.
그래서 선서께서는 우리에게
보살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보내셨다.
우리는 수니유타 수코티 비유와 인연으로
그들에게 최고의 길을 설하였다.
보살들은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최고로 좋은 길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 부처님으로부터
‘그대들은 현세에서 부처님이 될 것이다.’라는
수기를 받는다.
가르침의 곳간을 지키고 보살들에게 법을 설하면서
우리는 여실한 분인 부처님을 위하여
이와 같은 일을 한다.
그것은 마치 부호의 신임이 두터웠던
가난한 남자와 같다.
우리는 부처님의 곳간을
보살들에게 나누어주지만
스스로는 가난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부처님의 지혜로 보살들에게 설명하지만
스스로는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자신의 소멸이
궁극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만족했지만
그 지혜는 그 정도밖에 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여러 부처님의 국토가 빛난다고 듣고도
일찍이 한 번도 기뻐한 적이 없었다.
진정으로 존재(法)는 모두 공적(空寂)하며
더러움과 생멸(生滅)모두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 어떠한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우리는 사색은 하지만
정작 그것을 믿는 기쁨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오랫동안 최고의 가르침인
부처님의 지혜에 대한 욕망이 조금도 없었다.
얻고 싶다는 바람이 하나도 없었다.
더욱이 세존께서 그것이 최고의 궁극적인 진리라고
말씀하셨는데도.
우리는 오랫동안 열반이 최후인
이 육체적 존재로 공성의 진리를 수행했으며
삼계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세존의 가르침을 보살들에게 설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깨달음을 향해 길을 나선
세존의 아들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분명히 전했으며
또 그들에게 법을 설했다.
그러나 정작 그 법에 대한 욕망이
우리에게는 전혀 없었다.
그러므로 세간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는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시며 우리를 내버려두셨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시면서
진실하며 깊은 뜻이 있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그것은 마치 부호의 뛰어난 방편과도 같다.
언제나 천한 것을 바라는 아들을 훈련시켜
훈련이 끝난 적당한 때에 재산을 물려준다.
그처럼 세간의 보호자이신 부처님께서는
아주 어려운 일을 하신다.
뛰어난 방편으로 설하시면서
천한 것을 바라는 아들들을 훈련시키시고
그 훈련이 끝나야 부처님의 지혜를 전해 주신다.
우리는 재산을 물려받은 가난한 남자처럼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의 가르침 밑에서 처음으로 훌륭하고
또 번뇌의 더러움이 없는 결과를 얻었으므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오랫동안 계를 지켜
오늘 우리는 그 결실을 얻었다.
세존의 가르침 밑에서 우리는
가장 청정하고 순결한 생활을 해왔으며
오늘 그 훌륭한 결과를 얻었다.
적정이며, 훌륭하고 번뇌의 더러움이 없는 결과를.
우리는 지금 성문이지만
최고의 깨달음을 얻고
깨달음이라는 말이 세상에 퍼지게 함으로써
의연한 성문이 될 것이다.
신들이나 마왕, 범천을 포함한 세간으로부터
또 모든 인간으로부터
직접 공양받을 자격이 있는
참된 아라한이 될 것이다.
수코티 겁 동안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누가 당신 흉내를 낼 수 있겠는가.
당신께서는 인간계에서 우리를 교화하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셨다.
그 은혜에 대한 답례로 손과 발
또 머리를 숙여 공양하고 예배한다 해도
부처님을 기쁘게 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강가 강의 모래알 수와 같은 겁 동안
머리와 어깨 위에 부처님을 모시고
딱딱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 입을 것과 마실 것
침대와 방석을 바치고 깨끗한 옷을 드리며
전단으로 정사(精舍)를 만들게 하고
깔개를 온통 깔아서 바친다 해도
또 세존께 병을 고치는 여러 가지 약을
강가 강의 모래알 수 같은 겁 동안
공양한다 해도
결코 언제까지나 은혜에 보답할 수 없을 것이다.
위대한 법을 몸소 하시고
견줄 데 없는 위력을 지니시며
대신통력과 인내력을 지니신 부처님께서는
위대한 왕이시며 청정한 승리자이시다.
그런 분께서 어리석은 중생을 위하여
이러한 일을 참고 견디신다.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세간에 맞추어서
겉모습에 사로잡혀 행동하는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신다.
그분은 법의 자재자시며
모든 세계의 자재자시며
위대한 자재자시며
세간의 지도자들 중의 왕이시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근기를 알고 계시므로
거기에 맞는 여러 가지 방편을 보이신다.
중생들 각자의 믿음이 다른 것을 아시고
수천의 비유로 법을 설하신다.
여래께서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행위를 알고 계시므로
최고의 깨달음을 보이시면서
많은 종류의 가르침을 설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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