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열반품(涅槃品)

佛所行讚  涅槃品第二十五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곳으로 떠나시자

비사리(鞞舍離)는 텅 비고 쓸쓸하여

마치 밤에 어두운 구름이 끼어

별과 달이 그 광명 잃은 듯했네.

佛至涅槃處,

鞞舍離空虛,

猶如夜雲冥,

星月失光明。

 

온 나라 먼저는 안락했으나

이제는 갑자기 시들고 여윔이

마치 사랑하는 아버지 잃은

외로운 딸이 홀로 슬퍼하는 듯했네.

國土先安樂,

而今頓凋悴,

猶如喪慈父,

孤女常獨悲。

 

단정하지만 들어 아는 게 없고

총명하지만 덕이 없으며

마음으론 분별하나 말이 어눌하고

지혜는 밝으나 재주가 모자라며

如端正無聞,

聰明而薄德,

心辯而口吃,

明慧而乏才。

 

신통은 있으나 위의가 없고

자비심 있으나 거짓 많으며

고상하고 훌륭하나 힘이 없으며

위의는 있으나 법이 없는 것처럼

神通無威儀,

慈悲心虛僞,

高勝而無力,

威儀而無法。

 

비사리도 또한 그러해

본래는 영화로웠으나 지금은 피폐해

마치 저 가을 밭에 곡식의 싹이

물을 잃고 다 말라 시든 것 같았네.

鞞舍離亦然,

素榮而今悴,

猶如秋田苗,

失水悉枯萎。

 

혹은 불을 꺼 연기 없애고

혹은 음식을 대해도 먹는 것 잊으며

공(公)적이건 사적이건 하던 일 멈추고

모든 세속 인연을 닦지 않은 채

或斷火滅煙,

或對食忘飡,

悉廢公私業,

不修諸俗緣。

 

다만 부처만 염하며 깊은 은혜 감동해

모두 입 다물고 말못하고 있었네.

그때 그 사자(師子) 리차(離車)는

근심과 슬픔을 억지로 참으며

울먹 울먹 흐느끼는 소리 내어

못내 그리는 마음 나타내었네.

念佛感恩深,

默默各不言,

時師子離車,

强忍其憂悲,

垂泣發哀聲,

以表眷戀心。

 

“모든 삿된 길 부수어 깨뜨리고

올바른 법을 나타내 보이셨으며

온갖 외도들 이미 항복받으셨는데

끝내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破壞諸邪徑,

顯示於正法,

已降諸外道,

遂往不復還。

 

세상은 세상을 떠나는 길 끊겼으매

덧없음은 곧 큰 병이 되었구나.

세존께서 이제 열반에 드신다면

의지할 곳도 없고 구제할 이도 없네.

世絕離世道,

無常爲大病,

世尊入大寂,

無依無有救。

 

가장 훌륭한 방편 가지신 높은 이

최후의 경지에서 광명 감추시니

우리들 이제 굳센 뜻 잃음이

마치 불 지필 섶나무 없어진 듯 하네.

方便最勝尊,

潛光究竟處,

我等失强志,

如火絕其薪。

 

세존께서는 세상의 그늘을 버리셨으니

중생들 못내 가여워라.

마치 사람이 신력(神力)을 잃은 듯

온 세상 함께 서러워하네.

世尊捨世蔭,

群生甚可悲,

如人失神力,

擧世共哀之。

 

더위를 피해 시원한 못에 들고

추위를 만나 불을 의지했다가

하루아침에 모두 텅 비고 나면

중생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逃暑投涼池,

遭寒以憑火,

一旦悉廓然,

群生何所歸。

 

특별하고 훌륭한 법 밝게 통달한

그는 이 세상의 도주사(陶鑄師)였네.

이제 이 세간은 주인을 잃었으니

사람이 도(道)를 잃으면 곧 멸망하리라.

通達殊勝法,

爲世陶鑄師,

世閒失宰正,

人喪道則亡。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자재(自在)로워서

도가 없어지고 도 아님이 통할 때

큰 괴로움의 버팀목이 무너졌으니

이 세간에 어느 누가 그와 짝하리.

老病死自在,

道喪非道通,

能壞大苦機,

世閒何有雙。

 

지극히 뜨거운 큰 불길 성하여도

큰 구름비로 그것을 끌 수 있지만

탐욕의 불길 맹렬히 타오름은

그 누가 그것을 꺼지게 하리.

猛熱極焰盛,

大雲雨令消,

貪欲火熾燃,

其誰能令滅。

 

튼튼하고 굳세어 능히 짐 져주던 분

이미 이 세상 무거운 짐 버렸으니

다시 어떤 지혜의 힘이 있어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될 수 있으랴.

堅固能擔者,

已捨世重任,

復何智慧力,

能爲不請友。

 

마치 저 사형(死刑)당할 죄인이

죽음에 다다라야 술에 취하듯

저 중생들의 미혹한 의식[識]은

오직 죽게 되셔야 생(生)을 받았네.

如彼臨刑囚,

爲死而醉酒,

衆生迷惑識,

唯爲死受生。

 

날카로운 톱으로 목재를 켜듯

덧없음은 이 세간을 끊어 해치건만

어리석음의 어둠은 깊은 물 되고

애정의 탐욕은 큰 물결 되며

利鋸以解材,

無常解世閒,

癡闇爲深水,

愛欲爲巨浪。

 

번뇌는 거기 뜨는 물거품 되고

삿된 견해는 마갈어(摩竭魚)가 되는데

오직 지혜의 배만 있어

능히 이 큰 바다 건너갔었네.

煩惱爲浮沫,

邪見摩竭魚,

唯有智慧舩,

能度斯大海。

 

온갖 병은 나무의 꽃이 되고

늙고 쇠함은 그 나무의 잔가지 되며

죽음은 그 나무의 깊은 뿌리가 되고

존재[有]의 업은 그 나무의 싹이 되는데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만이

세 가지 존재의 나무 능히 끊어 버렸네.

衆病爲樹花,

衰老爲纖條,

死爲樹深根,

有業爲其芽,

智慧剛利刀,

能斷三有樹。

 

무명(無明)은 부시[鑽]와 부싯돌[燧]이 되고

탐욕은 타오르는 불꽃이 되며

5욕(欲)의 경계는 그 섶나무인데

지혜의 물로써 그것을 끄셨네.

無明爲鑽燧,

貪欲爲熾焰,

五欲境界薪,

滅之以智水。

 

특별하고 훌륭한 법 두루 갖추어

이미 어리석은 어둠을 깨뜨리고서

편안하고 고요한 바른 길 보아

갖가지 번뇌를 끝까지 다하셨네.

具足殊勝法,

已壞於癡冥,

見安隱正路,

究竟諸煩惱。

 

자비로 모든 중생 교화할 때

미운 이건 친한 이건 달리 하지 않으셨고

일체의 지혜를 통하여 아셨건만

이제는 그 모두 버리셨네.

慈悲化衆生,

怨親無異相,

一切智通達,

而今悉棄捨。

 

유연하고 아름답고 청정한 음성

방정한 몸에 가늘고 긴 팔

그러한 큰 신선도 끝이 있으니

그 어떤 사람인들 다함 없으리.

軟美淸淨音,

方身纖長臂,

大仙而有邊,

何人得無窮。

 

세월의 흐름 빠름을 깨달아

마땅히 힘써 바른 법을 구하되

마치 험한 길에서 물을 만났을 때

물 마시고 빨리 길을 나아가듯 하라.

當覺時遷速,

應勤求正法,

如嶮道遇水,

時飮速進路。

 

덧없음이란 매우 사납고 거슬려

두루 무너뜨림에 귀하고 천함 없나니

올바른 관찰을 마음에 두어

비록 자더라도 항상 깨어 있어라.”

非常甚暴逆,

普壞無貴賤,

正觀存於心,

雖眠亦常覺。

 

그때 저 리차 사자는

언제나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며

나고 죽음을 싫어해 여의려고

사람 중의 사자(師子)를 찬탄하고 사모했네.

時離車師子,

常念佛智慧,

厭離於生死,

歎慕人師子。

 

세상 은혜와 사랑 마음에 두지 않고

탐욕을 떠난 덕을 깊이 받들어

가볍게 날뛰는 뜻 꺾어 항복받으며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마음 두었네.

不存世恩愛,

深崇離欲德,

折伏輕躁意,

拪心寂靜處。

 

부지런히 보시(布施)를 닦아 행하고

교만한 마음을 멀리 여의며

혼자서 한가롭게 살기를 좋아해

오직 참된 법만을 깊이 생각하였네.

勤脩行惠施,

遠離於憍慢,

樂獨修閑居,

思惟眞實法。

 

그때 일체 지혜 가지신 분

원만한 몸을 사자처럼 돌려

그 비사리를 바라보면서

하직하는 긴 노래 읊으셨네.

爾時一切智,

圓身師子顧,

瞻彼鞞舍離,

而說長辭偈。

 

“비사리에 노니는 것

이것은 나의 맨 마지막이네.

저 역사(力士)들이 사는 곳으로 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是吾之最後,

遊此鞞舍離,

往力士生地,

當入於涅槃。

 

차례차례 계속해 노니시다가

저 포가성(蒲伽城)에 도착하시자

편안히 견고림(堅固林)에 머무시며

모든 비구들을 훈계하셨네.

漸次第遊行,

至彼蒲加城,

安住堅固林,

教誡諸比丘。

 

“나는 이제 한밤중이면

장차 열반에 들 것이다.

너희들은 법을 의지해야 하나니

그것은 곧 높고도 훌륭한 곳이니라.

吾今以中夜,

當入於涅槃,

汝等當依法,

是則尊勝處。

 

수다라(修多羅)에 들어가지도 않고

또한 율의(律儀)를 따르지도 않으며

진실한 이치에 어긋나는 것

그것은 마땅히 받지 않아야 하리.

不入脩多羅,

亦不愼律儀,

眞實義相違,

則不應攝受。

 

그것은 법도 아니요 율(律)도 아니며

또한 내가 설법한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곧 어두운 말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버리고

非法亦非律,

又非我所說,

是則爲闇說,

汝等應速捨。

 

분명한 설법을 받아 가져야 하니

그것은 곧 뒤바뀐 것도 아니요

그것은 곧 내가 말한 것이며

법답고 율다운 가르침이니라.

執受於明說,

是則非顚倒,

是則我所說,

如法如律教。

 

내 법과 율처럼 받아 지니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있지만

내 법과 율을 그르다고 말하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없느니라.

如我法律受,

是則爲可信,

言我法律非,

是則不可信。

 

은밀한 이치는 이해하지 못하고

그릇된 문자만 따르는 것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법이 아니며 망령된 말이니라.

不解微細義,

謬隨於文字,

是則爲愚夫,

非法而妄說。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주관 없이 어리석게 받는 것

마치 놋쇠와 금을 함께 벌여 놓고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함과 같느니라.

不別其眞僞,

無見而闇受,

猶鍮金共肆,

誑惑於世閒。

 

어리석은 사람은 얕은 지혜 익혀

진실한 이치는 알지 못한 채

비슷한 법을 받고서도

참된 법을 받았다 하네.

愚夫習淺智,

不解眞實義,

受於相似法,

而作眞法受。

 

그러므로 마땅히 이치 살펴서

참다운 법과 율을 관찰해야 하나니

마치 저 금(金)을 단련하는 사람이

달구고 두드려 순금을 취하듯 해야 하리라.

是故當審諦,

觀察眞法律,

猶如鍊金師,

燒打而取眞。

 

모든 경론(經論)을 알지 못하면

그것은 곧 지혜가 아니니

마땅히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말하고

마땅히 봐야 할 것은 보지도 않는구나.

不知諸經論,

是則非黠慧,

不應說所應,

應作不應見。

 

마땅히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글귀의 이치대로 설하고 행해야 하나니

방법을 모르고 칼을 잡으면

도리어 그 손을 다치느니라.

當作平等受,

句義如說行,

執劍無方便,

則反傷其手。

 

말이나 문자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그 뜻을 밝게 깨치기 어렵나니

마치 밤중에 방을 찾으러 다닐 때

집이 넓어 그곳을 알 수 없는 것 같네.

辭句不巧便,

其義難了知,

如夜行求室,

宅曠莫知處。

 

이치를 잃으면 곧 법을 잊고

법을 잊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그러므로 저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한 이치를 어기지 않느니라.”

失義則忘法,

忘法心馳亂,

是故智慧士,

不違眞實義。

 

이렇게 훈계하여 마치신 뒤에

파바성(波婆城)에 이르시자

저 모든 역사(力士)들

갖가지 공양을 베풀어 받들었네.

說斯教誡已,

至於波婆城,

彼諸力士衆,

設種種供養。

 

그때 순다(純陀)라 이름하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부처님을 청해 그 집에 모시고

최후의 공양을 마련해 올렸네.

時有長者子,

其名曰純陁,

請佛至其舍,

供設最後飯。

 

공양을 끝내고 설법을 마치신 뒤

구이성(鳩夷城)으로 가셔서

궐궐강[蕨蕨河]과 희련강[凞連河]

두 강을 건너가셨네.

飯食說法畢,

行詣鳩夷城,

度於蕨蕨河,

及熙連二河。

 

그곳엔 안온하고 한적한

견고림(堅固林)이 있었다.

금강[金河]에 들어가 목욕하시자

그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았네.

彼有堅固林,

安隱閑靜處,

入金河洗浴,

身若眞金山。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분부하시어

저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를

물 뿌려 청소하고 깨끗하게 한 뒤에

승상(繩牀)을 준비하라 하셨네.

告勅阿難陁,

於彼雙樹閒,

掃灑令淸淨,

安置於繩牀。

 

“나는 오늘 밤 자정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기가 막히고 마음이 비통했다네.

吾今中夜時,

當入於涅槃,

阿難聞佛教,

氣塞而心悲。

 

울다 걷다 하면서도 분부 받들어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아뢰었네.

여래께서는 승상에 나가시어

북쪽으로 머리 두고 오른쪽으로 누웠네.

行泣而奉教,

布置訖還白,

如來就繩牀,

北首右脅臥。

 

팔을 베개삼고 두 발을 포개셨는데

그 모양 마치 사자왕(師子王) 같았네.

괴로움이 다한 마지막 몸은

한 번 눕자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네.

枕手累雙足,

猶如師子王,

畢苦後邊身,

一臥永不起。

 

제자들이 모두 주위를 둘러싸고

“세상 눈이 없어졌다”며 슬프게 탄식했네.

바람은 멎고 숲과 물은 고요하며

새와 짐승들은 죽은 듯 소리 없네.

弟子衆圍遶,

哀歎世眼滅,

風止林流靜,

鳥獸寂無聲。

 

나무들은 모두 눈물을 줄줄 흘리고

꽃과 잎사귀는 제때도 아닌데 떨어졌네.

탐욕 여의지 못한 사람과 하늘들은

모두 크게 두려워하였네.

樹木汁淚流,

華葉非時零,

未離欲人天,

悉皆大惶怖。

 

마치 사람이 넓은 못에서 놀다가

길이 험해 마을까지 이르지 못했을 때

다만 거기까지 가지 못할까

마음만 두렵고 몸은 바쁜 것 같았네.

如人遊曠澤,

道險未至村,

但恐行不至,

心懼形悤悤。

 

여래는 마지막으로 누우시어

아난다에게 분부하셨네.

“너는 가서 저 역사(力士)들에게 알려라.

내 열반할 때가 이미 이르렀으니

如來畢竟臥,

而告阿難陁,

往告諸力士,

我涅槃時至。

 

그들이 만일 나를 보지 못하면

오래도록 한(恨)이 되어 큰 고통 생기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 받고

슬피 울면서 길을 따라가

彼若不見我,

永恨生大苦,

阿難受佛教,

悲泣而隨路。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세존께선 이제 목숨 마치려 한다.”

모든 역사들 그 소리 듣고

매우 큰 두려움 생겼네.

사내도 아낙네도 모두 달려와

울부짖으며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네.

告彼諸力士,

世尊已畢竟,

諸力士聞之,

極生大恐怖,

士女奔馳出,

號泣至佛所。

 

찢어진 옷에 흩어진 머리털

먼지 쓴 몸에는 땀을 흘리고

통곡하며 저 숲으로 나아갔는데

마치 하늘 복이 다한 것 같았네.

弊衣而散髮,

蒙塵身流汗,

號慟詣彼林,

猶如天福盡。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발에 예배할 때

근심과 슬픔으로 몸은 시들었네.

여래께서 위로하며 말씀하셨네.

“너희들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라.

지금은 마땅히 기뻐할 때이거늘

근심하고 슬퍼함은 올바르지 않느니라.

垂淚禮佛足,

憂悲身萎熟,

如來安慰說,

汝等勿憂悴,

今應隨喜時,

不宜生憂慼。

 

오랜 겁(劫)을 두고 꾀하던 바를

나는 이제야 비로소 얻었노라.

모든 감관[根]의 경계를 이미 건너니

다함 없는 시원하고 맑은 곳이네.

長劫之所規,

我今始獲得,

已度根境界,

無盡淸涼處。

 

흙ㆍ물ㆍ불ㆍ바람을 여의고

지극히 고요하고 나고 멸하지 않아

영원히 걱정 근심 버렸거늘

어찌하여 나를 위해 근심하는가.

離地水火風,

寂靜不生滅,

永除於憂患,

云何爲我憂。

 

나는 옛날 가사산(伽闍山)에서

이 몸을 버리고자 하였으나

그 전생에 지은 인연 때문에

세상에 살아 지금에 이르렀네.

我昔伽闍山,

欲捨於此身,

以本因緣故,

存世至於今。

 

위태롭고 연약한 이 몸 보호함이

독사와 함께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야 큰 고요함에 들어

온갖 괴로운 인연 이미 끝났느니라.

守斯危脆身,

如毒蛇同居,

今入於大寂,

衆苦緣已畢。

 

다시는 뒷몸을 받지 않기에

미래의 괴로움 영원히 쉬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다시금 나를 위하여

두려움 내지 않아야 한다.”

不復更受身,

未來苦長息,

汝等不復應,

爲我生恐怖。

 

그 역사들은 부처님께서

대열반[大寂靜]에 드신단 말 듣고

마음은 어지럽고 눈은 어두워

큰 암흑세계를 보는 것 같았네.

力士聞佛說,

入於大寂靜,

心亂而目冥,

如睹大黑闇。

 

그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나고 죽는 괴로움 떠나

영원히 적멸(寂滅)의 즐거움에 드신다 하니

저희들은 실로 기뻐하고 경하드립니다.

合掌白佛言,

佛離生死苦,

永之寂滅樂,

我等實欣慶。

 

마치 저 불타는 집에서

불 속에서 어버이를 구한 것 같으니

모든 하늘들도 기뻐하겠거늘

하물며 이 세상 사람이겠습니까.

猶如被燒舍,

親從盛火出,

諸天猶歡喜,

何況於世人。

 

그러나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시고 나면

중생들은 다시는 뵐 길이 없어

영원히 구호를 받을 수 없으리니

그러므로 걱정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如來旣滅後,

群生無所睹,

永違於救護,

是故生憂悲。

 

마치 저 상인(商人)의 무리들이

멀리 빈 벌판을 건너갈 때

오직 한 사람의 길잡이 있었으나

도중에 갑자기 길잡이를 잃은 것 같아

譬如商人衆,

遠涉於曠野,

唯有一導師,

忽然中道亡。

 

대중들은 더 이상 믿을 데가 없으니

어찌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겠습니까.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아

일체를 알고 본 이 만났으면서

大衆無所怙,

云何不憂悲,

現世自證知,

睹一切知見。

 

그러고도 뛰어난 이로움 거두지 못하면

온 세상의 비웃음을 받을 터이니

보배산을 지나면서 어리석고 미련하여

가난의 괴로움을 고수하는 것 같으리라.”

而不獲勝利,

擧世所應笑,

譬如經寶山,

愚癡守貧苦。

 

이와 같이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을 향하여 슬피 하소연하니

마치 어떤 사람의 외동아들이

자비스런 아버지께 구슬피 하소연하듯 하였네.

如是諸力士,

向佛而悲訴,

猶如人一子,

悲訴於慈父。

 

부처님께서는 잘 다독거리는 말씀으로

제일가는 진리 나타내 보이시며

저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네.

“참으로 너희들의 말과 같아서

佛以善誘辭,

顯示第一義,

告諸力士衆,

誠如汝所言。

 

도(道)를 구해 부지런히 힘쓰되

비록 나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설한 법대로 실천하면

온갖 괴로움의 그물 벗어날 수 있으리라.

求道須精勤,

非但見我得,

如我所說行,

得離衆苦網。

 

도(道)를 행하는 것은 마음에 달린 것

굳이 나를 보는 데 있지 않느니라.

마치 저 병을 앓는 사람이

처방에 따라 좋은 약 먹는 것 같다네.

行道存於心,

不必由見我,

猶如疾病人,

依方服良藥。

 

온갖 병은 저절로 없어져

의사 만나길 기다릴 필요 없듯이

내가 말한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한낱 나를 보아도 이익 없을 것이네.

衆病自然除,

不待見醫師,

不如我說行,

空見我無益。

 

비록 나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법대로 행하면 나와 가까울 것이네.

함께 있어도 그 법을 따르지 않으면

내게서 멀리 떠나는 것인 줄 안다네.

雖與我相遠,

行法爲近我,

同止不隨法,

當知去我遠。

 

마음을 거둬 잡아 함부로 놀지 말고

꾸준히 힘써 바른 업을 닦아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긴긴 세월 온갖 고통 핍박받나니

어지럽게 흔들려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 것

마치 바람 앞에 등불과 같구나.”

攝心莫放逸,

精勤修正業,

人生於世閒,

長夜衆苦迫,

擾動不自安,

猶若風中燈。

 

그때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의 자비스런 가르침 듣고

마음으로 감동해 눈물 거두며

스스로 감정 억제하고 돌아갔네.

時諸力士衆,

聞佛慈悲教,

內感而收淚,

强自抑止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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