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탄열반품(歎涅槃品)

佛所行讚歎涅槃品第二十七

 

그때 어떤 천자가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하늘 위 허공에서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널리 모든 하늘신을 위하여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時有一天子,

乘千白鵠宮,

於上虛空中,

觀佛般涅槃,

普爲諸天衆,

廣說無常偈。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하니니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一切性無常,

速生而速滅,

生則與苦俱,

唯寂滅爲樂。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때맞추어 비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行業薪積聚,

智慧火熾燃,

名稱煙衝天,

時雨雨令滅,

猶如劫火起,

水災之所滅。

 

그때 다시 범선천(梵仙天) 있어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선인(仙人)처럼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復有梵仙天,

猶第一義仙,

處天勝妙樂,

而不染天報。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삼세(三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歎如來寂滅,

心定而口言,

觀察三世法,

始終無不壞。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第一義通達,

世閒無比士,

慧知見之士,

救護世閒者。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悉爲無常壞,

何人得長存,

哀哉擧世閒,

群生墮邪徑。

 

그 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 요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時阿那律陁,

於世不律陁,

已滅不律陁,

生死尼律陁,

歎如來寂滅。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모든 행(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群生悉盲冥,

諸行聚無常,

猶若輕雲浮,

速起而速滅,

慧者不保持。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無常金剛杵,

壞牟尼山王,

鄙哉世輕躁,

破壞不堅固,

無常暴師子,

害龍象大仙。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如來金剛幢,

猶爲非常壞,

何況未離欲,

而不生怖畏。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六種子一芽,

一水之所雨,

四引之深根,

二觚五種菓。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牟尼) 대상(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三際同一體,

煩惱之大樹,

牟尼大象拔,

而不免無常。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猶如飾棄鳥,

樂水吞毒蛇,

忽遇天大旱,

失水而身亡。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駿馬勇於戰,

戰畢純熟還,

猶火緣薪熾,

薪盡則自滅,

如來亦如是,

事畢歸涅槃。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猶如明月光,

普爲世除冥,

衆生悉蒙照,

而復隱須彌。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如來亦如是,

慧光照幽冥,

爲衆生除冥,

而隱涅槃山。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名稱勝光明,

普照於世閒,

滅除一切冥,

不停若迅流。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마치 저 빛나는 일천자(日天子)가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善御七駿馬,

軍衆羽從遊,

光光日天子,

猶入於崦嵫。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日月五障翳,

衆生失光明,

奉火祠天畢,

唯有燋黑煙,

如來已潛輝,

世失榮亦然。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絕恩愛希望,

普應衆生望,

衆生望已滿,

事畢絕希望。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진실한 그 도를 얻자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離煩惱身縛,

而得眞實道,

離群聚憒亂,

入於寂靜處,

神通騰虛遊,

苦器故棄捨。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癡冥之重闇,

智慧光照除,

煩惱之埃塵,

智水洗令淨。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不復數數還,

永之寂靜處,

滅一切生死,

一切悉宗敬。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令一切樂法,

以惠充一切,

悉安慰一切,

一切德普流。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하고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名聞遍一切,

重照迄於今,

諸有競德者,

於彼哀愍心。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모든 정(情)을 잘 거두어 잡아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四利不爲欣,

四衰不以慼,

善攝於諸情,

諸根悉明徹。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觀)하여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澄心平等觀,

六境不染著,

所得未曾得,

得人所不得。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以諸出要水,

虛渴令飽滿,

施人所不施,

亦不望其報。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상(相) 가진 몸은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寂靜妙相身,

悉知一切念,

好惡不傾動,

力勝一切怨,

一切病良藥,

而爲無常壞。

 

저 일체 중생 무리들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一切衆生類,

樂法各異端,

普應其所求,

悉滿其所願。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聖慧大施主,

一往不復還,

猶若世猛火,

薪盡不復燃。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3으로써 3을 보고

3을 떠나 3을 이루며

八法所不染,

降五難調群,

以三而見三,

離三而成三。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도(道)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藏一以得一,

超七而長眠,

究竟寂滅道,

賢聖之所宗。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已斷煩惱障,

宗奉者已度,

飢虛渴乏者,

飮之以甘露。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被忍辱重鎧,

降伏諸恚怒,

勝法微妙義,

以悅於衆心。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修世界善者,

植以聖種子,

習正不正者,

等攝而不捨。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에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인(因)을 심었기에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轉無上法輪,

普世歡喜受,

宿殖樂法因,

斯皆得解脫。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遊行於人閒,

度諸未度者,

未見眞實者,

悉令見眞實。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諸習外道者,

授之以深法,

說生死無常,

無主無有樂。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建大名稱幢,

破壞衆魔軍,

進卻無欣慼,

薄生歎寂滅。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未度者令度,

未脫者令脫,

未寂者令寂,

未覺者令覺。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牟尼寂靜道,

以攝於衆生,

衆生違聖道,

習諸不正業,

猶若大劫盡,

持法者長眠。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하였네.

密雲震霹靂,

摧林雨甘澤,

少象摧棘林,

識養能利人。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雲離象老悴,

斯皆無所堪,

破見能成見,

於世度而度。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자재로운 도(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已壞諸邪論,

而得自在道,

今入於大寂,

世閒無救護。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魔王大軍衆,

奮武震天地,

欲害牟尼尊,

不能令傾動,

如何忽一朝,

非常魔所壞。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허공을 가득 메우고

다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天人普雲集,

充滿虛空中,

畏無窮生死,

心生大憂怖。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기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世閒無遠近,

天眼悉照見,

業報諦明了,

如觀鏡中像,

天耳勝聰達,

無遠而不聞。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신을 교화하고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昇虛教諸天,

遊步化人境,

分身而合體,

涉水而不濡。

 

과거의 생(生)을 모두 기억해

몇 겁(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憶念過去生,

彌劫而不忘,

諸根遊境界,

彼彼各異念,

知他心通智,

一切皆悉知。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 두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神通淨妙智,

平等觀一切,

悉盡一切漏,

一切事已畢,

智捨有餘界,

息智而長眠。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衆生剛强心,

見則得柔軟,

鈍根諸衆生,

見則慧明利。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無量惡業過,

見各得通塗,

一旦忽長眠,

誰復顯斯德。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世閒無救護,

望斷氣息絕,

誰以淸涼水,

灑之令蘇息。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所作自事畢,

大悲已長息,

世閒愚癡網,

誰當爲壞裂,

向生死迅流,

誰當說令反。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누가 있어 고요한 도(道)를 말하며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누가 자비스런 아비되어 구제하리.

群生癡惑心,

誰說寂靜道,

誰示安隱處,

誰顯眞實義,

衆生受大苦,

誰爲慈父救。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猶多訟志忘,

馬易土失威,

王者亡失國,

世無佛亦然。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多聞無辭辯,

爲醫而無慧,

人王失光相,

佛滅俗失榮。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三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良駟失善御,

乘舟失舩師,

三軍失英將,

商人失其導。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疾病失良醫,

聖王失七寶,

衆星失明月,

愛壽而失命,

世閒亦如是,

佛滅失大明。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如是阿羅漢,

所作皆已畢,

諸漏悉已盡,

知恩報恩故,

纏緜悲戀說,

歎德陳世苦。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諸未離欲者,

悲泣不自勝,

其諸漏盡者,

唯歎生滅苦。

 

그때 저 모든 역사(力士) 대중들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마치 고니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時諸力士衆,

聞佛已涅槃,

亂聲慟悲泣,

如群鵠遇鷹。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悉來詣雙樹,

睹如來長眠,

無復覺悟容,

椎胸而呼天,

猶師子搏犢,

群牛亂呼聲。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거룩한 법왕(法王) 이미 대열반에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中有一力士,

心已樂正法,

諦觀聖法王,

已入於大寂。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言衆生悉眠,

佛開發令覺,

今入於大寂,

畢竟而長眠。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爲衆建法幢,

而今一旦崩,

如來智慧日,

大覺爲照明。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精進爲炎熱,

智慧耀千光,

滅除一切闇,

如何復長冥。

 

한 분의 지혜로 삼세(三世)를 비추어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一慧照三世,

普爲衆生眼,

而今忽然盲,

擧世莫知路。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生死大河流,

貪恚癡巨浪,

法橋一旦崩,

衆生長沒溺。

 

그때 그 모든 역사들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彼諸力士衆,

或悲泣號咷,

或密感無聲,

或投身躄地,

或寂默禪思,

或煩冤長吟。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辦金銀寶輿,

香花具莊嚴,

安置如來身,

寶帳覆其上。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갖가지 풍류잡이와

모든 역사(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具幢幡花蓋,

種種諸伎樂,

諸力士男女,

導從修供養。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諸天散香花,

空中鼓天樂,

人天一悲嘆,

聲合而同哀。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하셨던

지제(支提)11)에 이르렀네.

入城見士女,

長幼供養畢,

出於龍象門,

度熙連河表,

到諸過去佛,

滅度支提所。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積牛頭栴檀,

及諸名香木,

置佛身於上,

灌以衆香油,

以火燒其下,

三燒而不燃。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時彼大迦葉,

先住王舍城,

知佛欲涅槃,

眷屬從彼來。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淨心發妙願,

願見世尊身,

以彼誠願故,

火滅而不燃。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迦葉眷屬至,

悲歎俱瞻顏,

敬禮於雙足,

然後火乃燃。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內絕煩惱火,

外火不能燒,

雖燒外皮肉,

金剛眞骨存。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香油悉燒盡,

盛骨以金甁,

如法界不盡,

骨不盡亦然。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金剛智慧果,

難動如須彌,

大力金翅鳥,

所不能傾移。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而處於寶甁,

應世而流遷,

奇哉世閒力,

能轉寂滅法。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德稱廣流布,

周滿於十方,

隨世長寂滅,

唯有餘骨存。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大光耀天下,

群生悉蒙照,

一旦而潛暉,

遺骨於甁中。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金剛利智慧,

壞煩惱苦山,

衆苦集其身,

金剛志能安。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受大苦衆生,

悉令得除滅,

如是金剛體,

今爲火所焚。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받아서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彼諸力士衆,

勇健世無雙,

摧伏怨家苦,

能救苦歸依。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親愛遭苦難,

志强能無憂,

今見如來滅,

悉懷憂悲泣。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壯身氣强盛,

憍慢虛天步,

憂苦迫其心,

入城猶曠澤。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

持舍利入城,

巷路普供養,

置於高樓閣,

天人悉奉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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