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분사리품(分舍利品)

佛所行讚分舍利品第二十八

 

 

그 모든 역사 무리들

사리(舍利)를 받들어 섬길 때

훌륭하고 묘한 향과 꽃으로

위없는 공양을 일으켰네.

彼諸力士衆,

奉事於舍利,

以勝妙香花,

興無上供養。

 

그때 일곱 나라 모든 왕들은

부처님 이미 멸도하셨단 말 듣고

역사들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부처님의 사리를 청하여 구하였네.

時七國諸王,

承佛已滅度,

遣使詣力士,

請求佛舍利。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여래의 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또한 자기들의 용맹을 믿고

이에 교만한 마음 일으켰다.

차라리 그 목숨 버릴지언정

부처님의 사리는 내놓지 않으리.

彼諸力士衆,

敬重如來身,

兼恃其勇健,

而起憍慢心,

寧捨自身命,

不捨佛舍利。

 

그 사자들 빈손으로 돌아가자

일곱 나라의 왕들은 크게 분노하여

구름과 비처럼 군사 일으켜

구이성(鳩夷城)으로 몰려왔었네.

彼使悉空還,

七王大忿恨,

興軍如雲雨,

來詣鳩夷城。

 

성 밖에 나갔던 백성들

모두 놀라고 두려워 돌아와서는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여러 나라 군사들 몰렸왔는데

코끼리ㆍ말ㆍ수레와 또 보병(步兵)들

구이성을 에워쌌네.

人民出城者,

悉皆驚怖還,

告諸力士衆,

諸國軍馬來,

象馬車步衆,

圍遶鳩夷城。

 

성 밖의 모든 동산 수풀과

샘물ㆍ못ㆍ꽃ㆍ열매ㆍ과일나무를

군사들이 모두 짓밟아 버려

빛나던 경관 다 못쓰게 되었소.”

城外諸園林,

泉池花果樹,

軍衆悉踐蹈,

榮觀悉摧碎。

 

역사들 성에 올라 바라볼 때

모든 생업(生業) 터전 다 부서졌다네.

이에 전쟁 도구 든든하게 갖추어

바깥 적(敵)들과 맞섰을 때

쇠뇌[弩]와 화살, 돌을 날리는 수레

나는 횃불들이 모두 쏟아져 왔네.

力士登城觀,

生業悉破壞,

嚴備戰鬪具,

以擬於外歒,

弓弩挽石車,

飛炬獨發來。

 

일곱 나라의 왕들은 그 성을 에워쌌는데

군사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날쌨으며

위용[羽儀]은 왕성하게 빛나고 밝아

마치 일곱 개의 빛이 빛나는 것 같으며

七王圍遶城,

軍衆各精銳,

羽儀盛明顯,

猶如七耀光。

 

종과 북소리는 우레와 같고

군사들의 기세 구름과 안개 같았다.

역사들은 이에 크게 성내어

성문을 열고 적군들에게 명령했다네.

鍾鼓如雷霆,

勇氣盛雲霧,

力士大奮怒,

開門而命歒。

 

그러나 나이 많은 모든 남자와 여자로서

마음으로 부처님 법 믿는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해 정성으로 소원하였다.

‘저를 항복받아도 해치지는 말았으면’

그리고 친함을 따라 서로 권하여

싸움하지 말기를 바랐네.

長宿諸士女,

心信佛法者,

驚怖發誠願,

伏彼而不害,

隨親相勸諌,

不欲令鬪戰。

 

용사들은 겹 갑옷 입고

창을 휘두르며 긴칼을 번쩍이고

종과 북소리 어지럽게 울리면서

무기는 들었으나 아직 접전하지 않았네.

勇士被重鉀,

揮戈舞長劍,

鍾鼓而亂鳴,

執仗鋒未交。

 

그때 어느 한 범지가 있었는데

그 이름 독루나(獨樓那)라 하였네.

많이 알고 지략(智略)이 뛰어났지만

겸허하여 많은 이의 존경을 받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른 법 즐겼나니

그가 모든 왕들에게 아뢰었네.

有一婆羅門,

名曰獨樓那,

多聞智略勝,

謙虛衆所宗,

慈心樂正法,

告彼諸王言。

 

“저 성(城)의 형세를 보니

한 사람으로도 당해낼 수 있겠거늘

하물며 여러 사람 마음과 힘을 합쳐

저를 능히 항복받지 못하겠는가.

설령 저들을 무찔러 멸한다 한들

거기에 무슨 덕스런 이름 있으리.

觀彼城形勢,

一人亦足當,

況復齊心力,

而不能伏彼,

正使相摧滅,

復有何德稱。

 

날카로운 무기가 서로 맞붙고 나면

그 형세 둘 다 완전할 수 없으리니

이쪽 곤하게 하고 저쪽도 해쳐

둘 다 상함만 있을 뿐이네.

利鋒刃旣交,

勢無有兩全,

困此而害彼,

二俱有所傷。

 

싸움이란 그때그때 변화가 많아

그 형세 헤아리기 어렵나니

혹은 강함이 약함을 이길 수 있고

혹은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네.

힘센 사람이라 하여 독사 업신여기면

어찌 그 몸 다치지 않을 수 있으랴.

鬪戰多機變,

形勢難測量,

或有强勝弱,

或弱而勝强,

健夫輕毒蛇,

豈不傷其身。

 

어떤 사람은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여

뭇 여자들의 칭찬을 받다가도

전쟁터에 다다라 전사(戰士)가 되면

마치 불이 기름을 얻은 것 같나니

有人性柔弱,

群女子所獎,

臨陣成戰士,

如火得膏油。

 

이른바 저들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싸움에서 약한 적을 깔보지 말라.

몸의 힘이란 족히 믿을 것 못되니

법의 힘 강한 것만 못하네.

鬪莫輕弱歒,

謂彼無所堪,

身力不足恃,

不如法力强。

 

옛날에 훌륭한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 가란타마(迦蘭陀摩)라 하였나니

그는 단정히 앉아 자애로운 마음 내어

능히 큰 원수의 적 항복받았네.

古昔有勝王,

名迦蘭陁摩,

端坐起慈心,

能伏大怨歒。

 

온 천하[四天下]의 왕으로서 아무리

명성이 있고 재물이 많더라도

마침내 허무(虛無)로 돌아가리니

소가 한껏 물 마시고 돌아가는 것 같네.

雖王四天下,

名稱財利豐,

終歸亦皆盡,

如牛飮飽歸。

 

마땅히 법과 의리(義理)로써 하고

마땅히 온화한 방편으로써 해야 하리니

싸움으로 이기면 원한을 늘리지만

온화함으로 이기면 뒷 근심 없다네.

應以法以義,

應以和方便,

戰勝增其怨,

和勝後無患。

 

이제 피를 마시는 원수 맺는 것

이 일은 애당초 옳지 못하네.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의 인욕(忍辱) 따라야 하리.”

今結飮血讎,

此事甚不可,

爲欲供養佛,

應隨佛忍辱。

 

이와 같이 저 바라문

결정하여 그 정성된 마음 토하였나니

옳은 이치와 온화한 진리를 가지고

그 말에 조금도 두려움 없었네.

如是婆羅門,

決定吐誠實,

方宜義和理,

而作無畏說。

 

그때에 그 모든 왕들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때를 잘 맞추어

지혜로운 이치로 이익되게 하였다네.

爾時彼諸王,

告婆羅門言,

汝今善應時,

黠慧義饒益。

 

친밀하고 지극하며 정성된 말은

법에 순응하고 이치에 맞는 강변이었네.

그러나 잠깐 우리의 말 들으라.

무릇 왕자(王者)의 법이란

親密至誠言,

順法依强理,

且聽我所說,

爲王者之法。

 

혹은 다섯 탐욕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여 힘센 이와 다투며

혹은 그 즐거운 유희거리로 말미암아

성급히 전쟁을 치르기도 하나니

하물며 우리들은 지금 법을 위함이거늘

전쟁이 뭐 그리 새삼스럽겠는가.

或因五欲諍,

嫌恨競强力,

或因其嬉戲,

不急致戰爭,

吾等今爲法,

戰爭復何怪。

 

교만하고 또 이치에 어긋나더라도

세상 사람은 오히려 복종하나니

하물며 사람을 교화하여 겸손케 한

교만을 여의신 부처님이겠는가.

憍慢而違義,

世人尚伏從,

況佛離憍慢,

化人令謙下。

 

그런데도 우리들은 능히

몸을 죽여서도 공양할 수 없구나.

옛날의 여러 국왕들로서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陀)는

我等而不能,

亡身而供養,

昔諸大地主,

弼瑟阿難陁。

 

한 단정한 여자를 위해

전쟁하여 서로 죽이고 멸했거늘

하물며 이제 맑고 깨끗한

탐욕을 떠난 스승 공양함이겠는가.

爲一端正女,

戰爭相摧滅,

況今爲供養,

淸淨離欲師。

 

몸을 사랑하고 목숨을 아낀다면

힘으로 다투어 구하지 않아야 하리.

옛날 왕 교라바(驕羅婆)가

반나바(般那婆)와 싸울 때

愛身而惜命,

不以力爭求,

先王驕羅婆,

與般那婆戰。

 

계속하여 서로를 쳐부순 것은

바로 이익을 탐했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탐욕 없는 스승을 위해

다시금 살기를 탐할 것인가.

展轉更相破,

正爲貪利故,

況爲無貪師,

而復貪其生。

 

저 라마(羅摩) 선인의 아들이

천비왕(千臂王)을 미워하고 원한 품어

나라를 파괴하고 백성을 죽인 것은

바로 성이 났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성냄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羅摩仙人子,

瞋恨千臂王,

破國殺人民,

正爲瞋恚故,

況爲無恚師,

而惜於身命。

 

라마 태자는 사타(私陀) 여인 위해

모든 귀신의 나라를 몰살시켰거늘

하물며 섭수(攝受)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목숨을 죽이지 않을 것인가.

羅摩爲私陁,

殺害諸鬼國,

況無攝受師,

不爲其沒命。

 

아리(阿利)와 바구(婆俱)

두 귀신 언제나 원수 맺어

정녕 어리석음 때문에

중생을 널리 해쳤거늘

하물며 지혜로운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阿利及婆俱,

二鬼常結怨,

正爲愚癡故,

廣害於衆生,

況爲智慧師,

而復惜身命。

 

이와 같은 그 많은 무리들

아무런 의미 없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였네.

하물며 이제 천상과 인간의 스승

두루 이 세상의 공경 받아야 하겠거늘

몸을 헤아리고 목숨을 아껴

힘써 공양하기 바라지 않으랴.

如是比衆多,

無義而自喪,

況今天人師,

普世所恭敬,

計身而惜命,

不勤求供養。

 

그대가 만일 이 싸움 그치게 하려거든

우리를 위해 저 성에 들어가

그들이 깨닫도록 권하여

우리들의 소원 이루게 하라.

汝若欲止爭,

爲吾等入城,

勸彼令開解,

使我願得滿。

 

그대의 법다운 말로 인해

우리 마음 조금은 가라앉았네.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독사가

주문의 힘 때문에 조금 조용해진 것 같네.”

以汝法言故,

令我心小息,

猶如盛毒蛇,

呪力故蹔止。

 

그때 그 바라문은

여러 왕들의 분부 받고서

성으로 들어가 역사들에게 나아가

인사한 뒤에 정성껏 말하였네.

爾時婆羅門,

受彼諸王教,

入城詣力士,

問訊以告誠。

 

“저 바깥의 여러 왕들은

손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잡고

몸에는 겹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잘 훈련된 날쌘 군사 햇빛처럼 번쩍이며

사자(師子) 같은 용기로 떨쳐 일어나

모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네.

外諸人中王,

手執利器仗,

身被於重鉀,

精銳耀日光,

奮師子勇氣,

咸欲滅此城。

 

그러나 그것은 법을 위함인데

법 아닌 행동 일어날까 두려워하네.

그러므로 나를 여기 보냈으니

내 여기 온 뜻을 말하려 하네.

然其爲法故,

猶畏非法行,

是故遣我來,

旨欲有所白。

 

‘나는 토지를 위해서도 아니요

또한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며

교만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요

또한 원망하는 마음 품지도 않았네.

我不爲土地,

亦不求錢財,

不以憍慢心,

亦無懷恨心。

 

다만 큰 선인을 공경하기 때문에

나는 이제 이 곳으로 찾아왔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내 뜻을 알라.

무엇하러 괴롭게 서로 버티랴.

恭敬大仙故,

而來至於此,

汝當知我意,

何爲苦相違。

 

높은 이 받들기는 피차 같으니

곧 법으로서는 형제가 되리.

이제 세존께서 남기신 영(靈)을

한마음으로 다 함께 공양하자.

尊奉彼我同,

則爲法兄弟,

世尊之遺靈,

一心共供養。

 

재물을 아끼고 아까워하는 것

그것은 곧 큰 잘못 아니지만

법을 아끼는 잘못 가장 심하니

온 세상의 업신여김 받으리라.

慳惜於錢財,

此則非大過,

法慳過最甚,

普世之所薄。

 

결정코 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마땅히 손님 대접하는 법을 닦으라.

찰제리(刹帝利)의 법도 없거든

문을 닫고 스스로 버텨 보라.’

決定不通者,

當修待賓法,

無有剎利法,

閉門而自防。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이

이 길(吉)하고 흉한 법 알렸나니

나도 이제 내 가진 생각을

또한 성의껏 진실되게 말하리라.

彼等悉如是,

告此吉凶法,

我今私所懷,

亦告其誠實。

 

피차에 서로 거스르는 행동하지 말라고

이치에 맞게 서로 화합해야 하네.

세존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언제나 인욕(忍辱)으로 가르치셨으니

그 거룩한 가르침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공양이라 말하겠는가.

莫彼此相違,

理應共和合,

世尊在於世,

常以忍辱教,

不順於聖教,

云何名供養。

 

세상 사람은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재물과 밭과 집을 다투지만

만일 바른 법을 위하는 이라면

마땅히 성인의 이치를 따라야 하리.

世人以五欲,

財利田宅諍,

若爲正法者,

應隨順聖理。

 

법을 위하여 원수 맺는 것

그것은 곧 이치에 어긋나나니

부처님의 고요함과 자비로움은

언제나 일체를 편안하게 하시려 했거늘

대비(大悲)하신 분 공양한다 하면서

도리어 큰 해(害)를 일으키겠는가.

爲法而結怨,

此則理相違,

佛寂靜慈悲,

常欲安一切,

供養於大悲,

而興於大害。

 

마땅히 사리(舍利)를 고루 나누어

두루 공양할 수 있게 한다면

법에 순응하여 좋은 이름 퍼지고

정의에 통하고 바른 이치 피어나리.

應等分舍利,

普令得供養,

順法名稱流,

義通理則宣。

 

혹 그들의 행동 법답지 않더라도

마땅히 법으로써 그것을 대[和]하면

그것은 곧 법 즐기는 것 되어

법을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리라.

若彼非法行,

當以法和之,

是則爲樂法,

令法得久住。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시 가운데

법 보시가 가장 훌륭하다 하셨으니

사람들은 재물 보시 행하지만

법 보시 행하기란 어려운 것이네.”

佛說一切施,

法施爲最勝,

人斯行財施,

行法施者難。

 

역사들은 바라문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부끄러워 서로 바라보면서

저 범지에게 대답하였네.

“그대가 온 뜻에 깊이 감동하였네.

力士聞彼說,

內愧互相視,

報彼梵志言,

深感汝來意。

 

좋은 우정(友情)은 법다운 말을 따르고

이치에 맞는 아름답고 반듯한 말이었네.

범지(梵志)가 행했던 일들은

스스로의 공덕을 그대로 따랐네.

親善順法言,

和理雅正說,

梵志之所應,

隨順自功德。

 

저들과 우리의 사이를 잘 화해시키고

우리에게 중요한 길 보여주었으니

마치 길을 헤매는 말[馬]을 제어해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한 것과 같다네.

善和於彼此,

示我以要道,

如制迷塗馬,

還得於正路。

 

이제 우리 마땅히 적합한 이치를 따라

그대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정성스런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회한이 생기리라.”

今當用和理,

從汝之所說,

誠言而不顧,

後必生悔恨。

 

그들은 곧 부처님의 사리병을 열어

여덟 몫으로 고루 나누어

그 한 몫은 자신들이 공양하고

범지에게는 일곱 몫을 주었다네.

卽開佛舍利,

等分爲八分,

自供養一分,

七分付梵志。

 

일곱 나라 왕들은 사리를 얻자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아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돌아가

탑(塔)을 세우고 공양을 더하였네.

七王得舍利,

歡喜而頂受,

持歸還自國,

起塔加供養。

 

그 범지는 다시 역사를 찾아가

사리를 나누던 병을 얻었고

또 그 일곱 왕에게서

여덟째 몫을 나누어 받아

가지고 돌아가 지제(支提)를 세우고

그것을 금병탑(金甁塔)이라 이름했네.

梵志求力士,

得分舍利甁,

又從彼七王,

求分第八分,

持歸起支提,

號名金甁塔。

 

또 구이나갈(俱夷那竭) 사람들은

다비하고 남은 재를 거두어 모아

하나의 지제를 세우고

회탄탑(灰炭塔)이라 이름했네.

俱夷那竭人,

聚集餘灰炭,

而起一支提,

名曰灰炭塔。

 

여덟 왕이 여덟 탑을 세운 데다가

금병탑과 회탄탑 등

이리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비로소 열 개의 탑이 세워졌네.

八王起八塔,

金甁及灰炭,

如是閻浮提,

始起於十塔。

 

온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모두 보배로 만든 꽃일산 가지고

탑을 따라 공양했나니

그 장엄은 마치 금산(金山) 같았고

갖가지 모든 풍류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이 찬탄하였다네.

擧國諸士女,

悉持寶花蓋,

隨塔而供養,

莊嚴若金山,

種種諸伎樂,

晝夜長讚嘆。

 

그때에 5백 나한(羅漢)들

큰 스승의 그늘을 영원히 잃고

의지할 데 없음을 두려워하여

모두 기사굴산(耆闍崛山)으로 돌아갔네.

時五百羅漢,

永失大師蔭,

恇然無所恃,

還耆闍崛山。

 

그들은 제석(帝釋) 바위에 모여

온갖 경장(經藏)을 결집(結集)할 때

그들은 모두 함께

장로(長老) 아난다를 추대하였네.

集彼帝釋巖,

結集諸經藏,

一切皆共推,

長老阿難陁。

 

“여래께서 늘 말씀하셨던

크고 작은 내용을 그대는 모두 들었으니

비제혜(鞞提醯) 모니(牟尼)는

이 대중들 위해 마땅히 설명하라.”

如來前後說,

巨細汝悉聞,

鞞提醯牟尼,

當爲大衆說。

 

아난은 대중 앞에서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려고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고 말하였네.

阿難大衆中,

昇於師子座,

如佛說而說,

稱如是我聞。

 

‘나는 들었노라’는 이 소리에 감격하여

앉아있던 대중들 모두 눈물 흘렸다.

그 법(法)도 같고 그 때[時]도 같으며

그곳[處]도 같고 그 사람[人]도 같았네.

合坐悉涕流,

感此我聞聲,

如法如其時,

如處如其人。

 

그 설명을 따라 붓으로 받아 써서

마침내 경장(經藏)을 완성하였고

부지런한 방편으로 닦고 배워서

모두 다 열반을 얻게 되었나니

현재에 얻고 미래에도 얻을

저 열반 또한 그러하다네.

隨說而筆受,

究竟成經藏,

勤方便修學,

悉已得涅槃,

今得及當得,

涅槃亦復然。

 

무우왕(無憂王:아쇼카왕)이 세상에 나와

강한 자에겐 능히 근심을 하게 하고

약한 이에게는 근심을 없애주었나니

마치 무우화(無憂花) 나무 같았네.

無憂王出世,

强者能令憂,

劣者爲除憂,

如無憂花樹。

 

왕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

마음은 언제나 근심하는 일 없고

바른 법을 깊이 믿었나니

그러므로 무우왕이라 이름하였네.

王於閻浮提,

心常無所憂,

深信於正法,

故號無憂王。

 

그는 공작왕(孔雀王)의 후손으로서

바른 성품을 받아 태어났나니

능히 온 천하를 두루 건지고

아울러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었네.

孔雀之苗裔,

稟正性而生,

普濟於天下,

兼起諸塔廟。

 

본래는 강무우(强無憂)라 이름하였으나

지금은 법무우(法無憂)라 이름하니

그는 저 일곱 왕이 만든 탑 열고

거기서 사리를 모셔 내어

그것을 나누어 펴 하루아침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기 때문이네.

本字强無憂,

今名法無憂,

開彼七王塔,

以取於舍利,

分布一旦起,

八萬四千塔。

 

그 중에 오직 여덟 번째 탑만은

저 마라(摩羅) 마을에 있었는데

귀신과 용들이 지켜 보호하기에

왕이 모셔 내려 했으나 얻을 수 없었네.

唯有第八塔,

在於摩羅村,

神龍所守護,

王取不能得。

 

비록 사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골 거기 있기에

귀신과 용들이 공양하는 줄 알고

믿고 공양하는 마음 더욱 더하였네.

雖不得舍利,

知佛有遺骼,

神龍所供養,

增其信敬心。

 

왕은 비록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지만

첫 거룩한 과위(果位)를 증득하게 되어

능히 온 천하 백성들로 하여금

여래의 탑을 공양하게 하였네.

雖王領國土,

逮得初聖果,

能令普天下,

供養如來塔。

 

그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모두 해탈 얻었고, 얻을 것이며, 얻게 하나니

여래가 현세에 나신 곳이나

그 열반하신 곳 그리고 그 사리를

공경하고 또 공양하는 사람은

그 복이 똑같아 차이 없으리.

去來今現在,

悉皆得解脫,

如來現在世,

涅槃及舍利,

恭敬供養者,

其福等無異。

 

밝은 지혜와 보다 왕성한 마음으로

여래의 그 덕을 깊이 살펴

도(道)를 생각하고 공양을 일으키면

그 복 또한 함께 훌륭하리라.

明慧增上心,

深察如來德,

懷道興供飬,

其福亦俱勝。

 

부처님께서 훌륭하고 높은 법 얻었기에

마땅히 일체 공양을 받을 만하고

이미 죽지 않는 곳에 이르셨으니

그것을 믿는 이도 또한 따라 편안하리라.

그러므로 모든 하늘과 사람

마땅히 다 늘 공양하라.

佛得尊勝法,

應受一切供,

已到不死處,

信者亦隨安,

是故諸天人,

悉應常供養。

 

제일가는 큰 대자비(大慈悲)로

제일가는 이치를 통달하시어

일체 중생을 건지셨으니

그 누가 듣고 감격하지 않으랴.

第一大慈悲,

通達第一義,

度一切衆生,

孰聞而不感。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상 괴로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으나

죽음의 괴로움은 고통 중에도 큰 것이라

저 모든 하늘도 두려워하는 바이네.

그는 두 가지 고통 영원히 여의었으니

어떻게 그를 공양하지 않으랴.

生老病死苦,

世閒苦無過,

死苦苦之大,

諸天之所畏,

永離二種苦,

云何不供養。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세상 즐거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나니

삶을 늘려 괴로움 커지면

세상의 괴로움은 비길 데 없으리.

不受後有樂,

世閒樂無上,

增生苦之大,

世間苦無比。

 

부처님께서 삶의 괴로움 여의셨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얻으시어

세상을 위해 널리 나타내 보였으니

모든 모니(牟尼) 가운데 높은 이시네.

어떻게 찬탄하여 공양하지 않으리.

佛得離生苦,

不受後有樂,

爲世廣顯示,

如何不供養。

讚諸牟尼尊。

 

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을

스스로 보아 알고 있는 것 드러내지 않고

또한 명예와 이익 구하지 않으며

다만 부처님 경전을 따라 말함으로써

모든 세상을 구제하려 함이었네.

始終之所行,

不自顯知見,

亦不求名利,

隨順佛經說,

以濟諸世間。

 

佛所行讚卷第五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5권(ABC, K0980 v29, p.674a01-684b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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