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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韓愈), 평회서비(平淮西碑)
天以唐
(천이당): 하늘은 당나라가
克肖其德
(극초기덕): 선왕의 덕을 잘 따르고
聖子神孫
(성자신손): 신성한 자손들이
繼繼承承
(계계승승): 연이어 왕업을 계승하여
於千萬年
(어천만년): 천만 년을 두고라도
敬戒不怠
(경계불태): 공경하고 경계하며 게을리 하지 않을 듯 하여
全付所覆
(전부소복): 온 천하를 전부 맡기시었으니
四海九州
(사해구주): 사방 바다 안 중국 땅의
罔有內外
(망유내외): 안팎을 논할 것 없이
悉主悉臣
(실주실신): 전체를 다스리어 모두가 신하노릇을 하게 되었다
高祖太宗
(고조태종): 고조와 태종께서
旣除旣治
(기제기치): 잘 정리하시고 다스리시고
高宗中睿
(고종중예): 고종과 중종 그리고 예종이
休養生息
(휴양생식): 백성들을 쉬면서 보양케 하여 나라의 생산성이 번성하게 되었으며
至于玄宗
(지우현종): 현종에 이르러서는
受報收功
(수보수공): 그 결과를 받아들이어 발전시키니
極熾而豐
(극치이풍): 지극히 왕성하고 풍부해 졌으나
物衆地大
(물중지대): 물산이 많고 땅이 커서
蘖牙其間
(얼아기간): 그 사이에 혼란의 싹이 움트고 있었다
肅宗代宗
(숙종대종): 숙종과 대종과
德祖順考
(덕조순고): 덕종, 순종께서는
以勤以容
(이근이용): 부지런하고 너그러이 다스리시어
大慝適去
(대특적거): 큰 죄인 안녹산은 잘 제거하였으나
稂莠不薅
(랑유불호): 가라지풀 같은 잔적은 다 뽑아버리지 못하였다
相臣將臣
(상신장신): 그러나 재상들이나 장수들은
文恬武嬉
(문념무희): 문인으로서 편안히 지내고 무인으로서 즐기기만 하려 하여
習熟見聞
(습숙견문): 보고 듣는 일들에 익숙하여져서
以爲當然
(이위당연): 당연하다고만 여기고 있었다
睿聖文武皇帝
(예성문무황제): 성스러운 문무의 덕을 갖추신 헌종 황제께서는
旣受群臣朝
(기수군신조): 여러 신하들의 입조를 맞이하여
乃考圖數貢
(내고도수공): 여러 고을의 지도를 연구하고
曰嗚呼
(왈오호): 공물을 따져보신 다음 말씀하셨다
天旣全付予有家
:(천기전부여유가) “아! 하늘은 이미 우리에게 온 천하를 내려주시고 다스리게 하시어
今傳次在予
(금전차재여): 지금은 차례를 따라 내게로 왕위가 전하여졌다
予不能事事
(여불능사사): 내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其何以見于郊廟
(기하이견우교묘): 어떻게 하느님과 조상들을 뵈올 수가 있겠는가.”
群臣震懾
(군신진섭): 이에 여러 신하들은 떨리고 두려워서
犇走率職
(분주솔직):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다
明年平夏
(명년평하): 다음 해에는 하주의 반적을 평정하고
又明年平蜀
(우명년평촉): 또 다음 해에는 촉 땅의 반적을 평정하고
又明年平江東
(우명년평강동): 다시 다음 해에는 강동을 평정하고
又明年平澤潞
(우명년평택로): 또 다음 해에는 택주와 노주를 평정하고
遂定易定(수정이정)
(수정이정): 다시 역주와 정주를 평정한 뒤에는
致魏博貝衛澶相
(치위박패위단상): 위주, 박주, 패주, 위주, 전주, 상주가 항복해서
無不從志
(무불종지): 뜻을 따르지 않는 일이 없게 되었다
皇帝曰
(황제왈): 황제께서는 이르기를
不可究武
(불가구무): “무력을 끝까지 쓸 수는 없으니
予其少息
(여기소식): 나도 좀 쉬어야 하겠다.”고 하시었다
九年蔡將死
(구년채장사): 원화 9년에 채주의 장수 오소양이 죽자
蔡人立其子
(채인립기자): 채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내우고자 하였으나
不許遂燒舞陽
(불허수소무양): 윤허가 나지 않자 마침내 무양을 불태우고
犯葉襄城
(범섭양성): 섭과 양성을 침범하여
以動東都
(이동동도): 동도 낙양을 소동케하며
放兵四劫
(방병사겁): 군사들을 풀어 사방을 약탈하였다.
皇帝歷問于朝
(황제력문우조): 황제께서는 조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대책을 물으셨으나
一二臣外
(일이신외): 한 두 신하 이외에는
皆曰
(개왈): 모두 말하기를,
蔡帥之不庭授
:(채수지부정수) “패주의 장수가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은
于今五十年
(우금오십년): 지금까지 오십 년이나 됩니다
傳三姓四將
(전삼성사장): 그 사이 세 성의 네 장수에게 전하여지며
其樹本堅
(기수본견): 그 뿌리가 굳게 박히었고
兵利卒頑
(병리졸완): 무기가 좋은 위에 병졸들도 완고해서
不與他等
(불여타등): 다른 곳과 같지 않습니다
因撫而有
(인무이유): 그러니 잘 달래어 거느리어야
順且無事
(순차무사): 순종하게 되고 무사할 것입니다.” 하였다
大官臆決唱聲
(대관억결창성): 대관들이 멋대로 결단을 내리고 소리쳐 아뢰니
萬口和附
(만구화부): 모든 사람들의 입이 이에 부화하여
幷爲一談
(병위일담) 다 같이 한가지 이야기만 하여
牢不可破
(뢰불가파): 그 굳은 뜻을 깨칠 수가 없을 듯하였다.
皇帝曰
(황제왈): 황제께서 말씀하시기를
惟天惟祖宗
(유천유조종): “하늘과 조상들께서
所以付任予者
(소이부임여자): 내게 막중한 책임을 부여한 까닭은
庶其在此
(서기재차): 아마도 이런 때를 위해서일 것이니
予何敢不力
(여하감불력): 내 어찌 노력하지 않겠는가
況一二臣同
(황일이신동): 하물며 한 두 명의 신하들은 내게 찬동하고 있으니
不爲無助
(불위무조): 돕는 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曰光顔
(왈광안): 이광안이여,
汝爲陳許帥
(여위진허수): 그대를 진주와 허주를 함께 다스리는 충무절도사에 임명하니
維是河東魏博郃陽三軍之在
(유시하동위박합양삼군지재행자) : 하동의 위주, 박주, 함양의 행영 중에 있는 삼군을
汝皆將之
:(여개장지)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重胤
(왈중윤): 오중윤이여,
汝故有河陽懷
(여고유하양회): 그대는 본시 하양과 회주를 맡고 있었으나
今益以汝
(금익이여): 이제 여주도 그대에게 덧붙여주니
維是朔方義成陝益鳳翔
(유시삭방의성섬익봉상): 북방의 의주, 성주, 협주, 익주, 봉상,
延慶七軍之在行者
(연경칠군지제행자)를: 연주, 경주의 행영 중에 있는 칠군을
汝皆將之
(여개장지):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弘
(왈홍): 한홍이여,
汝以卒萬二千
(여이졸만이천): 그대는 만이천 명의 군사로
屬而子公武
(속이자공무): 그대의 아들 공무와 연락하여
往討之
(왕토지): 그들을 토벌하도록 하오
曰文通
(왈문통): 이문통이여,
汝守壽
(여수수): 그대는 수주를 수비하고 있으니
維是宣武淮南宣歙浙西四軍之行于壽者
(유시선무회남선흡절서사군지행우수자): 선무, 회남, 선섭, 절서의 사군으로써 수주에 행영하고 있는 군대를
汝皆將之
(여개장지):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道古
(왈도고): 이고도여,
汝其觀察鄂岳
(여기관찰악악): 그대는 악주와 악주의 관찰사의 소임을 맡으시오
曰愬
(왈소): 이소여,
汝帥唐鄧隨
(여수당등수): 그대는 당주, 등주, 수주의 절도사이니
各以其兵
(각이기병): 따로 그 곳 군대로서
進戰
(진전): 나아가 싸우도록하시오
曰度
(왈도): 배도이시여
汝長御史
(여장어사): 그대는 어사중승이니
其往視師
(기왕시사): 가서 군사들을 돌보도록 하시오
曰度
(왈도): 배도여,
惟汝予同
(유여여동): 그대야말로 나와 뜻이 같으니
汝遂相予
(여수상여): 그대는 내 재상이 되어
以賞罰用命不用命
(이상벌용명불용명): 명을 잘 받드는가 받들지 못하는가를 따져 상이나 벌을 내리도록 하시오
曰弘
(왈홍): 한홍이여,
汝其以節度
(여기이절도): 그대는 절도사로서
都統諸軍
(도통제군): 제군도통도 겸하도록하시오
曰守謙
(왈수겸): 양수겸이여,
汝出入左右
(여출입좌우): 그대는 내 가까이 출입하는 벼슬로써
汝惟近臣
(여유근신): 가까운 신하이니 가서
其往撫師
(기왕무사): 군사들을 선무토록 하시오
曰度
(왈도): 배도여,
汝其往
(여기왕): 그대는 가서
衣服飮食予士
(의복음식여사): 의복과 음식을 군사들에게 대어주어
無寒無飢
(무한무기): 헐벗고 굶주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以旣厥事
(이기궐사): 그 일을 완수하여
遂生蔡人
(수생채인): 채주 사람들을 잘 살게해주기를 바라오
賜汝節斧(사여절부)
(사여절부): 그대에게 절부와
通天御帶
(통천어대): 통천어대와
衛卒三百
(위졸삼백): 위졸 삼백 명을 내리는 바이오
凡玆廷臣
(범자정신): 여러 조정의 신하들은
汝擇自從
(여택자종): 그대가 택하여 자신을 따르도록 하되
惟其賢能
(유기현능): 오직 현명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택할 것이며
無憚大吏
(무탄대리): 고관이라 하더라도 꺼리지 말고 택하시오
庚申予其臨門送汝
(경신여기임문송여): 경신 날에 내가 문 앞에서 그대를 전송토록 하겠소
曰御史
(왈어사): 어사여,
予閔士大夫戰甚苦
(여민사대부전심고): 사대부들이 싸움에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나는 매우 가엾게 여기고 있으니
自今以往
(자금이왕): 지금부터는
非郊廟祭祀
(비교묘제사): 교묘의 제사를 제외하고는
其無用樂
(기무용락):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顔胤武
(안윤무): 이광안과 오중윤과 한공무가
合攻其北
(합공기북): 그들의 북방을 함께 공격하여
大戰十六
(대전십육): 열 여섯 번 크게 싸우며
得柵城縣二十三
(득책성현이십삼): 성책과 고을 스물세 곳을 뺏고서
降人卒四萬
(강인졸사만): 만 명의 군졸을 항복케 하였다.
道古攻其東南
(도고공기동남): 이도고는 그들의 동남쪽을 공격하여
八戰降卒萬三千
(팔전강졸만삼천): 여덟 번 싸우면서 군졸 삼천 명을 항복케 하고
再入申
(재입신): 다시 신주로 들어가
破其外城
(파기외성): 그 외성을 파괴하였다
文通戰其東
(문통전기동): 이문통은 그 곳 동쪽에서
十餘遇
(십여우): 십여 차례나 싸워
降萬二千
(강만이천): 만 이천명을 항복케 하였다
愬入其西
(소입기서): 이소는 그 곳 서쪽으로 처들어가
得賊將
(득적장): 적장들을 사로잡았으나
輒釋不殺
(첩석불살): 그 때마다 죽이지 않고 풀어주었는데,
用其策
(용기책): 그러한 계책을 씀으로써
戰比有功
(전비유공): 싸움에는 더욱 큰 공을 끼쳤었다.
十二年八月
(십이년팔월): 원화 십이 년 팔월에
丞相度至師
(승상도지사): 승상 배도가 군중에 이르니
都統弘
(도통홍): 도통인 한홍은
責戰益急
(책전익급): 더욱 다급히 싸움을 독촉하였다
顔胤武
(안윤무): 이광안, 오중윤, 한공무가
合戰益用命
(합전익용명): 합쳐 싸우며 더욱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니
元濟盡幷其衆洄曲以備
(원제진병기중회곡이비): 오원제는 그의 무리들을 모두 모아 희곡에서 대비하였다
十月壬申
(십월임신): 시월 임신일에
愬用所得賊將
(소용소득적장): 이소는 그가 잡은 적장을 이용하여
自文城
(자문성): 문서으로부터
因天大雪
(인천대설): 큰 군이 내리는 날에
疾馳百二十里
(질치백이십리): 백이십리나 급히 달려가
用夜半到蔡
(용야반도채): 한 밤중에 채주에 이르러
破其門
(파기문): 그 성문을 깨뜨리고
取元濟以獻
(취원제이헌): 오원제를 잡아 바친 뒤에
盡得其屬人卒
(진득기속인졸): 그의 부하들도 모두 사로잡았다
辛巳丞相度入蔡
(신사승상도입채): 신사일에 승상 배도가 채주로 들어와서
以皇帝命
(이황제명): 황제의 명으로
赦其人
(사기인): 그 곳 사람들을 용서하니
淮西平
(회서평): 회서지방이 평정되었다
大饗賚功
(대향뢰공): 크게 잔치를 벌이어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상을 내리고
師還之日
(사환지일): 군대가 개선하는 날에는
因以其食
(인이기식): 그 때 장만했던 음식들을
賜蔡人
(사채인): 채주 사람들에게도 내려 주었다.
凡蔡卒三萬五千
(범채졸삼만오천): 그리고 채주의 군졸 삼만오천 명 중
其不樂爲兵
(기불락위병): 병졸 노릇을 좋아하지 않고
願歸爲農者十九
(원귀위농자십구): 돌아가 농사를 짓기 바라는 자들이 열 명에 아홉 명 꼴이었는데
悉縱之
(실종지): 그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斬元濟於京師
(참원제어경사): 오원제는 경사에서 목이 잘리었다
冊功
(책공): 공로를 따져
弘加侍中
(홍가시중): 한홍에게는 시중 벼슬이 가해지고
愬爲左僕射
(소위좌복사): 이소는 좌복야가 되어
帥山南東道
(수산남동도): 산남동도의 절도사도 겸하였다
顔胤皆加司空
(안윤개가사공): 이광안, 오중윤에게는 모두 사공 벼슬이 보태어지고
公武以散騎常侍
(공무이산기상시): 한공무는 산기상시로써
帥鄜坊舟延
(수부방주연): 부방단연의 절도사도 겸하게 되었다
道古進大夫
(도고진대부): 이도고는 대부로 승진하였고
文通加散騎常侍
(문통가산기상시): 이문통은 산기상시 벼슬이 보태어졌다
丞相度朝京師
(승상도조경사): 승상 배도가 경사로 돌아와
進封晉國公
(진봉진국공): 황제께 나아가니 진국공으로 봉해지고
進階金紫光祿大夫
(진계금자광록대부): 금자광록대부로 승진한 뒤
以舊官相
(이구관상): 옛 벼슬대로 승상 직책을 그대로 맡게 되었으며,
而以其副摠
(이이기부총): 그의 부사였던 마총은
爲工部尙書
(위공부상서): 공부상서가 되어
領蔡任
(령채임): 채주를 다스리는 자사가 되었었다
旣還奏
(기환주): 돌아와 전공을 상주하고 나자
群臣請紀聖功
(군신청기성공): 여러 신하들이 위대한 공로를 기록하여
被之金石
(피지금석): 쇠나 돌에 새겨놓을 것을 요청하였다
皇帝以命臣愈
(황제이명신유): 황제께서는 그것을 나 한유에게 명하셨으니
臣愈
(신유): 나[한유]는
再拜稽首而獻
(재배계수이헌문):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 올리게 된 것이다
曰唐承天命
(왈당승천명): 당나라가 천명을 받들어
遂臣萬方
(수신만방): 온 천하를 신하로 삼았으니
孰居根土
(숙거근토): 누가 가까운 땅에 살면서
襲盜以狂
(습도이광): 반란과 도둑질로 미쳐 날뛰랴
往在玄宗
(왕재현종): 지난 날 현종 때에는
崇極而圮
(숭극이비): 극도로 흥성했다 무너졌었네
河北悍驕
(하북한교): 하북 지방엔 악독하고 교만한 자들 생기고
河南附起
(하남부기): 하남 지방에선 이를 따라 반란을 일으키니
四聖不宥
(사성불유): 숙종, 대종, 덕종, 순종의 네 성왕께선 용서치 않으시고
屢興師征
(누흥사정): 여러 번 군사 일으키어 정벌하셨고
有不能克
(유불능극): 다 평정하지 못한 경우엔
益戍以兵
(익수이병): 병졸로써 수비를 강화하였네
夫耕不食
(부경불식): 남자들은 농사지어도 먹지 아니하고
婦織不裳
(부직불상): 부인들은 길쌈하여도 입지 아니하며,
輸之以車
(수지이거): 그것들을 수레로 날라다가
爲卒賜糧
(위졸사량): 병졸들의 군량으로 대어주었었네
外多失朝
(외다실조): 그러나 밖으로는 내조하지 않은 자가 많아져서
曠不嶽狩
(광불악수): 오랜 동안 사악을 순수하지 않게 되었고
百隷怠官
(백례태관): 여러 관리들은 업무에 태만하여
事亡其舊
(사망기구): 나라 일 옛날 같지 않게 되었네
帝時繼位
(제시계위): 현종 황제께서는 이런 때 왕위를 이으시어
顧膽咨嗟
(고담자차): 사방을 도아보고 한탄하셨네
惟汝文武
(유여문무): “그대들 문무 백관들이여
孰恤予家
(숙휼여가): 누가 우리 왕실을 구제해 주겠는가?”
旣斬吳蜀
(기참오촉): 그리고 오와 촉 지방을 평정하시고
旋取山東
(선취산동): 곧 산동 지방도 되찾았으며
魏將首義
(위장수의): 위박 절도사가 가장 먼저 의로움을 깨달아
六州降從
(육주강종): 여섯 주를 가지고 항복해 왔었네
淮蔡不順
(회채불순): 회서, 패주만은 순종하지 않고
自以爲强
(자이위강): 스스로 강하다 여기고서
提兵叫讙
(제병규환): 군사를 이끌고 시끄러이 굴며
欲事故常
(욕사고상): 옛날대로 버티려 하였었네
始命討之
(시명토지): 비로소 그들을 토벌하라는 명이 내려지니
遂連姦鄰
(수연간린): 그들은 마침내 이웃의 간사한 자들과 결탁하고
陰遣刺客
(음견자객): 몰래 자객을 보내어
來賊相臣
(래적상신): 재상 무원형을 해쳤었네
方戰未利
(방전미리): 막 싸우기 시작하자 불리한 일이 생기니
內驚京師
(내경경사): 안으로 온 장안을 경동시켰고
群公上言
(군공상언): 여러 신하들은 상주하여
莫若惠來
(막약혜래): 은혜로써 달래는게 좋을 것이라 하였었네
帝爲不聞
(제위불문): 황제께서는 듣지 아니하고
與神爲謀
(여신위모): 천신에게 의논하시어
乃相同德
(내상동덕): 뜻이 같은 이들을 재상으로 삼으시고
以訖天誅
(이흘천주): 하늘의 주벌을 내리게 하셨네
乃勅顔胤
(내칙안윤): 이에 이광안, 오중윤과
愬武古通
(소무고통): 이소, 한공무, 이도고, 이문통에게 명을 내리어
咸統於弘
(함통어홍): 모두 한홍의 통솔을 받으며
各奏汝功
(각주여공): 각각 자신들의 공로를 발휘하게 하셨네
三方分攻
(삼방분공): 이들이 세 방향으로 나뉘어 공격하니
五萬其師
(오만기사): 그 군대는 오만 명이었고
大軍北乘
(대군북승): 대군이 북쪽에서 가세하니
厥數倍之
(궐수배지): 병력은 두 배가 되었다네
嘗兵洄曲
(상병회곡): 회곡을 치고 나니
軍士蠢蠢
(군사준준): 적병들은 어지러워졌고
旣翦陵雲
(기전릉운): 능운을 뺏고 나니
蔡卒大窘
(채졸대군): 채주의 졸개들은 크게 궁지에 몰렸었네
勝之邵陵
(승지소릉): 소릉에서도 싸워 이기니
郾城來降(언성래강)
(언성래강): 언성이 항복하여왔으나,
自夏及秋
(자하급추):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는
複屯相望
(복둔상망): 거듭 군대를 머물게 관망하기만 했었네
兵頓不勵
(병돈불려): 싸움 멈추고 힘쓰지 않자
告功不時
(고공불시): 보고되어 오는 전과가 불리해졌는데
帝哀征夫
(제애정부): 황제께서는 출정한 군인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命相往釐
(명상왕리): 승상에게 명하시어 가서 돌보아주도록 하시니
士飽而歌
(사포이가): 군사들은 배불리 먹고 노래하며 사기 드높고
馬騰於槽
(마등어조): 말도 말구유 위로 뛰어오르며
試之新城
(시지신성): 싸우려하게 되었네. 그들을 신성에서 싸우도록 하여보니
賊遇敗逃
(적우패도): 적은 마나자마자 패하여 달아났네
盡抽其有
(진추기유): 그 곳에 있는 적들을 모두 무찌르고
聚以防我
(취이방아): 다시 군사를 모아 우리 편을 방위하게 하고는
西師躍入
(서사약입): 서편 군대로 하여금 쳐들어가게 하니
道無留者
(도무유자): 길에는 남아있는 적이 없게 되었네
頟頟蔡城
(액액채성): 편안할 날 없던 채주성은
其疆千里
(기강천리): 그 땅이 사방 천리인데
旣入而有
(기입이유): 쳐들어가 점령하자
莫不順俟
(막불순사): 순종하며 처분을 기다리지 않은 자가 없었네
帝有恩言
(제유은언): 황제께선 은혜로운 말씀을
相度來宣
(상도래선): 승상 배도로 하여금 와서 선포하게 하니
誅止其魁
(주지기괴): 처벌은 그들 괴수에게만 그치고
釋其下人
(석기하인): 그 아래 사람들은 모두 놓아 준다는 것이었네
蔡人卒夫
(채인졸부): 채주의 졸개들은
投甲呼舞
(투갑호무): 갑옷을 벗어던지고 소리치며 춤추고
蔡之婦女
(채지부여): 채주의 부녀자들은
迎門笑語
(영문소어): 문 앞에 나와 마주보며 웃고 이야기하였네
蔡人告飢
(채인고기): 채주의 사람들이 굶주림을 호소하자
船粟往哺
(선속왕포): 배로 곡식을 나라다가 먹여주고
蔡人告寒
(채인고한): 채주의 사람들이 헐벗음을 호소하자
賜以繒布
(사이증포): 비단과 무명을 나누어 주었네
始時蔡人
(시시채인): 처음엔 채주 사람들이
禁不往來
(금불왕래): 서로 왕래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今相從戱
(금상종희) 이제는 서로 희롱까지 하면서
里門夜開
(리문야개): 마을 문을 밤에도 닫지 않고 열어놓게 되었네
始時蔡人
(시시채인): 처음엔 채주 사람들이
進戰退戮
(진전퇴륙): 싸우러 나갔다간 죽어 돌아왔는데
今旰而起
(금간이기): 이제는 늦게 일어나
左餐右粥
(좌찬우죽): 밥도 먹고 죽도 먹게 되었네
爲之擇人
(위지택인): 그들 위해 사람을 골라주어
以收餘憊
(이수여비): 남은 피곤을 회복시켜주도록 하고
選吏賜牛
(선리사우): 관리들을 골라 뽑아 소도 내려주며
敎而不稅
(교이불세): 잘 교화하되 세금은 거둬들이지 아니했네
蔡人有言
(채인유언): 채주 사람들은 말하기를
始迷不知
(시미부지): 전에는 미혹되어 알지 못했으나
今乃大覺
(금내대각): 지금에 와서야 크게 깨닫고 보니
羞前之爲
(수전지위): 전날의 행위가 부끄럽다 하였네
蔡人有言
(채인유언): 채주 사람들이 말하기를
天子明聖
(천자명성): 천자께서 명철하고 성스러우시니
不順族誅
(불순족주): 순종하지 않으면 온 집안이 처벌받을 것이나
順保性命
(순보성명): 순종하면 생명을 잘 보존하게 된다 하였네
汝不吾信
(여불오신): 그대들 나를 못 믿겠거든
視此蔡方
(시차채방): 이 채주지방을 보라
孰爲不順
(숙위불순): 그 누가 순종 않으리오
往斧其吭
(왕부기항): 가서 그의 목을 도끼질 할 것인데
凡叛有數
(범반유수): 반란을 꾀하는 자 아직도 여럿 있어
聲勢相倚
(성세상의): 기세를 믿고 서로 의지하고 있으나
吾强不支
(오강불지): 우리의 강함을 의지하지 못하겠다 하면서
汝弱奚恃
(여약해시): 그대들의 약함을 어찌 의존하겠는가
其告而長
(기고이장): 가서 그대들 어른과
而父而兄
(이부이형): 그대들 부형들에게 고하여
奔走偕來
(분주해래): 급히 함께 달려와
同我太平
(동아태평): 우리와 함께 태평을 누리세
淮蔡爲亂
(회채위란) 회서의 채주에서 반란을 일으키니
天子伐之
(천자벌지): 천자께서 이들을 토벌하셨고
旣伐而飢
(기벌이기): 토벌한 뒤 이들이 굶주리자
天子活之
(천자활지): 천자께선 이들을 먹여 살리셨네
始議伐蔡
(시의벌채): 처음 채주 토벌을 의논할 적에는
卿士莫隨
(경사막수): 대신들이 아무도 따르지 아니하였고
旣伐四年
(기벌사년): 토벌을 시작한지 4 년이 되어도
小大幷疑
(소대병의): 위 아래 신하들이 모두 의심만 했었네
不赦不疑
(불사불의): 반란을 용서치 않고 토벌을 의심치 않은 것은
由天子明
(유천자명): 천자의 명철하심으로 말미 암은 것이었네
凡此蔡功
(범차채공): 이 채주 정벌의 공은
惟斷乃成
(유단내성): 오직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일세
旣定淮蔡
(기정회채): 회서의 채주를 안정시키고 나니
四夷畢來
(사이필래): 사방의 오랑캐들까지도 모두 내조하게 되었네
遂開明堂
(수개명당): 이에 명당을 열어놓고 앉아서
坐以治之
(좌이치지): 나라 다스리게 된 것일세
<참고>
▲한유(韓愈;768년~824년)는 중국 당(唐)을 대표하는 문장· 정치 · 사상가.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자(字)는 퇴지(退之), 호는 창려(昌黎)이며,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평회서비(平淮西碑)는
당나라 헌종(憲宗)이 배도(裵度)를 승상으로 임명하고
오원제의 반란을 토벌한 뒤의 회서선무처치사로 가게 했는데
이때 한유가 배도의 행군사마로 참전했다
난을 토벌한 후 헌종은 한유에게 平淮西碑文을 짓게 해서 지은 글이다
평회서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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