悟道頌(오도송)
ㅡ 卍海 韓龍雲(만해 한용운 1879~1944)


男兒到處是故鄕
(남아도처시고향) 남아가 가는 곳 그 어디나 고향이건만
幾人長在客愁中
(기인장재객수중) 나그네 시름에 겨운 사람 그 몇 이던가
一聲喝破三千界
(일성갈파삼천계) 한 소리 질러 온 우주를 깨우쳐 밝히니
雪裡桃花片片紅
(설리도화편편홍) 펄펄 날리는 눈 속에 복사꽃이 보인다

출처 : 양돈타임스(http://www.pigtimes.co.kr)

 

 

http://kr.buddhism.org/%ed%95%9c%ea%b5%ad-%ec%97%ad%eb%8c%80-%ec%84%a0%ec%82%ac%ec%9d%98-%ec%98%a4%eb%8f%84%ec%86%a1/

 

한국 역대 선사의 오도송 – 디지털 불교

七日關中亦有言(칠일관중역유언) 威音雷若震乾坤(위음뢰약진건곤) 欲聆無說傳千古(욕영무설전천고) 秋夜寒鐘掛寺門(추야한종괘사문) 7일 동안 관중에서 부처님의 법음소리 들었네, 위엄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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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日關中亦有言(칠일관중역유언)
威音雷若震乾坤(위음뢰약진건곤)
欲聆無說傳千古(욕영무설전천고)
秋夜寒鐘掛寺門(추야한종괘사문)

7일 동안 관중에서 부처님의 법음소리 들었네,
위엄스런 우레소리 천지를 진동했다.
말없이 말한 천고의 진리를 알고 싶었는데,
가을밤 찬 종소리 절문에 걸렸도다.

– 영파선사 –

 

知心生故種法生(지심생고종법생)
心滅故 不二(심멸고촉루불이)

마음이 생기면 만물의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멸하면 무덤, 해골물이 둘이 아님을 깨달았구나.

– 원효대사 –

 

忽聞人語無鼻孔(홀문인어무비공)
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六月 巖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 나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는 구나.

– 경허선사 –

 

백운자각(白雲自覺 :흰구름에 깨달은 마음)

自有靑山路(자유청산로)
白雲那得留(백운나득유)

나그네 가슴에 푸른 산의 길이 있거늘,
흰 구름이 어떻게 잡을 수 있으리까.

– 동진선사 –

 

靑來藍表靑(청래람표청)
絳來 表絳(강래천표강)

푸른 물감이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더욱 푸르고,
붉은 물감이 꼭두서니에서 나왔으나 꼭두서니보다 더욱 붉다.

– 운파선사 –

 

서광(西光 : 부처님의 광채)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虛室戶居觀衆妙(허실호거관중묘)
天香桂子落粉紛(천향계자락분분)
서쪽(부처님의 광채) 바람이 불어오자 비로소 비 개이니,
높고 넓은 하늘에 한 조각구름도 없다.
빈 선실에 고요히 앉아 모든 묘리를 생각하니, 
천향의 계수 열매가 어지럽게 떨어지네.

ㅡ 종봉 선사ㅡ

 

운향(雲香 : 구름처럼 펴져나가는 부처님의 법향)

無思無廬又無牽(무사무여우무견)
閑往閑來任自然(한왕한래임자연)
只得溪山何所事(지득계산하소사)
好隨年月度年年(호수년월도년년)

생각도 없고 근심도 없고,
아무것도 걸릴 것 없으니.
한가히 가고 한가히 와서
자연에 맡기노라.
산골짝 시냇물에 머물러 있으니,
연기와 달을 따라 세월을 보내노라.

– 종봉선사 –

 

적일(赤日 : 붉은 햇빛)

斜日穿朱閣(사일천주각)
斷雲 玉峯(단운기옥봉)
鈴搖千古塔(영요천고탑)
發百年松(회발백년송)
지는 햇빛은 붉은 누각에 비치고,
끊어진 구름은 옥봉(玉峯)을 의지했네.
천고(千古)의 탑에서 방울소리 흔들리고,
백년 뒤 소나무에 바람소리 웅웅거리네.

– 벽허선사 –

 

학우심(鶴羽心 : 학의 깃털에서 깨달은 마음)

靑鸞 尾落雲中(청난삼미락운중)
五月炎天做雪風(오월염천주설풍)
一揮何 欺煩署(일휘하시기번서)
拂盡山僧名利功(불진산승명리공)

푸른 난새의 긴 꼬리가 구름 속에서 떨어져,
오월의 불꽃 하늘에 눈바람을 지어낸다.
한번 휘두르면 어찌 번뇌와 집착을 속일 뿐이겠는가,
산승의 이름과 공을 모두 떨어 버리네.

 

유심(幽心 : 깊고 깊은 마음)

盡日忘機坐(진일망기좌)
春來不識春(춘래불식춘)
鳥女兼僧入定(조협승입정)
窓外喚山人(창외한산인)

매일 세상을 잊고서 앉아 있노라,
봄이 와도 봄이 온 줄을 알지 못하네.
산승이 선정(禪定)에 드는 것도 새는 싫어한다.
창밖에서 산승을 자꾸 부르네.

 

심선각(深禪覺 : 깊고도 깊어 상상할 수 없는 마음)

底事無心臥水西(저사무심와수서)
只綠忘世愛幽樓(지록망세애유루)
茶爐爲客開深 (다로위객개심조)
藥圃諱人隔小溪(약포휘인격소계)
晴散雨聲松老小(청산우성송노소)
磨秋色岳高底(영마추색악고저)
林禽亦有來警睡(림금역유래경수)
猶恐山僧夢紫泥(유공산승몽자니)

무슨 일로 무심히 수서에 누워 있는가,
다만 세상을 잊고 깊숙한 토굴을 사랑하기 때문이네.
차 솥은 객을 위해 깊은 아궁이를 열었는데,
약초밭은 사람들을 꺼려 조그만 시내를 격해 있노라.
비개인데 뿌리는 비 소리는 소나무 늙고 또 젊었는데,
찬 서리 다가오는 가을빛은 산 높고 또 낮다.
숲 속의 새가 또 와서 잠을 깨게 하는구나,
산승이 자니(紫泥 : 세속)의 꿈을 꿀까 두렵다

– 환성선사 –

 

감로심(甘露心 : 맑고 깨끗한 마음)

一亦不得處(일역부득처)
踏破家中石(답파가중석)
回看沒破跡(회간몰파적)
看者亦己寂(간자역기적)
了了圓 (요요원타타)
玄玄光 (현현광삭삭)
佛祖輿山河(불조여산하)
無口悉呑 (무구실탄극)

하나도 얻을 것 없는 곳에서, 집안의 돌을 모두 밟았네.
돌아보면 밟은 자취도 없고, 본다는 것도 이미 고요하여라.
분명하고 둥글어 한곳으로 치우치지 않은데, 그윽하여 광명은 빛나네.
부처와 조사 그리고 산하까지도, 입이 없이 모두 삼켜 버렸네.

( 7일 새벽에 까마귀 울음소리를 듣고 확철대오하였다.)

 

고불각(古佛覺 : 변함없는 부처님의 법)

趙州古佛老(조주고불로)
坐斷千聖路(좌단천성로)
吹毛 面提(취모적면제)
通身無孔竅(통신무공규)
狐兎絶潛 (호토절잠종)
身師子露(번신사자로)
打破 關後(타파노관후)
淸風吹太古(청풍취태고)

조주 옛 부처가, 앉아서 천성(千聖)의 길을 끊고.
취모리(吹毛利)의 검(劍)을 들이대매, 온몸에 빈틈이 없네.
여우와 토끼는 자취도 없고, 몸을 뒤치어 사자가 나타났네,
튼튼한 관문을 부순 뒤에, 맑은 바람이 태고암에 불어오네.

– 원증국사 –

 

오도화(悟道花 : 깨달음의 꽃)

盡道明星夜 廻(진도명성야야회)
當寒須信雪中梅(당한수신설중매)
塵沙久却云成佛(진사구겁운성불)
何用如今正覺來(하용여금정각래)

밝은 별(깨달음의 별)이 밤마다 돌아온다고 모두를 말하는데,
추위를 당해 비로소 눈 속의 매화를 볼 수 있네.
진사(塵沙 : 재물이 티끌과 모래처럼 많다는 뜻)의 오랜 겁( )전에 부처됐다 하거니,
무엇하러 아직까지 깨치려 하는가.

불조욕(佛 浴 : 불법에 때를 씻은 마음)
洗沐春山古澗濱(세욕춘산고간빈)
虛明無復可 塵(허명무복가전진)
本來淸淨何須浴(본래청정하수욕)
但滌多生罪業身(단척다생죄업신)

봄 산골짝 오랜 시냇물에 목욕하나니,
텅비고 환히 밝아 다시 씻을 티끌 없다.
본래 맑고 깨끗한데 무엇 때문에 목욕을 하는가,
다만 여러생 죄업의 몸을 씻을 뿐이네.

– 최눌선사 –

 

心菊(마음에 심은 국화꽃)

築以瓦 覆以沙(축이와전복이사)
中央種菊養朝霞(중앙종국양조하)
丹 帶露風前嫩(단파대로풍전눈)
綠葉凌霜秋後嘉(녹엽능상추후가)
彭澤籬邊無盡色(팽택이변무진색)
羅含宅裏有餘花(나함택리유여화)
看來獨坐禪窓下(착래독좌선창하)

벽돌을 쌓고 모래를 덮고
그 가운데 국화를 심어 아침 노을 즐기네
붉은 꽃송이 이슬을 머금으니 바람 앞에 연약하고
푸른 잎 서리를 능멸하나 가을이 되어야 아름다운 것을
깨끗한 연못의 울타리엔 그 빛깔 끊임없고
울타리 없는 집 안에는 많은 꽃이 피어있네
선실의 창문 아래 홀로 앉아 있노라면 어느덧 해 저문다.

雲心(구름에 심은 마음)

天開寶界藏無盡(천개보계장무진)
削立圭峰勢欲崩(삭입규봉세욕붕)
榮辱人問消息斷(영욕인간소식단)
白雲常護坐禪僧(백운상호좌선승)

하늘이 극락정토를 열어 다함없이 간직하였고
깎아지른 듯한 마음의 규봉(圭峰)은 무너질 듯한 형세일세
영예와 치욕이 있는 인간의 소식 끊어지니
흰 구름 늘 좌선하는 나를 안아주네.

– 월정선사 –

 

심월각(心月覺 : 마음의 달)

飄如雲不繫(표여운불계)
皓大明無痕(호대명무흔)
採藥蓬萊島(채약봉래도)
烹茗方丈雲(팽명방장운)

구름처럼 나부껴 매이지 않고,
달처럼 밝아 그 흔적 없다.
봉래도(蓬萊島)에서 약을 캐고,
방장(方丈 : 선림)의 구름에 차를 달이네.

– 재월선사 –

 

천지심(天地心 : 하늘과 땅의 마음과 나의 한마음)

秋山疎雨過(추산소우과)
霜葉落庭苔(상엽락정태)
白犬通消息(백견통소식)
罷禪御鶴來(파선어학래)

가을 산중에 비가 지나갔나니,
서리 맞은 잎이 앞뜰 이끼 위에 떨어진다.
하얀 개에게 소식을 전하고,
선정에서 깨어나 학(鶴)을 타고 오도다.

– 무산스님 –

 

검각(劍覺 : 부처님의 칼)

飛星爆竹機鋒峻(비성폭죽기봉준)
烈石崩 氣像高(열석붕의기상고)
對人殺活如王劍(대인살활여왕검)
凜凜威風滿五湖(늠름위풍만오호)

비성(飛星)과 폭죽(爆竹)의 날카로운 칼날 우뚝하고, 갈라지는 돌 무너지는 언덕의 기상 높도다.
사람을 죽이고 살림이 왕의 검과 같은데, 늠름한 위풍이 온 세상에 가득하도다.

– 혜감국사 –

 

각문(覺門)

忽聞杜宇啼窓外(홀문두우제창외)
滿眼春山盡故鄕(만안춘산진고향)
汲水歸來忽回首(급수귀래홀회수)
靑山無數白雲中(청산무수백운중)

홀연 들려온 소쩍새 소리에 창밖을 보니,
봄빛에 물든 온 산이 모두 고향이구나.
물 길어 오는 길에 문득 머리 돌리니,
수많은 청산이 흰 구름 속에 솟았네.

선사는 도솔산으로 가서 학묵 선사 회상에 나아가 수참하여 인가를 받았다. 이후 지리산 삼철굴, 사불산 대승암 등 여러 선방에서 몇 년을 보낸 후 남원에 사는 벗을 만나러 가는 도중 한 낮에 닭 우는 소리에 확철대오하였다.

성관(聲觀 : 소리에 불타를 보고 깨우쳤네)

髮白非心白(발백비심백)
古人曾漏洩(고인증루설)
今聽一聲鷄(금청일성계)
丈夫能事畢(장부능사필)
忽得自家底(홀득자가저)
頭頭只此爾(두두지차이)
萬千金寶藏(만천금보장)
元是一空紙(원시일공지)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이 이미 말했네.
오늘 닭 우는 소리 들으니,
대장부 할 일 다 마쳤네.
홀연히 네 집을 발견하니,
모든 것이 모두 이것이어라.
천언 만어의 경전들이,
본시 하나의 빈 종이였어라.

– 청허선사 –

 

관영불(觀影佛 : 깨달음의 화신)

天衾地席山爲枕(천금지석산위침)
月燭雲屛海作樽(월촉운병해작준)
大醉居然仍起舞(대취거연잉기무)
劫嫌長袖掛崑崙(겁혐장수쾌곤륜)

하늘을 덮고 산을 베고 땅 위에 누웠다가,
구름 병풍에 달빛을 등불 삼아 바다 술을 마신다.

마음껏 취하여 비틀비틀 춤추려다,
어허! 소매 길어 곤륜산에 걸리겠네.

– 일옥선사 –

 

오무관(吾無觀 : 아무것도 없는 것)

了知諸行皆如幻(요지제행개여환)
見法惟心心自閒(현법유심심자한)
無際性空智月滿(무제성공지월만)
無靜無作獨團團(무정무작독단단)

모든 것 허깨비임을 알고,
법을 보니 마음뿐이라 마음이 절로 한가하도다.

가없는 자성 허공에 지혜의 달빛 가득하네,
고요함도 움직임도 없이 홀로 둥글구나.

– 원오선사 –

 

무위한(無位閑:몸도 마음도 없는 것)

松窓土壁溪邊地(송창토벽계변지)
白首緇衣懶一翁(백수치의나일옹)
意到忽然心自樂(의도홀연심자락)
朗吟閑步任西東(랑음한보임서동)

창밖에 푸른 솔이 보이는 시냇가 초암에,
흰머리 검은 승복 게으른 늙은이 하나.

마침내 한 경지 다다르고 보니 마음 절로 즐거워,
낭랑한 목소리로 경 읊조리며 한가로이 거니네.

월파공(月破空 : 깨달음의 소리)

卓立庭前栢(탁입정전백)
長靑直聳空(장청직용공)
影從千古月(영종천고월)
聲任四時風(성임사시풍)

우뚝 선 뜰 앞의 잣나무,
창공으로 솟은 늘 푸른 모습.

천고의 달빛 따라 그림자 드리우고,
사계절 바람 좇아 소리를 낸다.

– 무외선사 –

 

오매심(寤寐心)

不學宣王敎(불학선왕교)
寧聞桂吏玄(영문계이현)
早入西山堂(조입서산당)
唯傳六祖禪(유전육조선)

공맹(孔孟)의 가르침을 배운 일 없으니,
어찌 노장(老莊)의 학설을 들었으랴.

일찍이 서산의 집으로 들어가,
오로지 육조의 선(禪)만을 참구했네.

금강산 백화암(白華庵)에서는 ‘오심(悟心)’읊었다

 

오심(悟心)

雲走天無動(운주천무동)
舟行岸不移(주행안불이)
本是無一物(본시무일물)
何處起歡悲(하처기환비)

구름이 달리지 하늘은 움직이지 않는 법,
배가 갈뿐 언덕은 가지 않는 것을,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에 기쁨 슬픔 있으리요.

– 편양선사 –

 

오각(吾覺:나의 본모습)
頭 兮眼卓朔
두봉송혜안탁삭
此其老僧眞面目
차기노승진면목
上柱天之下柱地
상주천지하주지
佛祖元來覓不得
불조원래멱불득
呵呵呵呵是甚
가가가가시심마
南北東西唯是我
남북동서유시아

“머리카락은 더부룩하고 눈은 툭 불거진 그 모습,
이 늙은이의 진면목일세.

위로 하늘 아래로는 땅을 버티고 선 그것을,
부처님도 조사(祖師)님도 원래 찾을 길 없구나.

우습도다 그것이 무엇일까,
남북동서에 오직 나 혼자이로다.”

선사는 용문암에서 5년간 수선결사를 마치고 고향의 인근 고을인 장성 백양산 운문암으로 돌아와 쇠잔한 불교계에 새로운 전력을 하게 되었다.

– 백파선사 –

 

금세구(金世龜)

身遊一片仙巖寺(신유일편선암사)
夢想千秋月鶴亭(몽상천추월학정)
霜後幾看新竹綠(상후기간신죽록)
雪中惟對古松靑(설중유대고송청)
嗟吾老去難成卷(차오노거난성권)
愛爾年來易閱經(애이년래역열경)
綠苑尼山雖異路(록원니산수이로)
天然大道共門庭(천연대도공문정)

이 내몸 일편단심 선암사에 머물고,
꿈 속같이 끝없는 세월 달 아래에 학처럼 깃들어 있네.

서리가 내린 후 바라보니 댓잎은 더욱 푸르고,
눈이 온 후에 생각하니 소나무 더욱 청청하다.
슬프다 늙어짐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부처님만을 바라보고 살았네.
녹야원(鹿野苑)에 임하니,
만유(萬有 : 우주)의 대도를 깨달았네.

 

축계(竺桂)

天西竺桂海東馨(천서축계해동형)
況又秋霜月下庭(항우추상월하정)
誰信古今根自固(수신고금근자고)
我知冬夏葉常靑(아지동하엽상청)
開花爛慢隣僧榻(개화난만린승탑)
庾影婆娑送客亭(유영파사송객정)
雨後微凉除熱惱(우후미양제열뇌)
也宜端坐索禪經(야의단좌삭선경)

부처님의 밝은 법향 해동에 널리 펴졌고,
가을의 서리 월하(月下)의 뜰에 내렸다.
누구(중생)를 향한 마음 고래로 굳건한데,
나의 마음 춘하추동 푸르다.
만개한 촛불 법상에 빛나고,
그림자처럼 객이 떠난 깨끗한 정자이런가,
미동도 없이 단좌(端坐)하니 선경(禪經)이 확연하네.

– 상월선사 –

 

각심(覺心)

範圍天地大(범위천지대)
絶對有何 (절대유하종)
可笑觀心者(가소관심자)
量空又繫風(양공우계풍)

돌아보니 천지는 삼천대천세계,
견줄 수 없는 마음 어떻다 말하리.

이렇게 맑고 밝은 마음,
그 크기와 무게를 어떻게 논하리.

 

심등화(心燈花)

歷劫傳傳無盡燈(역겁전전무진등)
不會桃別鎭長明(불회도별진장명)
任他雨灑兼風亂(임타우쇄겸풍란)
漏屋虛窓影自淸(루옥허창영자청)

영겁(永劫)따라 밝혀온 등불,
꺼지고 켜짐도 없는 아름다운 밝은 빛.

삼라만상 깨끗이 할 청아한 바람 일어난다.

타락된 선실 허공의 창에 비친 나의 맑고 맑은 마음이어라.

자연을 초월하는 선사의 깨침은 청아하다 못해 생멸(生滅)도 없어 보인다. 당시 쇠잔해지는 지리의 등불에 불을 켠 선사는, 삶에 있어서 허망 속에 내재한 진실된 그 무엇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의 구현에 힘쓰라고 가르쳤다. 선사께서 깨친 혜안은 현종(玄宗 : 현묘(玄妙)한 종지(宗旨), 즉 부처님(佛)의 통각(通覺))이다. 세속적 물욕에서 벗어나 청아한 삶을 살라는 선사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미혹한 중생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선사는 “가장 행복한 삶은 어떻게 사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終日忘機坐(종일망기좌)
諸天花雨飄(제천화우표)
生涯何所有(생애하소유)
壁上掛單瓢(벽상괘단표)

세상일 잊고 고요히 앉아있노라니, 천지엔 온통 분분한 꽃과 비 뿐이네. 내게 있는 건,
다만 벽에 걸린 표주박 하나뿐.

– 함월선사 –

 

무일화(無一花)

一念不生全體現(일념불생전체현)
此體如何得喩齊(차체여하득유제)
透水月華虛可見(투수월화허가견)
無心鑑象照常空(무심감상조상공)
洞中流水如藍染(동중류수여람염)
門外靑山盡不成(문외청산진불성)
山色水聲全體露(산색수성전체로)
箇中誰是悟無生(개중수시오무생)

한 생각도 나지 않으면 전체가 나타나려니,
이 본체를 어떻게 말 할 수 있으리요.
물 속 달빛은 허공에서도 볼 수 있으나,
무심의 거울은 비추어도 항상 허공이로다.
골짜기 흐르는 물은 쪽물인 것 같고,
문밖의 청산은 자연 그대로이다.
산색, 물소리에 전체가 드러났으니,
그 속에서 무생(無生 : 모든 법의 실상은 생멸(生滅)이 없는 것)의 깨달음을 얻었노라.

선관(禪觀)

黃面瞿曇不良久(황면구담불량구)
室中維摩亦不默(실중유마역불묵)
恰似吹毛新發硏(흡사취모신발연)
外道天魔 處不得(외도천마처불득)

금빛 얼굴의 부처님은 유구한 세월도 없나니,
방장실의 유마힐도 침묵하지 않도다.
선의 본바탕은 새로이 연마한 취모리(번개같이 빠른) 검과도 같으니, 
외도와 천마(天魔)도 넘보지 못하네

– 백운선사 –

 

선등(禪燈)

一點孤燈烱(일점고등형)
登床杜口時(등상두구시)
機鋒似林臨(기봉사임림)
濟奧契希夷(제오계희이)
始覺浮生幻(시각부생환)
多 宿嶪癡(다참숙업치)
禪心與禪大(선심여선대)
相照幾人知(상조기인지)

한점의 외로운 등불 빛나는 것은, 세상에 올라 입을 다문 그 때이네.

심기(心氣)는 번뇌망상과 비슷한데, 오묘한 이치는 희이(希夷 : 돈오)와 어루러졌으나.

부생(浮生)이 환상임을 비로소 깨치니, 전생업이 어리석어 부끄럼 많다.

선심(禪心)은 선행(禪行)보다 더 큰데,

그 비침을 누가 알리요.

 

선월(禪月)

滿庭秋月白森森(만정추월백삼삼)
人靜孤燈夜已深(인정고등야이심)
風淡霜淸不成夢(풍담상청불성몽)
紙窓簾影動禪心(지창염영동선심)

뜰에 가득한 가을 달 흰빛이 창창한데, 사람 없어 고요하고 외로운 등(燈)밤은 깊었다. 바람 담담하고 서리 맑아서 꿈 못 이루는데, 종이ㆍ창ㆍ발 그림자에 선심(禪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구나.

선사의 깨침은 태산같은 설산이 녹아내린 것과 같다.

– 설잠선사 –

 

연각향(蓮覺香)

定中見解最高圓(정중견해최고원)
更把乾坤比一拳(경파건곤비일권)
七冊金文開次第(칠책금문개차제)
這般心事淨如蓮(자반심사정여연)

선정에서 얻은 견해 원만한 지혜인데, 또 다시 하늘, 땅을 한 주먹에 비하노라.

부처님의 팔만경전 일곱 책을 한 권 한 권 펼쳐보니, 맑아진 마음에 가시 피어난 연꽃 한 송이로다.

불조향(佛祖香)

漸作衷翁(점작충옹)
依舊癡童(의구치동)
佛祖意(불조의)
半夜 (반야체동)
淸寒家計(청한가계)
淡泊宗風(담박종풍)
看影卽眞(간영즉진)
凡卽佛(범즉불)
色卽空(색즉공)

점점 늙어가는 데도, 예전처럼 여전히 어리석은 어린애일 뿐이네.

부처님의 뜻, 반야(半夜)에 무지개 오른다.

청빈한 가계(家計)요, 담박(淡泊)한 종풍이다.

환영(幻影)이 곧 진제(眞諦)요, 범인이 곧 부처요, 색계가 곧 진공(眞空)이구나.

– 혜장선사 –

 

일관(一貫)

一貫千殊妙聰明(일관천수묘총명)
森羅萬象都自己(삼라만상도자기)

일념으로 망상을 천만번 끊어 불법의 지혜를 얻으니,
천지 우주의 모든 것이 다 내 것이로다.

선사는 마하연에서 내려와 안변 석왕사를 거쳐 은심암에서 한철을 보내고, 함흥 서쪽에 있는 백운산 국계암에서 수년간 가행정진하였다. 다시 호남을 향하여 내려가다 병을 얻어 천보산 회암사의 차안당에서 사경을 헤매던 끝에 일어나 오송(悟頌)을 지으셨다.

 

도산(道山)

以道名山意欲觀(이도명산의욕관)
杖藜終日苦 攀(장려종일고제반)
行行 見山眞面(행행총견산진면)
雲自高飛水自湲(운자고비수자원)

도라 이름 지은 산을 보고 싶어서,
지팡이 짚고 하루 종일 고생고생 기어오르니.

가고 또 가다가 홀연히 산의 참모습 보았노라,
구름 절로 높이 날고 개울 물 절로 졸졸 흐르네.

선사는 봉은사의 주지 명곡대사가 인퇴(引退)하면서 주지에 추천되었다. 선사는 명종(明宗) 3년 12월 15일에 문정왕후로부터 봉은사 주지로 임명받아 징부(徵赴)하였다.

 

선애(禪碍)

心本虛明沒惹塵(심본허명몰야진)
懷修鍊隔三千(재회수련격삼천)
非臺古鏡光常照(비대고경광상조)
無樹菩提體自圖(무수보제체자도)
隱隱俯仰行坐裏(은은부앙행좌리)
昭昭談笑視聽邊(소소담소시청변)
迷人喚作精神會(미인환작정신회)
識者還知最上禪(식자환지최상선)

마음은 본래 허명한 것으로 티끌을 일으킴이 없는 것, 도(道)를 닦는다는 생각을 함으로 3천의 사상(事像)이 가로 막힌다.

대(臺)가 없어도 고경(古鏡)의 광명은 항상 비추고, 나무는 없어도 보리(菩提)는 스스로 원만하다.

은거하여 깊이 행하고 앉는 속, 맑고 맑은 소리 또 보고 듣는데, 미혹한 사람은 이것을 정신세계라 하나,

식자들이 알지 못하는 최고의 선지(禪旨)로다.

– 뇌암선사 –

 

유심(幽心:그윽한 마음)

山中人方在空谷(산중인방재공곡)
坐蒲團方女蘿衣(좌포단방여라의)
翠丈 環而爲屛(취장환이위병)
白雲飛而爲 (백운비이위유)
朝 葉方落松(조건엽방락송)
暮採秀方燁燁芝(모채수방엽엽지)
石泉兮冷冷(석천혜랭냉)
我齒方自潔(아치방자결)
杳然方與世相違(묘연방여세상위)
風埈方不到丈室(풍준방불도장실)

산 속 사람이 빈 골짜기에 사노라니,
부들 방석에 앉아도 비단옷일세.

푸른색 높은 산 둘러 병풍이요,
흰구름 날아 휘장이 되네.

아침에 채취한 잎은 낙락송인데,
저녁에 뜯은 잎은 향초로다.

바위 틈에서 솟은 물은 차고도 찬데,
내 이를 닦으니 스스로 맑아졌다.

아득한 자연 속세는 더욱 멀고,
저세상 회오리 바람도 내 방에는 못 드네.

선사의 오송(悟頌)은 담연(澹然)하기가 물 속의 달과 같다. 또한 선사의 깨침은 담화(曇花)이다. 담화(曇花:구름 꽃, 꽃구름, 하늘의 해와 달을 비유한 것, 즉 우담화(優曇花:상상 속의 식물, 3천년 만에 한번씩 꽃이 핀다는 꽃이다. 우담화는 하늘에 떠오른 태양을 뜻하며, 또한 사랑과 음덕의 주체를 뜻한다)로서 우리 중생들에게 임천(林泉:수풀과 샘물)이 되었다

– 취여선사 –

 

心燈(심등)

微言宴應(미언연응)
卽心無心(즉심무심)

부처님의 미묘한 말씀 그윽이 통하는 것이나,
마음은 항상 즉해 있으면서도 본래 없는 것이다.

– 신행선사 –

 

일심무애(一心無碍)

筏師旣捨矣(벌사기사의)
舟子何繫焉(주자하계언)

큰 배를 이미 버렸거늘,
어찌 작은 배에 매여 있으리요.

– 무염국사 –

 

무문(無聞)

眼耳元來自沒 (안이원래자몰종)
箇中誰得悟圓通(개중수득오원통)
空非相處飜身轉(공비상처번신전)
犬吠驢鳴盡豁通(견폐노명진활통)
눈과 귀는 원래 자취가 없거늘,
누가 그 가운데서 원만히 깨칠 것인가.
텅 비어 형상 없는 곳에서 몸을 굴리면,
개 짖음과 나귀 울음이 모두 도(道)를 깨침이네.

이후 왕사께서는 중국 연도(燕都)에 들어가 법원사(法源寺)에 주석하고 있는 지공 선사(指空禪師)를 찾았다. 지공이 물었다.“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누가 그대를 여기 오라하던가.” “고려에서 혜근이 스스로 왔습니다.”지공은 허락했다. 이후 왕사는 지공 문하에서 수참(修參)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지공은 왕사에게“하늘의 해와 땅의 조사를 모두 다 쳐부수어, 그 경지에 이르면 그것은 무엇인가” 물었다. 왕사는“안팎이 다 붉다”면서 대각(大覺)을 이루게 되었다. 왕사의 입에서 금구(金口 : 부처님의 입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황금이나 금강에 비유한 말)가 흘러 나왔다.

 

대원(大圓)

包塞虛空絶影形(포색허공절영형)
能含萬像體常淸(능함만상체상청)
目前眞景誰能量(목전진경수능량)
雲卷靑天秋月明(운권청천추월명)
허공을 꽉 싸안은 그 모습 뛰어나,
온갖 형상 머금었어도 몸은 항상 깨끗하다.
눈앞의 참 경개(景槪)를 누가 능히 헤아리니,
구름 걷힌 푸른 하늘에 가을 달은 밝아라.

– 나옹선사 –

 

불각화(佛覺華 : 부처님의 꽃)

普光明殿是吾家(보광명전시오가)
三法一源初睡起(삼법일원초수기)
百十由旬一念收(백십유순일념수)
世間時 都爲爾(세간시겁도위이)
부처님께서 화엄경을 설하신 곳(보광명전)은 그대로 나의 집이요,
삼법(敎法ㆍ行法ㆍ證法)의 한 근원에 첫잠이 깨다.

멀고도 너무 멀어서 생각하기 힘든 거리 한 생각에 거둬들이니,
세간의 시간이야 모두 헛된 것이구나.

– 진각국사 –

 

무애(無碍)

春日花開桂苑中(춘일화개계원중)
暗香不動小林風(암향부동소림풍)
今朝果熟沾甘露(금조과숙첨감로)
無限人天一味同(무한인천일미동)

봄날 꽃은 계원(桂苑)중에 피었는데,
암향(暗香)은 소림의 바람에 움직이질 않는구나.
오늘 아침 익은 과일은 감로에 젖었고,
한없는 인천(人天)은 한 가지 맛이구나.

그 후 국사는 감로사를 떠나서 정혜사(定慧寺)에 주석한다. 45세 되는 봄에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서 다음과 같은 깨달음의 노래를 불렀다.

 

청천(聽泉)

鷄足峯前古道場(계족봉전고도장)
今來山翠別生光(금래산취별생광)
廣長自有淸溪舌(광장자유청계설)
何必 更擧揚(하필남남경거양)

계족산 봉우리 앞 옛 도량,
이제와 보니 푸른 산 빛 유별나네.

부처님 소리 바로 맑은 시냇물 소리인데,
무엇 때문에 귀찮게 다시 부처님 소리 세우리.

국사께서는 부처님의 법이 자연 자체인 것을, 또한 시냇물 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마는 국사의 수행은 끝이 없었다. 거미줄이 얼굴을 덮고, 무릎에 먼지가 쌓여 새발자국이 찍히며 머리카락은 억새풀처럼 변하여 허수아비처럼 되는 선정에 들고는 하였다. 이렇게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선정에 들어있던 어느 날 천지각(天地覺)을 하였다.

 

천지일향(天地一香)

塵刹都盧在一庵(진찰도노재일암)
不離方丈遍詢南(불리방장편순남)
善財何用勤 甚(선재하용근구심)
百十城中枉歷參(백십성중왕력참)

티끌과 정토(淨土)가 모두 한 암자,
방장실을 떠나지 않고도 남방을 두루 순방했네.
선재동자(善財童子)는 무엇 때문에 그리도 심한 고생을 자처하여,
백십성(百十城:수를 셀 수 없는 여러 곳)을 순력(巡歷:돌아다닌다)했는가.

– 원감국사 –

 

영원한 향기(永香)

妙明眞性(묘명진성)
淸淨眞性(청정진성)
我爲大法王(아위대법왕)
於法悉自在(어법실자재)

만유(萬有) 세계의 그 자체는 소소영령(昭昭靈靈)하여 어느 곳 어디서나 항상 어둡지 않고, 인연에 속한 것도 아니요 자연도 아니며 본래 모든 생령이 다 갖추어 있는 여래장이다.

– 원진국사 –

 

심행처멸(心行處滅)

空費悠悠憶少林(공비유유억소림)
因循衰 到如今(인순쇠빈도여금)
毘耶昔一無成臭(비야석일무성취)
摩竭當年絶響音(마갈당년절향음)
似 能防分別意(사올능방분별의)
如癡必禦是非心(여치필어시비심)
故將忘計飛山外(고장망계비산외)
終日忘機對碧岑(종일망기대벽잠)

부질없이 소림(중국에 있는 절)만을 생각하다 / 어느덧 구레나룻은 희끗희끗 / 부처님 열반후 불교가 크게 펼쳐진 곳〔비야리(毘耶離)〕의 옛날은 소리도 냄새도 없고 / 마가다(摩竭陀ㆍ불멸 후 처음으로 불교가 펼쳐진 곳)의 음향은 끊어졌어라 / 말뚝인 양 앉아 있으니 일체분별 사라지고 / 바보처럼 지내라노니 시비심 일지 않네 / 헛된 생각일랑 산문 밖으로 날려 보내고 / 온종일 세사(世事)를 잊고 푸른 산만 마주한다

– 부용선사 –

 

일념회광(一念廻光)

趙州老露刀劍
조주노로도검
唱夢中說夢漏
창몽중설몽루

조주란 늙은이의 칼날이 드러나니
어허, 꿈속에서 꿈을 말함이라
선사의 오도송에서 나타난 것처럼 선사께서 추구하신 깨달음의 참구는 활구선이다.

界有成住壞空
계유성주괴공
念有生住異滅
념유생주이멸
身有生老病死
신유생노병사
無常之體無常
무상지체무상

유·무형 세계에는 이뤄지고 머물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고,

생각에는 생겨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으며,

몸에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이 있다.

무릇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다.

– 일선선사 –

 

십이각시(十二覺時)

覺非覺非覺
각비각비각
覺無覺覺覺
각무각각각
覺覺非覺覺
각각비각각
豈獨名眞覺
기독명진각

깨달음은 깨닫는 것도
깨닫지 않는 것도 아니니
깨달음 자체가 깨달음 없어
깨달음을 깨닫는 것이네.
깨들음을 깨닫는다는 것은
깨달음을 깨닫는 것이 아니니
어찌 홀로 참깨달음이라 이름하리요.

 

무념(無念)

如以念念念
여이념념념
念念非眞念
념념비진념
將眞治妄念
장진치망념
未苦無一念
미고무일념
만일 생각으로써 생각을 생각한다면
생각을 생각하는 것은 참다운 생각이 아니니
참다운 생각으로써 잘못된 생각을 다스리면
괴로움 일어나기 전처럼 한 생각도 없다네.

– 청매선사 –

 

관선(寬禪)

參盡名家最後尋
참진명가최후심
因緣厚薄可知今
인연후박가지금
長春浪送長春洞
장춘랑송장춘동
梵海勤求梵海心
범해근구범해심
詩和竹間題竹葉
시화죽간제죽엽
宴開松下廳松琴
연개송하청송금
去留有數庸何挽
거유유수용하만
桂月團團照兩襟
계월단단조양금

몸과 마음을 다하여 도(道)를 생각함으로 길고 깊은 인연 오늘에까지 이어졌네
장춘을 물처럼 흘려보냈는데 다시 장춘동일세.
범해가 일구월심 구하는 것이 범해 마음인데
대나무 속에서 시(詩)와 함께 찻잔만 기울인다.
소나무 아래서 소나무와 벗하여
거문고 소리 즐기다 보니
덧없이 세월만 가고 낡은 수레바퀴처럼 되었고
8월의 교교한 달빛만 양 가슴속에 남았네.

– 범해선사 –

 

着火廚中眼忽明
착화주중안홀명
從玆古路隨緣淸
종자고로수연청
若人問我西來意
약인문아서래의
巖下泉鳴不濕聲
암하천명불습성

부엌에서 아궁이 불 붙이다 홀연히 눈이 밝았네
깨달은 후 본래 자리에서 보니 인연 따라가도 물들지 않네
만일 누가 나에게 달마가 왜 서쪽에서 왔냐고 묻는다면
바위 밑 샘 소리, 그 소리는 물에 젖지 않는다고

– 한암선사 –

 

黃河西流崑崙頂
황하서류곤륜정
日月無光大地沈
일월무광대지침
遽然一笑回首立
거연일소회수립
靑山依舊白雲中
청산의구백운중

항하수 곤륜산 정상으로 거꾸로 흐르니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대지는 꺼지는도다
한번 웃고 돌아서니
청산은 예대로 구름 속에 섰네

– 성철선사 –

 

참조글 http://blog.daum.net/34711/1524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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