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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청봉
흔적 : 한계령-끝청갈림길-귀때기청봉-1456봉-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분소(7시간 20분 사진찍기 외는 휴식 별로 없음) * 귀때기청봉에서-대승령 구간이 체력소모와 시간소모도 많음
한계령에 내려서 본 흘림골 쪽은 검은구름에 짓눌려있습니다
한계령휴게소입니다
09:20 탐방지원센터를 뒤에 두고 오르면 위령비가 나타나고 초입이라 왁자지껄 금세 시장판이 됩니다 위령비를 지나자마자 뒤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낯선얼굴의 산님입니다. "예! 제 이름이 맞습니다만 님은 누구시온지요?" "백운산입니다" "제가 아는 백운산님은 두 분인데" " ㅎㅎ 원조 백운산입니다" 기억의 첫 장을 들추어내니 저기 아랫지방 포스코에 근무한다던 백운산님이 떠오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저를 어떻게 알아보십니까?" "예 저는 시력이 4.0입니다" 멋진 조크를 던지시네요
이런저런 예전 이야기를 더듬다보니 우리는 어느새 동지가 되어서 한계령갈림길 아래까지 함께걸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갈림길 바로 아래 전망대에서 중딩 산꾼 남 윤태군을 만나 사진을 찍고하는 사이 백운산님 저를 남겨두고 끝청으로 도망을 가셔 버렸네요 흑흑!! 내 손안에는 그를 위해 준비한 자두 세알이 있는데...
낮말은 새가 든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으니 ㅎㅎ 백운산님과 둘이서 대화를 던지고 받고 하는 것을 뒤에서 귀동냥하신 분이 있었으니 그 분은 새였었나봅니다 닉을 한량으로 쓰고 계신 그 분을 나중에 버스에서 만나 알고 본즉 J3클럽과, 태달사의 회원이라는 분이었습니다
첫 번째 바위전망대에 오르면 한계령에서 흘림골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도로까지 잠식해 버린 차량들이 내려다보입니다
왼쪽 머리 위로 물위의 백조같은 바위가 나타납니다
숲에 숨어있던 전망대에서 돌사람을 만났습니다 돌사람이 곰방대에 불을 붙였는지 사방에 연기가 자욱합니다.
백운동계곡쪽입니다
툭 트인 전망대에서 시선과 마주하는 1397봉 사면의 단풍이 아래로 아래를 향해 곤두박질 칩니다
소승폭포가 있는 도둑바위골쪽입니다
수해의 흔적이 있는 곳을 지납니다 물의 힘 무섭습니다
산아래로 굽어보는 곳에도 아름다운 색칠공부 중입니다
거대한 암벽을 돌아올라 뒤돌아보니 거대한 입석이 서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멋진 산꾼을 만났습니다 중화 중학교 2학년 남 윤태군입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몸도 날렵해서 산꾼으로서 딱입니다. 산행도 아빠따라 아주 열심이랍니다.(아빠의 전언) 아들 없는 제겐 이럴 때가 부럽습니다. ㅎㅎ
골고루 잘도 익은 윤태군의 멋진 모습 그가 지금까지 성장한 뒤엔 부모님의 뒷받침이 있지요
한계령 갈림길 전 윤태군이 있던 자리 그 전망대에 들어가니 귀때기청봉이 보입니다
귀때기청봉 사면 뒤로 가리봉, 주걱봉이 손잡고 섰습니다
왼쪽 머리위로 기암이 있습니다
한계령갈림길에서 오른쪽은 끝청-대청으로 왼쪽은 귀때기청으로 나뉘는데 당연 기다려주실 줄 알았던 백운산님 가시고 없습니다 흑흑^*^`` 손에 쥔 자주 봉투를 만지작 거리다 귀때기를 향해 발걸음을 옮김니다
귀때기를 향해 올라가다 공룡, 용아릉을 건너다보고 설악군들에게 얻어맞아 귀때기가 부서져 너덜이 생겼다는 전설 속으로 들어갑니다
팁 하나☞ 설악은 온통 바위산인데 비해 귀때기청만 유일한 흙산이라 귀때기 맞고왕따 당했다나? 왕따에 못이겨 자신도 바위산이 되어 당당히 설악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어 다른산들 몰래 바위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그러다 설악군들에게 들켜 귀싸대기를 맞았다나 우쨌다나? 그 결과 몰래 만들던 바위가 부서져 귀때기청 주위에는 그결과물인 너덜이 생겼다한다 믿거나말거나 ㅋㅋㅋ
곳곳에 말뚝을 세워놓아 요리가라 조리가라 지시하는 흔적 따라 진행합니다
돌아보니 1397봉이 보입니다
그리고 진행방향 머리 위로 전위봉과 귀때기가 나란히 귀를 쫑긋거립니다
장수바위골을 내려다봅니다
그림 몇장 훔치다보니 일행들 다 달아나고 천애고아가 아닌 산에고아가 되어있습니다
너덜을 오르는 산님들 위에서는 J3클럽회원들이 무리지어 내려옵니다
너덜에서 잠시 신발속을 털어내고 끈을 다시 묶습니다 발바닥을 찔러대는 모래알갱이 때문입니다
먹이감이 있는지 산중에 잠자리 한 마리 비행중입니다
전위봉인 맛보기 너덜봉을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귀때기 잡으러 올라갑니다
발 아래 풍광입니다
너덜의 크기를 보니 사람은 그저 한 점 바람결에 날아다니는 티끌이 됩니다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 봅니다
고도를 높이니 키작은 철쭉들이 사방에 진을 칩니다
가야할 길엔 농무가 가득합니다 산행내내 덮혔다 벗었다를 반복했습니다
나무가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바람이 거세면 굽힐 줄도 압니다 사람보다 훨씬 현명한 처세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줄지어 오르는 산님들 뒤를 좇아갑니다
골고루 스미며 채워가는 가을의 답안지입니다
길섶에는 관목들이 촘촘히 들어섰습니다 바람을 이겨내기 위한 술책입니다 결국은 약한 자가 살아남는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작은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야 귀때기를 보여줍니다
11:51 드디어 귀때기청봉 고스락입니다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섰습니다 한계령갈림길 까지도 1시간이면 오를걸 1시간 25분이나 썼습니다 늘 1시간에 오르던 길인데 이젠 팍 삭았나봅니다 어제밤 과음도 아니고 참!! 캄캄한 밤을 하얗게 세웠군요 사실은 그 까닭이 아닙니다. 낡은 탓입니다. 내가 나를 굶긴 탓입니다
가야할 길을 바라봅니다 제일 멀리 보이는 안산 바로 아래 대승령까지 진행해야하니 오르내림이 제법 빡셀 것 같습니다
나를 버리고 간 일행들이 오찬에 빠져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외입니다. 식사는 뒷전 설악산 탐색전이 우선입니다
야호!(소리 없는 아우성)가야할 길 단풍색감 제대롭니다 조금 이른 듯 싶었는데... 다음주면 까무라칠 듯 하겠습니다
용대리쪽 멀리 매봉산의 풍력발전기가 조그맣게 들어오는 걸 당겼습니다
제법 암팡진 암봉들이 발아래 누워있습니다
장수바위골의 단풍과 가리능선의 라인이 볼수록 멋집니다
갈길 한 번 더 째려보고 심기일전합니다
안산 치마바위를 당겨봅니다 걱정마셔요 제게는 치마가 안어울려 훔치지는 않겠습니다
와우!! 가리봉의 카리스마 대단합니다 이젠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자꾸 훔쳐보게됩니다
검은 기세에 눌리지 않고 눈부시게 일어나는 구름이 아름답습니다
역광 속에서 검게 빛나는 가리봉 뒤로 한석산등 인제군의 산군들이 아스라히 펼쳐집니다
작은귀때기골 아래 풍경입니다
너덜이 많은 귀때기 내림길입니다
귀때기청봉을 올려다봅니다
상투바위골입니다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까지 6km인데 3km쯤은 암봉을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야하고 후반부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 없이 그저 숲에 묻혀 휘적휘적 걷는 다소 지루한 길이 이어집니다 저런 암봉을 넘나드는 것보다 숲에 묻혀 걷는 일에만 열중 발바닥만 내려다보며 걷는 것이 더 힘듭니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려있습니다
안산 ㅎㅎ을 바라보며 침을 뚝뚝 흘리는 건도둑 심보입니다 들어가면 안되는 길 말입니다 아예 오십만냥을 준비하시고 가시든지......
순례자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겸손할 줄아는 나무의 자세를 배워야합니다
이 그림을 담기 전 모종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역시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대낮임에도 구름들이 안절부절 제자리를 잡지 못함을 보게됩니다 햇빛이 게으른 탓일테지요 덮었다, 걷었다 분주합니다
누가 그에게 가는 길은 정말 재미 없고 시시하다 했는가? 사람의 말엔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는 관점과 생각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갖지 않고 그냥 그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품에 안기는 여정보다 그를 떠나는 여정이 더욱 안타까울 뿐 나는 그냥 그에게 좀 더 남아있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품을 조금씩 벗어나서 그를 바라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달아나서 느긋하게 그를 바라보았을 때 그도 느긋하게 능선을 그으며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암봉들을 넘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길은 좁고 제법 암팡지게 까탈을 부립니다. 만일 한계령이나 장수대에서의 오름길이 이렇다면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이런 길들은 가슴을 흔들고 머리끝을 세웁니다. 그만큼 길에 대한 외경과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나는 왜 설악에만 들면 머리끝이 쮸뼛해질까 생각해봅니다 그렇습니다. 다른 어느 산보다 경외심입니다 산은 어떤 산이든 만만한 산은 없지만 설악은 특별한 감성을 품게하는 산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앞서간 한무리가 우릴 내려다봅니다 암봉 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계단이 보이니 기가 꺾입니다 당장은 저들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내가 저기에 올라서게 되면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올려다보며 부러워할 게 분명합니다 산님이 건네 준 배 한 쪽과 냉수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저곳을 향합니다
코끝이 닿을 듯한 계단을 오르고나니 한결 수월해진 남은 계단이 보입니다 월악 영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오름계단을 닮아있습니다
암릉 옆으로 한계령에서 올라오는 사면과 귀청에서의 여정이 드러납니다
이제 어느덧 올랐나 싶었더니 다시 다른 암봉이 나를 기다립니다 마치 체력테스트를 당하는 듯한 기분입니다 소식가를 기 죽이게하는 귀청에서 대승령까지의 노정입니다
팔 벌린 이정목이 귀띔을 합니다 아직 반이상 남았다구요.
구름솔체가 마지막 모습을 보여줍니다 날더러 한 줌 흙이 되라합니다 바람이 되라합니다 가장 가벼운 티끌이 되라합니다 그리고 그의 입술 위에 앉으라합니다 그것도 보랏빛 입술에 말입니다 물론 몸으로가 아니고 마음으로 말입니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에 지칠 때 즈음 석벽들의 응원전이 펼쳐집니다 힘내라 돌박수 쳐줍니다
그리고 또 다시 쥐약같은 오름이 이어지면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사그라져가는 그를 만나 팔딱거리는 호흡을 다스립니다 투구꽃 마지막 정열을 담고 힘을 얻습니다
1.8km남은 지점에서 대장님이 기다리시다가 쵸코바를 한쪽 주시며 힘내시랍니다 고맙습니다. 작은 배려가 사람에 대한 사랑을 낳고 그 사랑에 천군만마를 얻어내는 힘을 얻습니다.
노린재나무 열매 색깔이 보석을 닮아있습니다
15:35 드디어 대승령에 오릅니다
마지막으로 흑선동계곡과 안산께 인사 여쭙고 대승폭포를 향해 내려섭니다 길은 온통 몽글몽글한 돌 투성입니다. 돌계단도 아니고 그냥 사선으로 주욱 누워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물기가 묻으면 여럿 다치기 십상인 돌길입니다 첨엔 엉거주춤 애쓰다가 나중엔 그냥 무시하고 내지릅니다 마찰력이 작으니 큰 어려움 없이 한달음에 내려섭니다 앞서 가시던 분들이 죄다 저의 등 뒤에 남습니다 그렇게 대승폭까지 내지르니 짱사랑2님도 잘 따라 오십니다 와우!! 어떤산님이 길섶에 앉았다가 잘내려간다 박수칩니다 오늘 산행 첨으로 휘파람 소리가 나옵니다
붉은 단풍은 제법 아래에 까지 내려와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오셨는지 배낭에 닉을 큼지막하게 매달았네요 후다닥 저분들을 앞지릅니다
그렇네요 어둡던 숲 속에 아직은 빛이 남아있었네요 빛은 예술을 낳습니다 모든 사물은 빛을 통해야만 생명력이 주어진다면 과언일까요 한포기 들꽃도 빛이 있어야 꽃을 피웁니다
제게도 빛같은 존재들이 계시기에 제가 살아있는 게 아닐까요 지금 어디쯤 걷고 계실지 이미 하산 하셨을지 백운산님도 저의 빛이지요 버스에서 만난 한량님도 빛이십니다 바람같은 영만님도 빛이지요
그러고보니 저에게 제법 많은 빛이 계시네요 수많은(?) 빛들에게 감사의노래를 보냅니다
16시 14분 대승폭포에 도착합니다 폭포 몇 컷 담아내고 두리번거리니 일행들은 아무도 없네요
대승폭포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습니다
대승폭포 위 풍경입니다
나무 사이로 암봉이 보입니다
폭포까지는 거의 다 나무계단으로 이어집니다
16:35 장수대분소앞을 빠져나와 대승폭포 주변 봉우리들을 담습니다 하마터면 미칠뻔했던 시간들 그리고 이 컷을 마지막으로 귀청의 막을 내립니다 아름다운 길 걷게 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담아 한아름 보내오니 받으소서 그 한아름에는 노고를 위한 복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치열한 삶의 대열 속에 묻힌다 하더라도 코끝이 찡하도록 깊어졌던 감성들을 결코 잊지않고 삶의 활력으로 삼으며 이 길을 걸으며 받았던 격려의 함성을 잊지않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 모두 다 늘 강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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