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손곡(蓀谷) 이익지(李益之)의 한식시(寒食詩)에

 

梨花風雨百五日

이화풍우백오일, 배꽃에 비바람 치는 한식철인데

病客江湖三十年

병객강호삼십년,  병객으로 떠돈 지 삼십년일세 라든지,

 

임귀성(林龜城)에게 보낸 시에

 

頻年作客衣還弊

빈년작객의환폐, 해마다 떠돌이라 옷은 벌써 해어지고 

數月離家帶有餘

수월리가대유여, 몇 달을 집 떠나니 허리품 줄었구나 

誰憐范叔寒如此

수련범숙한여차, 범숙(范叔)의 이 가난 뉘 가엾이 여길 건가 

自笑蘇秦困不歸

자소소진곤불귀, 소진(蘇秦)처럼 곤궁하여 못감을 스스로 비웃노라 라든지,

 

노산묘시(魯山墓詩)에

 

東風蜀魄苦

동풍촉백고, 봄바람에 귀촉새 울음 애닯고 

西日魯山寒

서일노산한, 해 저물녘 노릉은 스산도 해라

 

등의 시구는 대우(對偶)가 자연스럽고 침착하고 돈좌(頓挫)하다.

세상 사람들은 더러 바람 앞의 꽃이라 하여 결점으로 여기나, 글쎄 미처 생각을 못해서 하는 말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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