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응교(應敎) 기준(奇遵)이 온성(穩城)으로 귀양 가 있는데, 서울로부터 사약이 내려왔다. 그는 조용히 시를 읊어 스스로 만사를 다음과 같이 지었다.
日落天如墨 일락천여묵
山深谷似雲 산심곡사운
君臣千載意 군신천재의
惆悵一孤墳 추창일고분
해 지자 하늘은 먹빛 같고
산 깊어 골짜기는 구름 같구나
천년토록 지키자던 군신의 의는
슬프다 하나의 외로운 무덤뿐
이 시를 읽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심장과 간장이 다 찢어지게 한다.
기준의 자는 자경(子敬), 호는 복재(服齋), 행주인(幸州人)이며, 벼슬은 응교(應敎)에 그쳤다. 시호는 문민(文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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