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연산군이 집정하였을 때, 강혼(姜渾)은 도승지(都承旨)가 되어 가장 총애를 받았다. 언젠가 연산군이 출제하기를,
寒食園林三月近 한식원림삼월근
落花風雨五更寒 락화풍우오경한
한식동산에 삼월은 다가오고
비바람에 꽃지는 새벽은 싸늘해라
하고, 승지ㆍ사관ㆍ경연관에게 칠언율시를 지어 바치게 하였는데, 강혼의 시는 다음과 같다.
淸明御柳鎖寒煙 청명어류쇄한연
料峭東風曉更顚 료초동풍효경전
不禁落花紅襯地 불금락화홍친지
賸敎飛絮白漫天 승교비서백만천
高樓隔水搴珠箔 고루격수건주박
細馬尋香耀錦韉 세마심향요금천
醉盡金樽歸別院 취진금준귀별원
綵繩搖曳畫欄邊 채승요예화란변
청명이라 대궐 버들 찬 연기 서렸는데
쌀쌀한 봄바람 새벽들어 한층 더 미친 듯하구나
붉은 꽃잎 땅을 덮도록 내버려두고
휘날리는 버들개지 온 하늘에 자옥하구나
물건너 높은 누각에 구슬발 걷히니
꽃구경 가는 좋은 말 비단안장 빛나네
금동이술 다 마시고 취하여 별원으로 돌아오노라니
단청한 난간가에 오색드림 나불리네
하였다. 연산군이 크게 칭찬을 하며 금은 보화를 많이 하사하였다.
강혼(姜渾)의 자는 사호(士浩), 호는 목계(木溪), 진주인(晉州人)이며 벼슬은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이고,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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