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쏟아져 내리던 날
-
용혜원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날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또 웃으며
너무나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거리에서 만난 연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이 눈이
둘만의 사랑을 축복한다는 듯
눈빛마저 호수같이 맑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 속에서
또 하루를 연명할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을 향하여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짓이 애처로웠습니다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날
거리에서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이
파도치듯 밀려오고 밀려갔지만
그대는 없었습니다

내리는 모든 눈들이
내 마음에 눈물이 되어
젖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나는 몸실이 났습니다
꿈속에서도
그대를 만날까
눈 속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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